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링컨 일렉트릭 시스템은 유틸리티 트럭을 외부 환경으로부터 보호된 공간에서 적재하고 대기시킬 수 있는 실내 차고 덕분에 효과적으로 폭풍에 대응할 수 있다. TERRY RATZLAFF
Is this the electric grid of the future?
폭발적 AI 전력 수요의 시대, 미국 네브래스카의 전력망 관리 실험
네브래스카에 위치한 공공 전력회사 링컨 일렉트릭 시스템이 에너지 전환의 길목에서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가고 있다.
3월 중순의 어느 아침, 폭설이 네브래스카주 동부 상공에 머물며 주도인 링컨을 강타했다. 시속 100km에 가까운 강풍과 진눈깨비가 몰아쳤고, 최고 20cm에 이르는 눈이 쌓였다. 현지 전력회사 링컨 일렉트릭 시스템(Lincoln Electric System, 이하 ‘LES’)에 따르면 그날 점심 무렵 고객의 약 10%인 1만 5,000명이 정전 피해를 입었다. 얼어붙은 눈이 전선에 달라붙으면서 선들이 서로 부딪혀 회로가 차단됐고, 강풍은 링컨 북쪽 외곽의 텅 빈 들판을 지나며 전봇대까지 쓰러뜨렸다.
LES의 에메카 안얀우(Emeka Anyanwu) 최고경영자(CEO)는 정전 지도를 화면에 띄운 채 10분 간격으로 새로 고침을 누르며 상황을 지켜봤다. 지난해 1월 CEO로 취임한 이후 그가 맞은 두 번째 대형 폭풍이었다. 현장에는 총 75~80명의 배선 작업자로 구성된 18개 팀이 투입돼 있었고, 이들은 정전 피해를 입은 수많은 고객에게 하루라도 빨리 전기를 다시 공급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었다. 그는 따뜻한 사무실에 앉아 있었지만, 거센 눈보라 속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을 현장 동료들을 생각하며 마음을 놓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