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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urious case of the disappearing Lamborghinis

사라진 람보르기니를 둘러싼 기묘한 미스터리

온라인 차량 운송 플랫폼을 악용한 조직범죄로 고급 차량이 대거 사라지고 있지만, 허술한 규제와 느린 대응으로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디지털화의 이면에서 보안 강화와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경고한다.

샘 자르씨는 오렌지색 내장과 지붕을 갖춘 회색 롤스로이스 던(Rolls-Royce Dawn) 컨버터블을 보자마자 반했다. 고객들도 마음에 들 거라고 생각했다.

디트로이트 지역에서 고급 차량 렌털 서비스 ‘드림 럭셔리 렌털(Dream Luxury Rental)’을 운영하는 그는 결혼식과 졸업식 등 각종 행사에서 롤스로이스, 람보르기니, 벤틀리, 메르세데스 G-클래스 등 고급 차량을 타고 이동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이 회색 롤스로이스를 대여하기에 앞서 자르씨는 중고차 딜러로부터 구매한 이 차량을 마이애미에서 디트로이트까지 옮겨야 했다.

그의 팀은 차량 운송을 원하는 딜러와 제조사, 소유주들 사이에서 널리 이용되는 온라인 마켓플레이스인 센트럴 디스패치(Central Dispatch)에 해당 차량을 등록했다. 이론상 등록 절차는 복잡하지 않다. 차량 종류, 출발지와 목적지 우편번호, 픽업 및 배송 날짜, 운임 등을 입력하면 된다. 계정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운송 상태를 확인할 수 있고, 관심 있는 운송업체나 중개인으로부터 연락을 받을 수도 있다.

자르씨 팀은 운송을 맡고 싶다는 업체로부터 전화를 받았고, 가격을 합의한 뒤 2025년 1월 17일 픽업을 예약했다. 그는 롤스로이스가 밀폐형 트레일러에 실리는 모습을 직접 지켜봤다. 차량은 며칠 뒤인 1월 21일까지 디트로이트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차량은 끝내 도착하지 않았다.

자르씨는 운송업체 담당자에게 연락해 상황을 문의했다. 하지만 담당자는 전혀 무슨 이야기인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담당자는 “우리는 고급차가 아니라 주로 코카콜라 제품을 운송한다”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자르씨는 수년간 사업을 운영하며 도둑이 침입해 차량을 훔치거나, 렌트한 차량을 반납하지 않고 사라지는 사건을 여러 차례 겪었다. 하지만 운송 도중 차량이 사라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특히 합법적인 운송 플랫폼을 이용했기에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이라 믿었다.

신종 차량 운송 사기

그러나 자르씨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새로운 형태의 조직범죄에 피해를 입은 것이었다. 바로 차량 운송 사기 및 절도를 전문으로 하는 범죄 조직이다.

이들의 수법은 다음과 같다. 사기꾼들은 이메일 피싱, 위조 서류 등을 이용해 합법적인 운송업체를 사칭한다. 이를 통해 고급 차량 운송 계약을 따낸 뒤 차량을 원래 목적지가 아닌 다른 장소로 보내버린다. 이후 해킹 기술과 전통적인 차량 분해 기술을 동원해 차량의 소유권과 등록 기록을 지운다.

이렇게 처리된 차량은 미국 내에서 명의를 이전해 재판매되거나, 컨테이너에 실려 해외로 보내진다. 일부 경우에는 소유주가 차량 도난 사실을 인지하기도 전에 이미 재판매되거나 해외로 반출된다.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 위치한 대형 고급차 운송 중개업체 딜러스 초이스 오토 트랜스포트(Dealers Choice Auto Transport)의 스티븐 야리브 최고경영자(CEO)는 “범죄자들은 웹 포털을 통한 차량 절도가 극도로 쉬워졌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도난 차량의 가치가 높거나, 유명 운동선수와 연예인 소유 차량이 연루된 사례들은 개별적으로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2024년 말에는 콜로라도 로키스 소속 크리스 브라이언트의 람보르기니 우라칸이 라스베이거스 자택으로 운송되던 중 사라졌다. 같은 해 R&B 가수 레이 제이는 연예 매체 TMZ에 두 대의 메르세데스 마이바흐가 뉴욕에 도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가을에는 NBA 명예의 전당 헌액자 샤킬 오닐의 18만 달러(약 2.6억 원) 상당의 맞춤형 레인지로버가 도난당했다. 해당 차량을 제작한 업체 직원은 유튜브 영상에서 “차량이 두바이에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했다.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범죄

지난 2년간 차량 운송 사기와 절도가 빈번하게 발생했음에도 이 문제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고급 차량 관련 사건 10여 건을 확인하고 법원 기록을 입수했으며, 여러 주의 법 집행 기관, 중개인, 운전자, 피해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해당 범죄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RICHARD CHANCE

이 범죄의 정확한 규모를 파악하기는 어렵다. 이를 체계적으로 추적하는 단일 기관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법 집행 기관과 중개인, 대형 온라인 플랫폼들은 사기와 절도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한다.

야리브 CEO는 “2024년 봄 이후 약 8,000대의 고급 차량이 도난당해 10억 달러 이상의 피해가 발생했다”며 “하루 평균 30대가 사라진 셈”이라고 말했다.

여러 주의 법 집행 관계자들도 이 수치가 타당하다고 평가했다. FBI는 관련 인터뷰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보험 사기와 관련 범죄를 조사하는 비영리 단체 전국보험범죄국(NICB)의 통계 역시 이를 뒷받침한다. NICB에 따르면 팬데믹 이후 전체 차량 도난은 감소세로 돌아섰지만, 화물 절도는 연간 약 350억 달러(약 50조 원) 규모로 급증했다. NICB는 2025년까지 피해액이 22% 증가한 것으로 추정했다.

NICB 지역 담당 이사 빌 울프는 볼티모어 항만의 사기 방지 프로그램을 통해 2023~2024년 사이 회수된 도난 차량이 200% 늘어났다고 밝혔다.

그러나 많은 차량은 빠른 유통 속도 탓에 끝내 회수되지 못한다.

애틀랜타에서 고급차 딜러로 일하는 트래비스 페인씨는 “운송 도둑들이 차량을 훔치기 전에 이미 구매자를 확보해 놓는 경우가 많다”며 “차량을 훔칠 때 이미 계획을 세워둔다”고 말했다.

온라인 플랫폼의 허점

차량 운송 사기의 확산은 지난 20여 년간 이어져온 디지털 전환의 부작용과 맞닿아 있다. 전화와 개인적 신뢰에 기반하던 거래 구조는 온라인 플랫폼으로 전환되며 효율성을 높였지만, 동시에 보안 취약성을 키웠다. 이를 틈 타 조직적·국제적 사기범들이 산업 전반에 침투하기 시작했다.

차량 운송 분야에서 이 같은 변화가 뚜렷하다. 현재 시장 중심에는 차량 정보를 게시하는 ‘화물 게시판’이 있으며, 대표 플랫폼이 센트럴 디스패치다. 이 회사는 콕스 오토모티브(Cox Automotive)의 계열사로, 오토트레이더와 켈리 블루 북 등과 연계된 거대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약 2년 전까지 상당히 잘 작동했다. 그러나 조직적인 사기 집단이 중개업체와 운송업체 계정을 해킹하고 정부 허가 제도의 허점을 악용하여 놀라울 정도로 쉽게 자주 화물을 훔치기 시작하면서 문제가 생기고 있다.

사기는 합법적인 화물 운송 게시판에서 온 것처럼 보이는 피싱 이메일로 시작될 수 있다. 수신자인 중개업체나 운송업체가 메시지 내 링크를 클릭하면 실제 사이트로 연결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로그인하면 피해자의 사용자 이름과 비밀번호가 범죄자에게 전송된다. 범죄자는 이제 피해자로 로그인해 계정의 이메일과 전화번호를 변경해 모든 통신을 우회시키고, 고급 차량 화물 수송을 신청하기 시작한다. 콕스 오토모티브는 MIT 테크놀로지 리뷰의 취재 요청을 거절했으나 “화물 중개 시스템은 여전히 잘 작동한다”며 “사기는 매우 적은 부분의 목록에만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범죄자들은 또한 느슨한 규제 환경을 악용해 온라인 시장에 접근하기도 한다.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접근에는 유효한 미국 교통부(USDOT) 등록이 필요하지만, 악의적 행위자들이 가짜 운송 회사를 등록하고 상업용 자동차를 규제하는 기관인 연방 자동차 운송 안전청(FMCSA)으로부터 USDOT 번호를 취득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범죄자들이 합법적 기업의 FMCSA 계정을 해킹해 전화번호와 이메일 주소를 변경한 후 해당 기업을 사칭해 화물을 탈취하는 경우도 있다.

센트럴 디스패치의 최대 경쟁사 중 한 곳인 슈퍼 디스패치(Super Dispatch)의 베크 압둘라예프 설립자는 팟캐스트 ‘오토 트랜스포트 코파일럿’ 에피소드에서 “FMCSA는 사기성 기업들, 즉 자칭하는 정체와 다른 자들에게 허가를 내주고 있다”며 “사람들이 시스템을 악용해 합법적인 기업처럼 보이게 하는 서류를 취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결국 사기꾼들은 자신들을 정식 허가를 받은 차량 운송 중개업체 및 운송사로 위장하는 수많은 방법을 찾아냈다. 차량 운송을 수주한 후에는 종종 다른 사기성 또는 해킹된 계정을 이용해 해당 차량을 다시 운송 게시판에 게시하는 식이다.

이런 방식은 ‘이중 중개(double-brokering)’로 불리는데, 기업이 비용 절감을 위해 가끔 사용하기도 하지만 범죄자가 도난 차량을 원하는 장소로 운반할 무고한 공범을 고용하는 데에도 악용될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문제가 점점 더 널리 알려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사기꾼은 거의 처벌받지 않은 채 계속해서 차량을 훔치고 있다는 것이다.

중개업체, 자동차 업계 관계자, 법 집행 기관은 MIT 테크놀로지 리뷰에 “화물 중개 플랫폼과 미국 교통부가 악의적 행위자를 적발하고 차단하는 데 너무 느리다”고 전했다. 콕스 오토모티브는 이와 관련해 “사기 방지를 위해 업계 전반에 걸쳐 프로세스, 기술, 교육 노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데 전념해 왔다”고 밝혔다.

제이크 맥도널드 슈퍼 디스패치 사기 모니터링·수사 업무 총괄은 “사기가 이렇게 급증하는 이유는 업계보다 사기꾼이 기술적으로 더 빠르게 혁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 글을 쓴 크레이그 실버먼은 수상 경력이 있는 저널리스트이자 디지털 사기 행위를 보도하는 출판물 ‘인디케이터(Indicator)의 공동 창립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