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m Humberstone
How a 30-year-old techno-thriller predicted our digital isolation
30년 전 테크노 스릴러 영화에서 예측한 우리의 디지털 고립
어윈 윙클러 감독의 스릴러 영화 <네트>(1995)는 컴퓨터 화면을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친구로 여기는 한 여성의 모습을 보여준다.
지난 4월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CEO는 최근 다른 기술 억만장자들이 자주 그러는 것처럼 어떤 팟캐스트 방송에 출연해 장황한 설교를 늘어놓았다. 그는 미국에서 확산되고 있는 ‘고독’ 문제에 대해 언급하면서 “미국인은 평균적으로 친구가 3명 미만인 것 같지만, 사람은 일반적으로 친구가 훨씬 더 많이 필요하다”며 “아마 15명 이상은 필요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인간 관계를 숫자로만 설명하는 것의 이상함을 눈치채기 전에 저커버그 CEO는 고독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했다. 바로 ‘인공지능(AI) 친구’였다. 이상적으로는 메타에서 생성하는 AI 친구들 말이다.
“내가 더 이상 내가 아닌 것처럼 느껴져요.”
-앤젤라 베넷, <네트(The Net)>(1995)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30년 전인 1995년 어윈 윙클러(Irwin Winkler) 감독의 테크노 스릴러 영화 <네트>(원제: The Net)가 개봉했다. 1995년은 흔히 할리우드가 인터넷을 ‘발견’한 해로 여겨진다. 이 영화의 주연 샌드라 불럭은 집에서 거의 나오지 않는 컴퓨터 전문가인 주인공 앤젤라 베넷 역을 맡았다. 어느 날 앤젤라는 우연히 컴퓨터 보안과 관련된 음모에 관해 알게 되고 삶이 완전히 뒤바뀌게 된다. 음모를 꾸민 자들이 앤젤라에 대한 각종 컴퓨터 기록을 조작해 삶을 체계적으로 파괴하기 시작한 것이다. 앤젤라의 직업은 물론이고 집, 재산, 심지어 신분까지도 완전히 지워진 것처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