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aksim Bogodvid / Sputnik via AP
에너지 전환의 열쇠? 석유·가스 산업의 기후 기술 도전
석유·가스 산업이 보유한 기술력을 지열과 같은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 적용할 수 있지만, 실제 투자 속도는 매우 더딘 편이다.
최근 필자는 지열 에너지 스타트업인 콰이즈(Quaise)에 관한 새 기사를 썼다. 이들은 ‘자이로트론(gyrotron)’이라는 장비를 이용한 새로운 시추 기술을 상용화하려고 한다. 경제적인 방법으로 땅을 더 깊이 뚫어 지구 어디에서나 지열 에너지를 활용하는 것이 목표다.
필자는 취재를 위해 휴스턴에 있는 콰이즈 본사를 찾았다. 이어 콰이즈의 투자사이자 기술 협력사인 네이버스 인더스트리(Nabors Industries)도 방문했다. 네이버스는 세계 최대 규모의 시추 회사 중 하나다.
네이버스 본사 부지 내에 있는 콰이즈의 시추 장비 위에 서서 현장을 내려다보며, 필자는 에너지 전환 시대에 석유·가스 기업들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계속 생각했다. 이 산업은 자원과 에너지 분야에 강한 전문성을 지니고 있지만, 동시에 화석연료 기득권이기도 하다. 과연 이들이 기후변화 해결의 주체가 될 수 있을까?
최근 기후 기술 분야에서는 콰이즈와 네이버스처럼 산업 내 입지가 확고한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손잡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시멘트 산업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서브라임 시스템즈(Sublime Systems)는 세계 최대 시멘트 회사 중 하나인 홀심(Holcim)을 포함한 기존 업체들로부터 큰 지원을 받고 있다.
콰이즈는 2021년 네이버스로부터 초기 투자금 1,200만 달러(약 166억 원)를 유치했다. 현재 네이버스는 콰이즈의 기술 협력사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