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수로 만든 오가노이드로 태아의 발달 과정 엿본다
자궁 안의 태아는 자라면서 자신을 둘러싸고 보호해 주는 양수로 자기 세포를 조금씩 배출한다. 최근 한 연구진이 이러한 세포를 ‘오가노이드’라고 불리는 ‘미니 장기’로 성장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오가노이드는 신장, 소장, 폐와 같은 실제 장기의 특성을 일부 지닌 3차원 조직 모사체를 말한다. 이 기술이 발전하면 의사들은 오가노이드를 배양하여 태아의 장기 발달 과정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산전에 척추 기형인 이분척추증을 비롯한 질환을 더욱 효과적으로 진단할 수 있다.
태아의 세포에서 오가노이드를 배양한 사례는 이전에도 있었다. 과거 다른 연구팀에서도 폐기된 태아 조직으로부터 세포를 채취해 오가노이드를 배양했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선 최초로 태아의 신체에 직접적인 해를 가하지 않고 양수로부터 세포를 추출해 오가노이드를 배양하는 데 성공했다.
텔아비브 대학교(Tel-Aviv University) 및 셰바 메디컬센터(Sheba Medical Center)의 신장연구센터장이자 줄기세포 생물학자인 오렌 플레니세아누(Oren Pleniceanu)는 이번 연구를 두고 “전반적인 아이디어가 정말 획기적”이라고 평가했다. 양수에서 유래한 오가노이드를 연구해 온 그는 양수에서 태아 세포를 분리하는 것은 “아주 손쉽게 생체 조직 검사를 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그는 “채취한 세포 가운데 특정 세포가 어떤 세포인지 정확히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면서 양수 내 세포에 관해 더욱 심도 깊은 연구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