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대 열 배터리 가동 개시…에너지 저장의 게임체인저 될까
론도 에너지(Rondo Energy, 이하 ‘론도’)가 세계 최대 규모의 열 배터리를 가동했다고 밝혔다. 이 시스템은 전력을 저장해 두었다가 필요할 때 안정적으로 열을 공급할 수 있는 에너지 저장 장치이다.
론도는 “10월 중순 첫 상용 규모의 열 배터리 시스템이 본격 가동에 들어갔으며, 저장 용량은 100메가와트시(MWh)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이 배터리는 독립형 태양광 발전소로부터 전력을 공급받아 작동하며, 앞으로 원유 회수의 효율을 높이는 ‘석유 회수 증진(enhanced oil recovery)’ 공정에 필요한 열을 제공하게 된다.
열 배터리는 제조업이나 시멘트·철강 같은 중공업처럼 탈탄소화가 어려운 산업 부문을 청정하게 전환할 수 있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론도의 발표는 열에너지 저장 기술이 실제 산업 현장에서 작동할 수 있음을 입증한 중요한 이정표로 평가된다. 이제 이 발표가 갖는 의미와 석유·가스 산업과의 연관성, 그리고 앞으로의 방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열 배터리의 원리는 단순하다. 전력을 이용해 벽돌처럼 단단하고 값싼 재료를 고온으로 가열한 뒤, 그 열을 저장해 두었다가 필요할 때 다시 사용하는 것이다. 이렇게 저장된 열은 산업 공정에 직접 활용하거나 전력으로 재생산할 수도 있다.
론도에 따르면 이번 시스템은 10주간의 시험 운전 기간 동안 효율성과 안정성 등 모든 주요 성능 지표를 충족했다. 배터리 내부 벽돌의 온도는 섭씨 1,000도를 넘으며, 시스템에 투입된 에너지의 97% 이상이 다시 열로 회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