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ncer vaccines are having a renaissance

암 백신의 르네상스 시대 열렸다

암 백신 개발 분야가 몇 년 간의 부진한 결과를 딛고 드디어 결실을 맺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영국에서 제약회사 모더나와 머크가 전도유망한 새로운 암 치료제의 대규모 임상시험을 시작했다. 이 치료제는 개개인의 종양에서 발견되는 특정 돌연변이를 표적으로 한 맞춤형 백신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피부암의 일종인 흑색종 환자를 대상으로 하지만, 이미 두 회사는 폐암에 대한 3상 임상시험도 개시하였다. 또한 2024년 5월 초 바이오엔텍(BioNTech)과 제넨텍(Genentech)이 공동으로 개발한 맞춤형 백신은 치사율이 높기로 악명 높은 췌장암에 대해 긍정적인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신약개발자들은 사람의 면역 체계가 암과 싸우는 데 도움을 주는 백신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별다른 성공은 거두지 못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2023년에는 이 전략이 전환점에 도달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유망한 결과들이 발표되었다. 드디어 이러한 치료법이 기대에 부응하게 된 걸까?

이번 기사에서는 암 백신에 대해 이야기해 본다. (독자들도 예상하고 있을지 모르지만 바로 mRNA에 관한 이야기다.)

제약회사들은 코로나바이러스와의 전쟁에 mRNA를 활용하기 훨씬 이전부터 암과 싸우기 위해 mRNA 백신을 개발해 왔다. 바이오엔텍은 거의 10년 전에 일반적인 방법으로 잘 낫지 않는 치료저항성 흑색종 환자들에게 최초의 mRNA 백신을 제공했다. 그러던 중 코로나 팬데믹이 닥치자 mRNA 백신 개발은 급속도로 진행되었다. 현재는 이러한 백신이 코로나바이러스와 같은 방식으로 암을 변형시킬 수 있는지 시험하기 위해 수십 건의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최근 들어 몇몇 전문가들은 조심스럽게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2024년 12월 머크와 모더나는 암 제거 수술을 받은 흑색종 환자 150명을 대상으로 한 초기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환자들은 약 6개월에 걸쳐 9회의 백신과 면역관문억제제라고 불리는 약제를 투여받았다. 이후 3년간 추적 관찰을 한 결과, 백신과 면역관문억제제를 함께 투여받은 경우 재발이나 사망 위험이 거의 절반으로 감소했다.

이와 마찬가지로 바이오엔텍과 제넨텍이 발표한 새로운 결과 역시 상당히 흥미롭다. 이들은 췌장암 환자 16명을 대상으로 소규모 임상시험을 수행했는데, 참가자들은 암 제거 수술을 받은 이후 암 백신과 표준 화학요법을 받았다. 그 결과 절반이 백신에 반응했으며 치료 후 3년이 지났을 때 6명에게서 여전히 암이 재발하지 않았다. 그 외 2명은 재발했고, 백신에 반응이 없었던 8명 중 7명이 재발했다. 이들 중 일부는 면역 체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비장이 없었기 때문에 백신에 반응하지 않았을 수 있다. 이들의 비장은 암 치료 과정에서 제거되었다.

사람들은 이 전략이 다양한 종류의 암에 효과가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바이오엔텍의 맞춤형 백신은 췌장암 외에도 대장암, 흑색종, 전이성 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시험 중이다.

암 백신은 면역 체계가 악성 세포를 더 잘 인식하여 이를 파괴할 수 있도록 훈련시키는 것이 그 목적이다. 면역 체계는 암세포를 발견하면 이를 제거할 수 있다. 하지만 종양은 면역 체계의 감시망을 곧잘 벗어난다. 종양들은 공연히 숨어 온갖 속임수를 쓰면서 우리 몸의 면역 방어를 회피한다. 암세포는 우리 몸 세포이기도 하기 때문에 면역 체계에서 종종 자기 체성분으로 인식된다.

그러나 암세포와 건강한 세포에는 차이가 있다. 암세포는 성장과 생존에 도움이 되는 돌연변이를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돌연변이 중 일부는 세포 표면에 신항원이라고 불리는 단백질을 만들어낸다.

모더나와 바이오엔텍이 개발 중인 맞춤형 암 백신은 환자들 개개인의 암에 맞추어 제작된다. 먼저 연구자들은 환자에게서 종양과 건강한 세포 표본을 모두 수집한다. 그리고 두 표본의 DNA 서열을 분석한 다음 이들을 비교해 종양 특이적인 돌연변이들을 식별한다. 또한 이렇게 얻은 돌연변이 정보를 바탕으로 AI 알고리즘을 통해 면역 반응을 일으킬 가능성이 가장 높은 돌연변이를 알아낸다. 이러한 신항원에 대한 정보들은 결국 종양의 몽타주, 즉 면역 체계가 암세포를 인식하는 데 도움이 되는 대략적인 그림이 된다.

다나-파버 암연구소(Dana-Farber Cancer Institute) 맞춤형 암 백신 센터장인 패트릭 오트(Patrick Ott)는 “많은 면역 요법이 암을 직접적으로 표적화하지 않는 비특이적인 방식으로 면역 반응을 자극한다”며 “맞춤형 암 백신은 정확히 필요한 곳에 면역 반응을 유도할 수 있다”고 2022년에 있었던 인터뷰에서 말했다.

이러한 몽타주를 그리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신항원이 필요할까? 모더나의 개인형 신항원 치료 담당 부사장인 미셸 브라운(Michelle Brown)은 “최적의 수가 무엇인지는 아직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모더나 백신에는 34가지가 있다. 그녀는 “이는 mRNA 가닥에 무엇을 담을 수 있는지에 관한 문제이며, 이에 따라 면역 체계를 정확히 자극할 수 있는 몇 번의 기회가 생긴다”고 말했다. 바이오엔텍은 20가지를 쓴다.

신항원들의 유전 정보는 mRNA 가닥에 부착되어 환자에게 주입된다. 이후 이들은 세포에 흡수되어 단백질로 번역되고, 이 단백질들이 세포 표면에 발현돼 면역 반응을 일으킨다.

면역 체계가 신항원을 인식하도록 가르치는 방법에는 mRNA 외에 다른 요법도 존재한다. 연구자들은 DNA, 펩타이드, 면역 세포 또는 바이러스 벡터를 통해 신항원을 전달하기도 한다. 그리고 많은 회사들인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도록 개인 맞춤형이 아닌 ‘기성품’으로서의 암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2023년 가을에 진행 중이던 약 400건의 암 백신 평가 임상시험 중 대략 50건이 맞춤형 백신을 포함했다.

이러한 전략이 모두 성공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일부 성공한다고 해도 한 가지 암에 대한 성공이 다른 모든 종류의 암에 대한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 과거에도 초기에 엄청난 가능성을 보였던 수많은 암 치료법들이 대규모 임상시험 단계에서 실패로 돌아갔다.

하지만 최근 암 백신에 대한 관심과 활동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또한 맞춤형 백신은 다른 방법이 실패한 분야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 브라운은 이 전략이 “종양 유형과 환경적 조건에 따라 다양하게 시도해 볼 만하다”며 “이 기술을 통해 정말 많은 포부가 생겼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