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대 유전자의 분석
- 주체: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 연구소(Max Planck Institute for Evolutionary Anthropology), 하버드 대학 데이비드 라이크 연구소(David Reich Lab at Harvard)
- 시기: 현재
과학자들은 오래전부터 고대인의 치아와 뼈를 연구하는 더 나은 수단을 찾고 있었다. 과거에는 분석이 가능한, 잘 보존된 표본들을 찾기 위해서 고대 유적들을 샅샅이 훑어야만 했다. 그러나 이제 연구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기술과 손상된 DNA를 상용화된 유전자 서열 분석기(sequencer)로 분석하는 새로운 방법이 등장하면서 고대 DNA 연구가 크게 활성화되고 있다.
오늘날의 과학자들은 네안데르탈인의 치아나 뼈가 없어도 소변이 포함된 흙에서 DNA의 미세한 흔적을 분석할 수 있다. 2022년 11월, 독일의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 연구소의 유전학자 스반테 페보(Svante Paabo)가 연구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상을 받으면서 고유전학(paleogenetics)으로 알려진 이 분야가 학계의 중심에 서게 되었다.
고대 DNA 분석의 결과 멸종된 인류인 호모 루소넨시스(Homo luzonensis)와 데니소바인(Denisovans)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와 함께, 현생 인류가 데니소바인과 네안데르탈인의 DNA를 상당 부분 가지고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전체 유전체(genome) 데이터가 밝혀진 고대인의 수는 2010년 5명에서 2020년 5,550명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인도에서는 대부분의 인구에 고대인의 유전자가 섞여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카스트 제도가 그 힘을 잃고 있다. 또한, 시칠리아의 2,500년 전의 전쟁터에서 추출한 DNA는 고대 그리스 군대가 기존의 역사가들이 묘사한 것보다 훨씬 다양한 사람들로 구성되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고대 DNA 표본은 현대 인류가 해결하지 못한 질병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다. 지난해 과학자들은 인간이 흑사병에서 생존할 수 있는 가능성을 40%까지 높이는 단일 유전자 돌연변이를 발견했다. 단일 유전자 돌연변이는 소화관에 염증을 일으키는 크론병(Crohn’s disease)과 같은 자가면역 질환을 발생시키는 위험 인자이기도 하다.
문화권마다 이미 사망한 망자를 다루는 방식에 있어 차이점이 존재한다. 이 차이점은 고대 DNA를 연구하는 학자들에게 윤리적이고 논리적인 질문들을 계속 던지게 될 것이다. 그러나 새로운 발견은 이미 인류의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