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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gave the police access to my DNA—and maybe some of yours
미국서 확산하는 유전자 계보 수사…DNA 제공으로 친족까지 수사 대상
미해결 사건 해결에 활용되는 유전자 계보 수사가 미국에서 빠르게 보편화되고 있다. 기자가 경찰에 자신의 DNA를 ‘선의’로 제공하자 수많은 친족들까지 수사 대상에 포함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지난해 필자는 개인 유전자 계보 데이터베이스인 패밀리트리DNA(FamilyTreeDNA)에 DNA 프로필을 등록하며 경찰이 이를 검색할 수 있도록 동의했다.
2018년 캘리포니아 경찰은 수십 년간 붙잡히지 않았던 ‘골든스테이트 킬러(Golden State Killer)’를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1970~1980년대 캘리포니아에서 연쇄 강간과 살인을 저지른 범죄자로, 당시 수많은 피해자를 남긴 악명 높은 범죄자다. 당시 경찰은 범죄 현장에서 확보한 DNA를 필자가 가입한 것과 유사한 웹사이트에 업로드했다. 이 웹사이트에서는 사람이나 집단의 혈통, 가계, 조상과 후손의 관계를 연구하는 학문인 계보학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친척을 찾거나 조상을 탐구하기 위해 유전 정보를 공유한다. 경찰은 범인의 친척 몇 명과의 ‘일치’ 여부를 확인한 뒤, 이를 토대로 방대한 가계도를 그려 결국 용의자를 특정했다.
이 같은 방식은 ‘법의학적 수사 유전체 계보학(Forensic Investigative Genetic Genealogy, FIGG)’으로 불리며 이후 수백 건의 살인과 성폭행 사건 해결에 활용됐다. 그러나 이 강력한 기술은 여전히 불완전하다. 민간 연구소와 규제받지 않는 웹사이트들이 뒤섞여 운영되는 구조이며, 특히 패밀리트리 같은 사이트는 이용자가 경찰 검색을 허용할지 여부를 직접 선택하도록 하고 있다. 현재 경찰이 검색할 수 있는 프로필은 약 150만 개에 불과해 모든 사건에서 일치하는 DNA를 찾기에는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