House-flipping algorithms are coming to your neighborhood

혁신적 기술이 달구는 美 부동산 시장…그러나

첨단 기술로 무장한 부동산 스타트업들이 주택시장에 진입해 주택 거래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애쓰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이런 시도는 시작부터 삐끗거리고 있다.

마이클 맥슨(Michael Maxon)은 수년간 집보다 호텔에서 더 많은 밤을 보내며 헤비 록 음악 거장들의 세계 투어 때 쓸 스피커 시스템을 연구했다. 그리고 그가 아내와 반려견 두 마리와 함께 어딘가 정착하기로 결정했을 때, 그들은 다른 어떤 곳보다 화려한 록 공연이 자주 열리는 라스베이거스를 선택했다.

몇 년 동안 집을 임대한 후 2021년 그는 클라크 카운티(Clark County)에 사고 싶은 집을 하나 발견했다. 댄싱가(Dancing Avenue)에 위치한 이 집은 라스베이거스 내 주요 공연장에 접근성이 좋으면서도 조용했고, 통풍이 잘되는 단층 건물이었다. 또 집 뒤편에는 2,000에이커(약 244만 평) 규모의 공원이 있었다. 그는 매일 아침 일어나 호수와 공원들을 내다보는 꿈을 꾸었다. “아름다운 집이었다. 말 그대로 해가 뜨고 지는 산 뷰가 보이는 집이었다.” 맥슨의 말이다.

하지만 그는 그 집을 얻고 나서 예상치 못한 혼란에 휩싸였다. 그해 라스베이거스의 집값은 25%나 뛰었고, 시장에는 값싼 담보 대출과 탐욕적인 투자자들이 넘쳐났다.

그가 꿈꾸는 집은 사람이 아닌 한 기술 회사가 소유하고 있었다. 미국 최대 부동산 상장 사이트인 ‘질로우(Zillow)’는 ‘단 한 번 클릭’하는 것으로 부동산을 매입할 수 있게 되는 미래를 내다보면서 2018년부터 주택을 매입하기 시작했다. 이 회사는 연간 200억 달러(약 24조 6,000억 원)의 수입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질로우 오퍼스(Zillow Offers)’는 질로우 기업의 ‘인스턴트 바잉(instant buying, 즉시 구매)’ 비즈니스로, ‘오픈도어(Opendoor)’와 ‘오퍼패드(Offerpad)’와 같은 스타트업에 뒤이어 등장했다. 이 기업들은 이른바 ‘하이테크 홈 플리핑(high-tech flipping)’ 모델인 ‘아이바잉(iBuying)’을 개척했는데, 이는 데이터 시스템을 사용해 주택에 가격을 매기고 투자자들의 현금을 이용해 이를 매입한 다음 수리 후 매도하는 과정을 말한다. 

2021년에 이러한 아이바이어들의 주택 구매는 팬데믹 이전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하여 주택 매매 부문에서 수백억 달러의 규모에 이르게 되었다. 라스베이거스는 이러한 매매가 가장 활발한 10곳의 도시 중 한 군데였다. 이렇게 과열된 분위기 속에서 맥슨은 질로우와 오픈도어의 매매가가 과도하다고 생각했다. 이제는 주택을 직접 판매하게 된 질로우는 2주 전에 41만 달러에 구입한 댄싱 애비뉴의 한 주택을 6월 24일에 47만 달러에 판매하고 있었다. 하지만 맥슨은 그 주택을 결국 구입하기로 결정했고, 호가에서 약간 낮은 가격에 주택을 구입했다.

하지만 그가 집을 보러 갔을 때 그는 물탱크에서 무려 3만 7,000갤런(약 14만 톤)에 해당하는 양의 누수가 발생하여 정원 벽이 손상되고 이웃 정원까지 망쳐 놓은 것을 알게 되었다. 시애틀에 본사를 둔 질로우는 이 사실을 파악하고 있지 못했다. 맥슨은 주차장 문에 물웅덩이 관리 소홀에 따른 벌금과 관련된 경고문이 부착되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러한 물웅덩이에는 웨스트나일바이러스를 옮기는 모기들이 번식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는 “얼굴도 모를(faceless)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주택을 거래하는 데에는 이와 같은 위험성이 있다”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은 주택과 단절되어 있다. 이 주택은 그들에게는 그저 엑셀 파일 안의 숫자에 불과하다.” 그는 기업에게 3만 달러 정도에 이르는 수리비를 그가 부담하고, 대신에 질로우로부터 3만 달러 더 싼 가격에 주택을 구입하고자 하였으나 거부당했다. 얼마 후 그는 이 주택이 그가 제시했던 가격과 같은 값에 다른 가족에게 팔린 것을 알게 되었다. 그는 이 집을 조사하는 것을 포함하여 약 2,000 달러의 비용을 지불했다고 했다. 그나마 이것이 그해 여름 동안 집을 구입하려 했던 그의 22번의 시도 중에서 구입 단계까지 가장 가까이 간 경우였다.

A Zillow listing for Maxson’s dream home on Dancing Avenue.
맥슨이 구입하려던 댄싱가에 위치한 주택의 질로우 리스팅

하지만 이 스타트업들도 그들 사업 방식에 중대한 결함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나중에 밝혀진 것처럼, 질로우 오퍼스의 알고리즘에는 문제가 있었고, 이 알고리즘에 기반하여 상품성이 없거나 이상한 주택을 매매한 석 달 동안에 4억 2,000만 달러 이상의 손실을 보았다. 그리고 질로우 오퍼스가 서비스를 중단하면서, 전문가들은 다른 아이바이어 서비스 역시 위험성이 있지는 않을지, 이러한 주택 구매 방식이 실제로 실행할 수 있는 방식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이제 우리 평범한 이웃들, 임차인들, 혹은 투기적인 구매자들을 포함한 모두에게는 다음과 같은 질문이 남아있다. 실리콘밸리는 주택 시장을 더 효율적으로 만들 것인가? 아니면 그저 시장을 혼란에 빠트릴 것인가?

개싸움

2021년 여름에 미국 주택시장은 거의 모든 지표에서 기록을 갈아치우며 급상승하고 있었다. <워싱턴포스트>는 주택 가격이 사상 최고에 이르렀으며 시장에 나와 있는 매물의 숫자가 사상 최소라고 보도했다. 이 당시 주택 가격의 중위값은 38만 6,000달러였으며, 전국에 있는 매물의 숫자는 138만 채에 불과했다. 주택은 시장에 나온 지 15일 정도면 거래되었는데, 이는 1년 전에 비해 두 배 빠른 셈이었다. 현금이 풍부한 투자자들과 두 번째 주택을 구입하려는 사람들의 수요가 그 어떤 때보다 활발했다. 11월에 <뉴욕 타임스>의 기사 제목은 다음과 같았다. “주택 시장이 다시 정상화될 기회가 있기는 할까?”

아이바이어는 비록 이 기간 전체 미국 주택 매매량의 2%만을 담당했지만, 부동산 시장의 불안정성에는 그보다 더 크게 기여했다. 이 때문에 로스앤젤레스를 포함한 여러 도시의 지도자들이 이 플랫폼들을 금지하려고 요구하기도 했다. 아이바이어는 도시별로 거래 규모를 늘려갔으며 그중에서도 선벨트(Sun Belt)에 위치한 일부 지역에 투자가 집중되어 있었다. 가장 거래가 빈번했던 피닉스, 애틀랜타, 댈러스, 샬럿, 휴스턴의 거래 규모는 전체 아이바이어 거래의 반 이상을 차지했다. 2021년 동안 아이바이어들은 전국에서 7만 400채의 주택을 구입하였다. 최근 다른 초기 테크 기반 부동산 거래 플랫폼들이 영국, 유럽 및 캐나다에서 자금을 모집하기 시작했지만, 미국에서 가장 선두에 있던 기업의 실패가 이들에게 경계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2013년부터 2018년까지 다양한 부동산 테크 기업들의 아이바잉 패턴을 연구한 전미경제연구소(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 NBER)에 따르면 이러한 도시에서는 일찍부터 아이바잉이 활성화되었던 피닉스와 매우 유사한 모습의 안정적이고 일정한 성장 패턴이 관찰된다. 2015년 피닉스에서 아이바잉은 전체 거래량의 1%를 차지하고 있었는데, 이는 2018년에 6%까지 증가하였다. 2021년의 과열된 분위기 속에서 아이바잉은 전체 주택 구입의 10%에 달했다. “특정 동네에서 전체 매물의 25%에서 30%는 아이바이어가 소유하고 있다.” 부동산 테크 전략가 마이크 델프레테(Mike DelPrete)가 말했다.

현재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는 오픈도어는 44개 도시에서 거래를 진행하고 있다. 아이바이어들은 몹시 과열된 주택 거래 시장에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이용하여 개입하고 있다. 델 프레테는 “이전의 주택 매매가 개인 간 일종의 개싸움이었다면 지금 우리는 유도 미사일의 시대에 살고 있다”면서 “데이터에 기반한 거래가 기존의 거래 방식보다 훨씬 더 우월하다”고 주장했다.

물론 명백히 엄청난 금액의 돈이 부동산 시장에 묶여 있다. 거주용 부동산은 미국 가정 전체 자산의 약 70%를 차지한다. 2021년 한 해 동안 미국 가계 부동산 자산의 가치는 7조 달러 가량 증가하여, 전체 가치는 43.4조 달러에 이르렀다. 

부동산 거래는 이전부터 디지털화의 수혜를 입을 업종으로 여겨졌다. 주택을 매매하는 과정은 시간을 많이 소모하고, 혼란스러우며, 곳곳에 숨겨진 비용이 가득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주용 부동산 시장에서 혁신이 일어나는 속도는 그렇게 빠르지 않았다. 오픈도어에 따르면 이는 “미국에서 파괴적인 혁신이 일어나지 않은 가장 큰 시장이다.”

벤처 캐피털 기업인 ‘메타프롭(MetaProp)’의 공동설립자인 자크 아론스(Zach Aarons)는 주택 매매와 관련해서 부동산 스타트업들은 크게 세 가지를 바꾸고 있다고 말한다. 우선 스타트업들은 매물 목록을 더 잘 보여줄 수 있다.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모든 매물을 집에서 편하게 살펴볼 수 있다는 점은 질로우의 초기 성공 요인이기도 하다. 또한 스타트업들은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서류작업을 디지털화하고 있다. 이러한 작업은 수백 년 동안 종이와 펜으로 진행되어 왔었다.

“어떻게 하면 고객에게 더 투명하고, 빠르며, 더 보장성 있는 보험을 제공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인터넷상으로 계약을 완료하고, 공증을 받을 수 있을 것인가? 내 생각에 팬데믹이 이 많은 과정이 실제로 일어날 수 있도록 촉진하는 역할을 했다.” 아론스의 말이다.

마지막 문제, 주택의 가치 평가는 물론 다른 것보다 훨씬 난감한 주제이다. 자동화된 가치 평가 모델(Automated valuation models, AVMs)은 미국의 600개에 달하는 매물 정보를 주택 담보 대출 제공 금융기관 데이터, 공공 데이터, 사람들의 음식점 이용 후기가 모여 있는 ‘옐프(Yelp)’ 앱과 같은 지도 데이터 및 부동산 분석가의 사설 데이터와 결합하여 분석해낸다. 기업 자체 데이터도 빠르게 쌓이고 있다. 오픈도어는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 개인 부동산 조사관을 위한 앱을 개발했는데, 이를 통해 100가지 항목에 이르는 체크리스트를 조사할 수 있었다. 현재는 판매자가 스스로 평가를 수행하기도 한다. 

오픈도어의 최고 기술 담당자인 이안 웡(Ian Wong)에 의하면 그들 작업의 기본은 데이터를 정제하는 것이다. 기초 자료 안에는 불완전하거나 중복되고 상호 모순되는 자료가 포함되어 있는데, 이를 분석하여 신뢰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함으로써 정확한 가치 평가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인간의 개입은 필수적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이 기업에서는 직원이 시각화 자료에 색인과 주석을 다는데, 이 과정은 아마존의 크라우드소싱 플랫폼인 ‘메카니컬 터크 (Mechanical Turk)’와도 비슷하다.

이러한 데이터 처리 작업의 목표는 소위 ‘레몬 문제’라고 불리는 것을 해결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자동화 가치 평가 모델은 그 집을 팔려고 하는 사람이 알고 있는 정보에만 접근할 수 있었다. 스탠퍼드 경영대학원의 재무 분야 교수인 아밋 세루(Amit Seru)에 따르면 자동화 가치 평가 모델은 부동산의 건축 양식이나 비우호적인 이웃들, 또는 늦여름밤에 햇빛이 현관을 얼마나 비추는지 등 그 집의 매력에 대해 많은 부분을 적절하게 평가하지 못한다. 이에 따라 이러한 가치 평가 모델들은 시장에 나와 있는 훌륭한 상품(예를 들어 친절한 이웃과 인근에 풍부한 편의시설을 갖춘 집)과 형편없는 상품(예를 들면, 냄새나는 카펫이 깔린 집)에 같은 가격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 이로 인해 아이바이어는 상대적으로 나쁜 상품을 비싼 가격에 구입하게 되는 반면, 좋은 집을 판매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낮은 가격에 만족하지 못하고 집을 팔지 않게 될 가능성이 높다.

웡에 의하면 딥 러닝과 사람이 함께 노력하여 사진을 분석하면 위와 같은 일이 발생하는 것을 최소화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마당을 가로지르는 전선이 보일 경우 집의 점수를 깎는 식으로 말이다. 자동화 가치평가 모델의 발전을 통해 오픈도어는 소위 ‘바이 박스(Buy Box)’, 즉 오픈도어가 스스로 구입할 수 있는 집의 범위를 점차 확장하고 있다. 오픈도어가 2014년에 피닉스에서 사업을 시작한 이후로, 아이바이어들은 10만 달러에서 25만 달러 사이의 비교적 정형화된 주택들만 구입할 수 있었다. 스탠퍼드, 노스웨스턴 대학 및 컬럼비아 대학에서 시행된 연구에 따르면 이들 집은 비교적 새로 지어진 것들이었고 적당한 크기의 부지를 포함하고 있었다. 2022년 2월 오픈도어는 최근 바이 박스를 50% 정도 확대하였다고 발표하였다. 윙은 이렇게 설명했다. “오늘날 우리는 좀 더 높은 가격의 주택을 대상으로 바이 박스를 시행하고 있다. 우리는 경비원이 상주하는 주택, 연령 제한이 있는 주택, 가치 평가가 쉽지 않은 주택을 대상으로 바이박스를 확대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애틀랜타에서도 사업을 시작했으며, 가장 최근에는 굉장히 다양한 종류의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샌프란시스코의 베이에어리어(Bay Area)에서도 사업을 개시하려고 한다.”

하지만 이 가치 평가 모델은 얼마나 효율적일까? 질로우는 질로우 오퍼에서만 8억 8,100만 달러의 손실을 보았다고 발표했다. 주주를 대상으로 한 3분기 보고서에서 질로우의 리치 바튼(Rich Barton) CEO는 “이러한 시도가 너무 위험했고, 우리의 수입과 운영에 비해 너무 불안정했다”면서 “이러한 시도의 수익성은 그렇게 좋지 않았으며, 도움이 되는 소비자의 수도 너무 적었다”고 고백했다. 이러한 경영상의 변화로 인해 질로우는 전체 직원의 25%를 해고해야만 했으며 주주들과 두 종류의 집단 소송에 휘말리게 되었다. 다른 아이바이어들은 이보다는 나은 성과를 보여주고 있지만 그들도 아직 적자인 건 마찬가지다. 오픈도어는 2021년 동안 6억 6,200만 달러의 손실을 보고했는데, 이로 인해 그들의 주가 역시 하락을 면치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회사는 견고한 성장을 보이고 있으며, 2022년에는 1년 전과 비교하여 460%의 매출 증가를 예고하고 있다. 델프레테는 “요컨대 질로우는 이 시장에서 퇴출당했지만, 오픈도어는 점차 성장하고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데이터베이스: 미국

질로우의 가치 평가 실패로 인해 2022년 2월 350억 달러에 달하는 장부상의 가치가 허공으로 사라졌다. 맥슨에 의하면 이러한 일은 “완전히 미친 짓이며 질로우가 시장을 조작하고 있는 것”이다. 공연 업계가 코로나로 인해 심각한 타격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맥슨은 운 좋게 생활비를 계속 벌 수 있었지만, 그는 주변 사람들이 이 같은 상황을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내가 아는 한 여성은 카지노에서 딜러 업무를 보고 있고, 그녀의 남편은 정비업을 하고 있다. 그들이 집을 사려고 해도 이러한 상황을 어떻게 견뎌내겠는가?” 

iBuyer purchases increased significantly in 2021
아이 바이어의 구입은 2021년 크게 증가했다. (DATA COURTESY OF CORELOGIC)

아이바이어들의 불규칙한 거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들의 기술이 어떤 식으로 작동하느냐 뿐만 아니라 이들이 어디서부터 왔는지도 알아야 한다고 델프레테는 말한다. 부동산 업계에 혁신을 가져오려는 IT 업계의 움직임은 그저 사람 몇 명이 차고에서 모여 시작된 것이 아니다. “부동산 업계에 혁명을 일으키려는 움직임은 단순히 IT 업계로부터 시작되지 않았다.” 오픈도어가 소프트뱅크로부터 4억 달러의 투자금을 모집한 것처럼, 수많은 투자 기업들이 이 분야에 자금을 말 그대로 쏟아붓고 있다. 맥슨이 경험한 것과 같은 일은 부동산 거래의 중개인이 월스트리트의 자금 지원을 받아 이윤만을 위해 일하는 기업 형태가 되었을 때 어떠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는지를 증언하는 한 예에 불과할 뿐이다. 맥슨은 “기업들이 돈을 따고 있다면 누군가는 돈을 잃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의 부작용은 소비자들뿐만 아니라 이웃들, 도시 자체로도 확산되고 있다.

아이바이어는 거래가 번거로운 시장에 유동성을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다. 바쁜 사람들에게 아이바이어에게 집을 파는 것은 매매 전 수리 및 번거로운 부동산 거래의 과정을 없애준다는 장점이 있다. 먼 곳에 있는 도시에서 새로운 직장을 제안받은 누군가에게 아이바이어는 손쉬운 이사를 보장해줄 수 있는 방법이다. NBER의 논문에 따르면, 수천 명의 주택 판매자들은 이러한 손쉬운 주택 매매를 위해 평균적으로 약 9,000달러 정도 적은 매매 가격을 감수할 의향이 있었다. 또한 아이바이어가 새로운 도시에서 사업을 시작하면, 소비자들에게는 낮은 부동산 수수료로 적절한 가격의 매물을 구입할 수 있는 새로운 선택지가 생기는 셈이라고 델프레테는 말한다.


“기업들은 돈을 따고 있다. 그렇다면 누군가는 돈을 잃어야 한다.”

500명 이상의 프롭테크 기업 대표들을 위한 사설 유료 커뮤니티인 ‘긱 에스테이트(Geek Estate)’의 설립자이자 이전에 질로우에서 근무하기도 했던 드류 마이어스(Drew Myers)는 아이바이어를 다른 프롭테크 혁신과 같은 맥락에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혁신은 소위 “파워 바이어 (Power buyer)” 스타트업도 포함하고 있는데, 이들은 집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이 자기 집을 “팔기도 전에 새로운 집을 구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러한 분야 모두에서 벤처 캐피털 업계의 투자 및 낮은 금리의 대출은 필수적인 요소이다. 마이어에 의하면 “솔직히 말해서, 대부분의 혁신은 금융업을 동력으로 삼아 일어난다. 많은 기업이 부동산 회사로 위장하고 있지만, 사실 그들 대부분은 핀테크 업에 종사하고 있다.”

이와 관련된 확실한 예는 투자 시장 업체인 ‘루프스탁(Roofstock)’이다. 이 업체는 투자자들이 집을 구매하여 임대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을 제공한다. 지금까지 50억 달러가 넘는 금액이 이 사업에 투자되었는데, 그들 중 일부 매수인은 심지어 자신이 구입한 집에 한 번도 가보지 않았다. 루프스탁은 주택의 가격과 임대 수익률, 위험도, 그리고 학교 구역 및 실업률과 같은 자료에 기반한 “이웃 평가” 점수를 제공한다. “우리는 미국에 존재하는 약 9,000만 가구의 주택 전체를 대상으로 한 데이터베이스를 완성하였다. 이 자료에는 조세 정보, 소유권 증서 정보, 월세, 주택 평가 자료 등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이 기업의 CEO인 개리 비즐리 (Gary Beasley)가 말했다. “그러므로 우리는 미국에 존재하는 모든 단독 주택에 대해 생생하게 살아있는 데이터베이스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거기에 우리는 우리의 이웃 점수와 거래 데이터를 조합하여, 미국에 존재하는 모든 집에 대하여 투자할 가치가 있는지를 평가할 수 있다.”

76% of iBuyer purchases are concentrated in 10 metros
아이바이어들 구입의 76%는 10개 도시에 집중되어 있다. (DATA COURTESY OF CORELOGIC)

오늘날 투자자들은 미국에 존재하는 단독 주택의 27%를 매수하고 있다. 이 중 40%는 10채 이하의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소규모 투자자들이 구입하는데, 이들 대부분은 그들 집 근처의 주택을 구입하거나 또는 루프스탁과 같은 플랫폼을 이용할 수도 있다. 이와 같이 임대를 목적으로 한 주택 구입은 시장에서 처음 집을 구매하는 사람들을 위한 적절한 매물이 줄어드는 원인이기 때문에 많은 비판을 받는다. 집 근처의 자산을 사들임(‘equity-mining’)으로써 투자자들은 이웃이 부를 쌓아갈 기회를 빼앗고 자신들의 자산을 증식시키고자 한다. 

루프스탁과 같은 기업은 현재 미국의 엉망진창인 주택 시장에서 이전에는 보지 못한 종류의 존재다. 이들은 먼 곳에 위치한 투기자들이 시장을 교란하면서 동시에 큰돈을 벌 수 있도록 돕는다. 부동산 중개인, 부동산 분석가, 그리고 스타트업들과의 수많은 인터뷰를 통해, 많은 미국인이 꿈꾸는 꿈의 집은 이미 자동적으로 자산가치, 임대수익률, 가격 상승 가능성과 같은 가치가 평가되어 부동산 업체의 소유가 된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월스트리트의 엘리트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부동산 투자자들의 의사 결정 방식은 미공개인 상태로 남아있다. 그리고 월스트리트의 거대 자본들은 그들의 투자 기법을 보호하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스톤(Blackstone)과 스타우드 캐피털(Starwood Capital)과 같은 기업은 2008년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압류된 집을 구입하여 이를 ‘인비테이션 홈즈(Invitations homes)’나 ‘스타우드 웨이포인트(Starwood waypoint)’와 같은 단독 주택 임대 업체에 헐값에 넘겼다. 이 두 업체는 2017년에 합병하여 미국의 가장 큰 단독주택 임대 기업을 형성하였는데, 이때 이들이 소유한 주택의 수는 8만 2,000채에 달했다. 그리고 지금, 주택은 이전 서브프라임 위기 때처럼 수십억 달러의 가치가 있는 자산군으로 떠오르고 있다. MIT의 부동산 혁신 연구소의 스티브 웨이칼(Steve Weikal)은 클라우드에 기반한 자산 관리 기술들이 임대업자들을 돕고 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방식을 통해 기업들은 넓은 지역에 산재해 있는 주택들도 임대료 수수부터 주택 유지 보수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아파트처럼 쉽게 관리할 수 있게 되었다. 이에 따라 블랙스톤과 같은 기업에서는 2021년부터 그들이 소유한 수백 개의 기업으로부터 데이터를 받아서 세상에서 가장 큰 상업용 부동산 포트폴리오를 작성하였는데, 이 자산의 가치는 현재 5,140억 달러에 달한다.

금융위기 이후 10년간 많은 월스트리트의 자본가들이 임대 기업을 매각했다. 이를 통해 그들은 엄청난 돈을 벌어들일 수 있었지만, 세입자들은 폭등하는 임대료와 형편없는 주택 관리에 시달려야만 했다. 이후 팬데믹이 찾아왔고, 월스트리트는 또다시 엄청난 자금을 모아서 2.3조 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거래를 준비하였다.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이들은 “곤경에 처한 집주인으로부터 집을 헐값에 구입할 수 있는 한 세대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고 한다. 

이들 기업은 대규모로 투자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블랙스톤은 당시 1만 7,000채의 주택을 소유하고 있던 ‘홈 파트너스 오브 아메리카(Home Partners of America)’라는 기업을 2021년 6월에 약 60억 달러에 인수하였다. 토론토에 기반을 둔 트리콘(Tricon)이란 기업은 7월에 약 50억 달러 규모의 합작벤처를 설립하여 선벨트 지역에서 약 1만 8,000채의 주택을 구입하였다. 실제로 많은 프롭테크 혁신은 이러한 월스트리트의 거물들에 의해 지원받았으며, 그 중심에는 이전에 블랙스톤에서 근무하던 사람들이 설립한 벤처 캐피털 업체 ‘피프스 월(Fifth Wall)’과 유럽계 기업인 ‘IMMO’가 있다. 루프스탁의 비즐리 CEO는 이전에 미국에서 가장 규모있는 단독주택 임대기업인 ‘스타우드 웨이포인트 레지덴셜 트러스트(Starwood Waypoint Residential Trust)’의 공동 CEO로 근무한 경험이 있다. 그는 이제 스타트업을 통해 새로운 기술을 확산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루프스탁을 시작할 때 우리는 기업들이 단독주택을 평가하고, 개선하고, 판매하고, 임대하는 노하우를 기관 투자가들뿐만 아니라 개인 투자자들에게도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7,000가구가 자기 집을 구입할 기회를 잃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와 프롭테크 사이의 협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블룸버그의 조사에 따르면 아이바이어가 구입하는 다섯 채 중 한 채는 비밀리에 대규모 투자자에게 다시 팔린다고 한다. 특히 일부 선벨트의 도시 지역에서는 이 비율이 거의 40%에 달하며, 이들 중 상당수가 비공개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다. 델프레테는 “이것은 큰 문제”라면서 “만약 이러한 거래가 7천 건 있었다면 이는 7,000가구가 단지 기업이 집을 시장에 내놓지 않았기 때문에 자신의 집을 구입할  기회를 놓쳤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반격

지난 10월 로스앤젤레스의 시의원인 니티야 라만(Nithya raman)과 누리 마르티네즈(Nury Martinez)는 스타트업과 월스트리트가 아메리칸드림을 끝장내려고 한다고 경고했다. 마르티네즈는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지역사회에서 계속 살 수 있는 권리가 있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집을 구매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지역 주민들은 아이바이어스의 돈과 권력에 싸워 이길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항하기 위해 이들은 시의 법무 부서에 이러한 투기적인 매매를 제한할 수 있는 방법을 요청했다. 캘리포니아는 이미 집 주인이 자신의 부지에 새로운 건물을 지을 수 있도록 한 상원 법안 9번(Senate Bill 9, SB9)의 권리를 그 주택에 3년 이상 거주한 사람들에게만 부여하도록 제한한 바 있다. 마이어에 따르면 이는 기업적인 주택 보유자들의 무분별한 개발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 결국 일반적인 부동산 중개인을 통해 새 집을 구입한 맥슨도 이러한 움직임을 지지한다. 맥슨은 “내 생각에는 부동산과 관련된 새로운 흐름을 규제할 필요가 있다”면서 “그들은 부동산과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오히려 더 악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혁신의 속도를 늦추는 데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부동산 업계는 이전부터 인종차별적인 관습이 남아있는 것으로 악명 높았는데, 실제로 감정 평가 업계의 84%는 여전히 백인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자동화 가치 평가 모델은 소수인종에게도 좀 더 공정한 매물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게 로렌 루(Lauren Rhue) 메릴랜드 대학교의 조교수의 설명이다.

2021년 9월에 이루어진 한 기념비적인 연구는 흑인 및 라틴계 이웃이 거주하는 지역의 매물이 저평가되는 경향이 있다는 일명 ‘평가 차이’ 문제를 증명하였다. 프레디 맥(Freddie Mac)은 2015년부터 2020년 사이의 1,200만 건의 주택 자금 대출 기록을 분석하여, 라틴계나 흑인 이웃이 사는 경우 감정사가 집의 감정가를 최종 판매 가격보다 낮게 평가할 확률이 2배나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루는 “이 연구를 통해서 우리는 지난 수십 년 동안 미국의 주택시장에 계속 존재해 왔던 문제를 단순하게 확인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데이터가 수십 년 동안 지속된 차별의 역사에 영향을 받으면 기계 학습도 이 문제를 더욱 공고하게 만들 수 있다. 흑인 거주 지역의 주택 가격이 백인 거주 지역에 비해 55%나 낮은 것은 이를 입증하는 가장 좋은 예이다.

Aerial of suburban housing and desert in North Los Vegas.
CAMERON DAVIDSON

네바다에 위치한 부동산 중개업자인 션 갓처(Sean Gotcher)의 틱톡 영상은 아이바이어들이 가격을 조작하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인터넷 세계에서 유행이 되었다. 갓처는 이렇게 말했다. “그 회사가 2마일(약 3.2킬로미터) 반경 안의 지역에서 30채의 주택을 구입했다고 해보자. 그리고 그 가격은 30만 달러 정도라고 해보자. 이제 그들은 31번째 주택을 34만 달러에 구입한다.” 비록 이는 과도한 지출이지만, 이 새로운 거래 덕분에 기업은 이제 30채의 기존 주택은 34만 달러에 판매할 수 있게 된다.

많은 분석가들이 아이바이어가 이렇게 시작을 조작할 정도로 큰 규모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 부동산 시장의 상당 부분을 장악해야 하고, 새로운 공급 또한 제한해야 한다. 하지만 대규모 투자자들이 새로운 주택 공급을 제한하고 있다는 증거들이 하나둘씩 보이고 있으며, 주택 위기는 더욱 악화되고 있다. 뉴욕의 임대 기업은 첫 번째 코로나 락다운 기간 동안 전체 주택의 50%를 빈 채로 놔두었는데, 이는 임대료의 하락을 막기 위함이었다. 좀 더 작은 규모로 오픈도어는 2020년 겨울 동안 계속 집을 사들였지만, 흥미롭게도 이를 다시 시장에 매물로 내놓지는 않았다.

월스트리트의 자금이 계속 주택 시장으로 유입되는 한 평범한 사람들에게 질로우의 실패는 주식 시장 교란의 끝이 아니라 시작에 불과하다. 마이어는 “이런 기업들은 아이바잉, 파워 바잉, 공동 투자, 계약금 보조, 현금 거래 등등 결국 이 모든 것들을 하고자 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각 기업은 이전에 주택 자금 대출 중개인, 주택 개조업자, 보험업자, 부동산 중개인 등등이 나누어 하던 일들을 자동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 중심에 있는 기술, 주택의 가치를 평가하고 거래를 중개하는 기술은 월스트리트의 유동 자금의 도움을 받아 부동산 시장을 재편하려고 한다. 일부의 혁신은 집을 구매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새로운 기술의 많은 부분은 무자비한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무기를 쥐여줄 것이다.

  • 이 글을 쓴 매튜 폰스포드는 런던에 거주하는 프리랜서 기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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