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잊지 말자, AI는 빅테크가 장악하고 있다
11월 말 오픈AI 이사회의 내분이 세상에 알려지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생성형 AI를 둘러싼 AI 업계가 활기 넘치는 경쟁적 생태계인 줄 알았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었으며, 지금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된 이유를 이해해야 AI가 무엇이며 이것이 세상에 어떤 위협을 초래할지 알 수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갈수록 더 큰 규모의 AI 시스템을 지향하는 현재 패러다임의 맥락에서 AI는 빅테크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 극소수의 예외를 제외하면 모든 스타트업, 신생 기업, 심지어 AI 연구소까지도 이러한 기업에 의존한다. 이들 모두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의 컴퓨팅 인프라에 의존해 시스템을 훈련하고, 이 기업들이 갖춰 놓은 방대한 소비자 시장을 활용해 AI 제품을 배포 및 판매한다.
실제로 많은 스타트업이 이러한 거대 IT 기업이나 이들의 협력 스타트업이 개발해 판매하는 AI 모델의 라이선스를 얻은 다음, 이를 수정해 다시 출시하는 정도에 그친다. 이미 지난 10년 동안 거대 IT 기업들이 상당히 유리한 입지를 다져 놓았기 때문이다. 플랫폼 지배력과 감시 비즈니스 모델(surveillance business model, 인간 행동이 만들어내는 데이터를 수집하여 수익을 얻는 비즈니스 모델)의 자기강화적인 특성 덕분에 거대 IT 기업들은 대형 AI를 개발 및 배포하는 데 필요한 요소를 소유하고 통제할 수 있다. 또한 거대 IT기업들은 AI 연구 개발 분야에 인센티브 구조를 조성해 AI 기술의 현재와 미래를 규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