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 AI 도입을 위한 3가지 질문

AI의 학술적 역사는 오래됐지만 산업에 들어온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그래서일까? 산업 내에서는 아직 AI의 성공적 도입에 대한 방법론이 부재하다.

알파고가 이세돌과의 바둑 경기를 통해 전세계의 관심을 끈 지 5년이 흘렀다. 그동안 많은 기업들이 AI 도입을 위해 크고 작은 혁신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 결실이 요즘 나타나고 있다.

지금까지 실적은 어떠할까? MIT와 BCG가 97개국 2,3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0까지 AI 혁신을 위해 투자한 기업은 90% 정도 되는데, 60%는 수익을 거두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적이 기대에 못미쳐서일까? AI를 기회로 인식 비율은 과거보다 낮은 46%로 나타났다. 오히려 리스크로 간주하는 기업마저 생겨났다(45%).

기업들이 진행하는 AI 혁신 프로젝트를 살펴보면 놀랍게도 기존의 혁신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경우가 많다. 프로세스의 일부 또는 제품의 특정 기능에만 AI를 적용하여 소위 ‘무늬만 AI’인 프로젝트들이다. AI 제품이나 솔루션을 만들어 내도, 기존과 비교할 때 눈에 띄게 좋아지는 게 없고, 생소한 기술이 적용된 탓에 사용하기가 어려워서 사랍들에게 외면받는 일이 허다하다. 우리는 AI를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아직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닐까?

사실 AI의 학술적 역사는 꽤 오래됐지만 산업에 들어온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특히 기업인들에게 AI는 사용해본 적 없는 새로운 도구다. 업계에서는 이 새로운 도구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알려주는 방법론이 부재하다. 사실 방법론은 불필요하게 강조될 경우 고리타분한 매뉴얼밖에 되지 못한다. 그러나 잘 모르는 분야나 새로운 대상을 접하는 상황에서는 무엇을 해야할 지 알려주는 유용한 가이드라인이 되어준다. AI가 산업에 미칠 영향이 매우 클 것으로 전망되는 지금은 AI를 성공적으로 도입하기 위한 방법론이 절실히 필요한 때다.

AI혁신을 위한 3가지 핵심 질문

우선 AI 혁신의 의미부터 분명히 이해해야 한다. AI 혁신은 인공지능이라는 고도화된 기술을 이용하는 것이지만, 단순히 기술 솔루션을 구현하는 게 다가 아니다. 지금 많은 기업들이 보여주다시피 AI가 적용된 솔루션은 만들어내고 있지만 명확한 차별화가 보이지 않는다. 진정한 AI 혁신은 AI로 고도화된 기능을 구현하고, 더 나아가 사용자가 분명하게 느낄 수 있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며, 궁극적으로는 사용자 경험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귀결되는 것이다. 이러한 혁신에 성공했을 때 기업은 그 대가로 수익을 얻게 된다.

AI 혁신은 기술혁신으로 시작되지만 고객경험 혁신으로 완성된다.
그래서 기술에 대한 이해와 함께 사람에 대한 이해가 요구된다.

AI 혁신이 복잡해보일 수 있지만, 사실 간단히 이야기 하면 다음 3가지 질문에 대해 답을 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1) AI의 어떤 기능으로 혁신할 것인가? (2) 이 기능을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 (3) 그래서 고객이 뭐가 좋아지는가?

<그림> AI 혁신을 위한 3가지 핵심 질문

핵심질문1: 어떤 기능을 쓸 것인가?

많은 기업인들이 여전히 AI 도입에 대한 명확한 확신을 갖지 못한다. AI가 잠재성이 있다는 것은 알지만 AI가 어떤 기능을 제공하는지 충분히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AI로 뭘 할 수 있는지를 알아야 이 기술을 도입할지를 결정할텐데 여기서부터 막히는 것이다. 따라서 AI 혁신을 추진하기 위해서 AI가 어떤 기능을 제공하는지를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AI는 기술 집합 개념이다. AI에 속하는 하위 요소기술들이 매우 다양하다는 의미다. AI 요소기술들을 일일이 나열하려면 종이 한장으로는 부족할 것이다. 하지만 기능적 측면에서 핵심적인 5가지로 추려본다면 다음과 같다.

<그림> AI가 제공하는 5대 핵심 기능

하나씩 살펴볼까? 먼저 인식(Recognition)이다. 인식은 인공지능 기술을 다른 컴퓨팅 기술과 구별하는 속성이자, 현실 속으로 빠르게 진입할 수 있게 해준 능력이다. 인공지능은 인식 기능을 통해 사용자의 말을 알아듣고, 사용자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인지하여 그에 맞추어 반응하고, 상황에 대해 이해한다. AI 인식은 그 대상이 무엇이냐에 따라 음성인식, 이미지인식, 안면인식, 감정인식, 맥락인식 등으로 구분된다.

이러한 인식 기능을 이용한 혁신의 사례를 하나 들어볼까? 알리페이(Alipay)는 스마트폰 없이도 얼굴만 스캔하면 결제가 되는 안면인식 결제시스템인 스마일 투 페이(Smile To Pay)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 서비스는 중국 항저우의 KFC 매장에서 처음 시행됐다. 알리페이 시스템은 고객이 키오스크(무인단말기) 앞에서 3D 카메라에 얼굴을 스캔해서 본인 인증을 하고 전화번호만 입력하면 결제가 이뤄진다. 신원확인을 한 후 직불카드로 청구되는 시스템이다. 물론 사진이나 동영상을 보여줘서 가짜로 신원 확인을 하면 어쩌나 하는 우려도 있다. 그러나 키오스크 카메라는 앞에 서 있는 사람이 살아 있는지를 감지하도록 설계되었다. 얼굴뿐 아니라 움직임, 행동, 목소리 등을 타인이 모두 따라 하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에 종합적 식별이 가능한 형태로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안전한 신원 확인 방식이 될 것이라는 것이 알리페이의 주장이다. 카드를 분실하는 위험이 그보다 크다는 점은 고려해볼만 하다.

예측(Prediction)은 인공지능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또 하나의 강력한 기능이며, 다양한 서비스의 고도화에 활용할 수 있는 잠재성 큰 기술이다. 주가 예측, 수요 예측 등 예측이 필요한 곳은 많다. 신종 코로나로 인해 수많은 감염자와 사망자가 발생했고, 국내외 경제에도 지속적으로 위협과 타격을 주는 초유의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신종 코로나가 알려지고 전파된 과정을 되돌아보면 초기에 발생 시점과 공표 시점에 중대한 시차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1월 6일 전세계 언론을 통해 중국에서 독감 같은 전염병이 발생했다고 알렸다. 우한에서 폐렴 환자가 집단으로 보고되었는데, 해산물 시장에서 살아있는 동물에 대한 노출로 인한 것일 거라고 보도했다. 3일 후 1월 9일 세계보건기구가 이 사실을 전세계에 대대적으로 발표했다. 모든 공중보건 기관이 발병 사실을 2020년에 발표하는 와중에 캐나다의 작은 스타트업이 이들보다 빠른 2019년 12월 31일에 발병 소식을 전했다. 블루닷(Blue Dot)라고 하는 스타트업이다. AI 덕분이다.

블루닷은 자연어처리 기술과 머신러닝을 이용해 전염병 발병 및 확산 패턴을 감지했다. 매일 65개 언어로 10만 개가 넘는 지역 뉴스 기사, SNS에 나타난 질병과 연관된 표현의 증가 추세를 분석한다. 그리고 기후 조건 데이터, 보건 시스템 사용량 변화, 동물 및 곤충 개체 수 변화를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서 150 가지 넘는 병원체에 대한 질병 발생 가능성을 디테일하게 감지해낸다. 이 방식으로 우한에서 집단감염 발병 상황을 가장 먼저 포착할 수 있었다. 더 나아가서 블루닷은 수십억개 비행 일정과 수억개의 모바일 집계 데이터를 사용해서 바이러스 확산 패턴도 예측했다. 우한에서 바이러스 출현 이후 사람들의 분산이 가장 많았던 방콕, 서울, 대만, 도쿄로 이 바이러스가 급격히 번질 것을 정확하게 예측했다.

<사진> 슈넉스마켓에 도입된 심비로보틱스의 로봇 탈리(Tally)
출처: supermarketnews.com

자동화(Automation) 역시 AI로 구현할 수 있는 강력한 기능이다. AI가 자동화 혁신을 통해 산업에 미칠 영향은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의 자동화와는 많이 다르다. 기존에는 인간이 설정해 놓은 규칙하에서 자동화되는 시스템이었다. 효율성이 개선되는 효과는 있지만 그 효과는 고정적이다. 환경의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다. 반면 인공지능 자동화는 머신 스스로 더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낸다는 점에서 기존 자동화 컴퓨팅과 차이가 있다. 환경이 변화하면 그에 맞추어 AI 시스템도 변화하며 끊임없이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미국 매릴랜드에 본사를 둔 슈넉스마켓(Schnucks Markets)은 로봇 스타트업 심비로보틱스(Simbe Robotics)가 개발한 로봇 탈리(Tally)를 매장 재고관리에 도입해 여러 매장에서 활용하고 있다. 탈리 로봇은 매장을 스스로 돌아다니면서 3D 영상으로 주변을 인식한다. 선반을 스캔해서 물품의 현황을 기록하고, 가격, 제품 배치의 오류를 체크한다. 선반 위 상품을 초당 700개 이상 스캔할 수 있다. 라벨에 붙어 있는 가격이 정확한지 확인하고, 잘못되거나 누락된 라벨을 수정하는 작업도 한다. 매장 내 박스나 사람들이 끄는 카트 같은 장애물도 자동으로 피할 수 있다. 예측이 쉽고 루틴한 작업을 처리해줌으로써 종업원들의 시간을 절약해준다.

또 다른 AI의 기능은 소통(Conversation)이다. 기존의 딱딱한 기계에 대화 기능을 부여하면 이는 전혀 새로운 가치를 내는 혁신이 된다. 사실 사람과 사람 사이를 가깝게 해주는 것으로 대화만 한 것이 없다. 인공지능이 인간에게 쉽게 다가오는 이유도 대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AI의 소통 기능은 고객과의 소통이 필요한 비즈니스의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될 것이다.

가령, 알렉사와 같은 음성비서를 호텔 객실에서 투숙객이 이용할 수 있도록 적용할 수도 있다. 세계적 호텔 체인 메리어트인터내셔널은 아마존의 호텔 전용 알렉사, ‘알렉사 포 호스피텔러티(Alexa for Hospitality)’ 서비스를 도입했다.  알렉사의 소통기능이 고객응대서비스의 강화라는 목적에 맞게 호텔에 맞춤화되어 적용됐다. 조명, 블라인드, 온도조절기, 그리고 TV와 같은 기기를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 홈 기능까지 제공한다. 손님들은 알렉사에게 피트니스센터의 위치, 수영장 오픈 시간 등을 물어볼 수 있고, 와인 주문, 스파 예약도 할 수 있다. 프런트데스크의 호텔리어가 각 객실마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AI 소통 기능은 이렇게 고객응대에 활용되고, 또 대화 인형처럼 일반적인 대화 기능을 제공할 수도 있다.

끝으로 AI가 제공하는 생성(Generation) 기능이다. 인공지능이 인간 감성이 지배하는 창작의 영역까지는 들어올 수 없다는 이야기를 많이들 한다. 하지만 인공지능은 이미 예술 영역에서도 활동을 시작했다. AI는 효율적 창작이 가능하다. 생성적 적대 신경망(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 GAN) 같은 고도의 알고리즘이 등장하면서 수개월 걸려 만드는 예술 작품을 단 30분 만에 만들어내는 등 여러 영역에서 그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AI 생성 기능을 통한 창작은 디자인, 미술 등 분야를 고도화하고 효율성을 높이는 데 활용될 것이다.

AI 제품을 만든다는 것은 AI의 기능을 제품을 통해 발현시키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AI의 핵심기능인 인식, 예측, 자동화, 소통, 생성 기능을 제품에 적용해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혁신을 위해서 AI의 핵심 기능을 파악했다면 이제는 ‘이러한 기능을 어떻게 적용할까?’ How to에 대한 질문으로 넘어가야 한다.

핵심질문2: AI를 어떻게 적용할까?

AI 기술을 적용하는 방식은 큰 시각에서는 두 가지 기준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첫 번째 기준은 새로움에 대한 기준이다. 전에 없던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창조(Invention)와 기존의 것을 다른 형태로 변환시키는 재창조(Re-invention)로 구분해볼 수 있다. 두 번째 기준은 기존 자원 및 기술의 연속성에 따라 연속적(Continuity), 단절적(Discontinuity) 접근으로 구성된다. 이 두 기준을 토대로 AI 적용 방법은 창출, 결합, 대체, 확장 등 4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그림> AI 혁신 방식의 갈래

먼저, 창출 (Invention by Creation) 방식은 완전히 새로운 기능을 지닌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접근이다. 새로운 기술과 자원을 이용해 이전에는 없었던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거나 새로운 종류의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가령, 자율주행차는 이전에 존재하지 않은 새로운 제품 카테고리다. 자율주행차에 들어가는 AI 관련한 기술적 재료도 과거의 차량에 활용되는 것이 아닌 전혀 새로운 종류다. 알렉사나 시리와 같은 가상비서도 전례 없는 새로운 창출 제품이다.

AI의 등장으로 과거에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카테고리가 생길 여지가 많아졌다. 따라서 우리는 이 접근방식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 아마존은 알렉사라는 새로운 서비스 제품을 내놓았지만, 이는 단순한 제품 하나를 내놓은 것이 아니다. 쇼핑에 대한 사람들의 접근방식 자체를 획기적으로 바꾼 것이다. 사람들은 필요한 게 있으면 대개 인터넷을 검색해서 제품을 찾아본다. 고객들이 물건을 살 때 처음으로 접 채널이 구글 같은 검색엔진이다 보니, 아마존 입장에서는 고객의 첫 접점을 확보하지 못하게 된 셈이다. 그런데 ‘음성 기반 쇼핑’이라는 새로운 종류의 쇼핑 카테고리를 만들어냈다. 알렉사라는 새로운 종류의 채널에 궁금한 것을 물어보고 물품을 주문할 때 역시 점원에게 물어보듯 이것저것 알렉사에게 물어보며 구매를 실행한다. 텍스트 검색 방식인 구글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종류의 쇼핑 채널을 창조한 것이다. 말하자면 카테고리를 창조한 것이다.

결합 (Invention by Combination)의 방식은 기존에 존재하는 기술적 재료를 결합하여 새로운 형태의 창조물을 만드는 접근이다. 가령, 하이미러(Hi-mirror)는 거울이라는 대상에 카메라와 AI 인식 모델을 결합해 피부 상태를 분석해주는 새로운 거울로 탈바꿈했다. 이 거울은 내 모습을 비춰주기만 하던 과거의 용도를 넘어 주름, 잔주름, 안색, 다크서클, 반점 및 모공을 인식한 후 피부 상태를 분석하는 진단을 할 수 있게 됐다. 얼굴을 비춰보던 거울의 기존의 기능에 얼굴을 정밀하게 분석해주는 기능이 추가적으로 구현됐기 때문에 새로운 종류의 혁신 제품이라고 볼 수 있다.

확장 (Reinvention by Expansion)의 방식은 기존의 제품 및 서비스의 기능을 AI를 통해 고도화시키는 것이다. 창출이나 결합처럼 새로운 종류의 제품 카테고리를 만드는 게 아니라 AI가 지닌 기술적 장점을 이용해 기존의 제품의 기능을 더욱 강화하는 형태다.

대표적인 예로 번역을 들 수 있다. 구글 번역 서비스는 인공지능을 이용하기 전에는 통계를 기반으로 번역을 수행했다. 어절과 구 단위로 높은 통계적 유의성을 지닌 표현을 선택해 번역하는 방식이다. 제한된 설정 아래서 번역이 이뤄지기 때문에 오류가 많다. 하지만 2016년부터 구글은 번역 서비스를 인공신경망 방식으로 고도화했다. 신경망 기반의 번역은 어절이나 구 단위가 아니라 문장 단위의 번역을 한다. 수많은 문장 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적의 표현을 생성하기 때문에 오류가 적다. 이 번역을 통해 구글 번역의 정확도는 70~90%까지 향상됐다. 구글의 번역 서비스는 과거와 변함없이 존재하지만, 인공신경망 알고리즘을 적용해 번역 결과의 질을 고도화한 사례다.

마지막은 대체 (Reinvention by Replacing) 방식이다. 이 접근은 제품과 서비스의 기능을 대체하는 방식이다. 기존의 제품 및 서비스를 개선한다는 점에서는 유사하지만 확장 방식이 기존의 기능과 프로세스를 그대로 존속시킨 상태로 성능을 고도화시키는 것이라면 대체 방식은 프로세스의 일부 혹은 전체를 AI의 수행 기능으로 바꾸는 것이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AI 채용 프로세스를 보자. 많은 기업이 챗봇 등을 통해 채용 프로세스를 자동화해주는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인재 채용은 회사의 역량을 좌우할 만큼 매우 중요하지만 사실 수많은 지원자를 심사 및 선정하는 작업이 시간 소모적이고 부담이 크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XOR.ai은 챗봇 기반의 채용 자동화 서비스를 내놨는데 지원자를 대상으로 하는 1차 평가가 24시간 동안 자동으로 진행된다. 100개 언어를 지원하기 때문에 글로벌 기업의 채용에 잘 맞다. 이 AI 채용 시스템은 채용에 걸리는 시간을 33% 줄이고 채용 과정 전체에 들어가는 비용도 50% 줄이는 효과를 낸다.

우리가 앞부분에서 ‘AI의 어떤 기능을 적용할까’를 살펴봤다. 그 다음은 AI의 기능을 ‘어떻게 적용할까’에 대한 질문을 다뤘다. 즉, AI의 월등한 기능을 어떤 방식으로 제품 및 서비스에 구현할지에 대한 고민이다. 이 두 가지 접근을 고려해 AI 혁신의 방향을 정할 수 있다. 아래와 같이 다섯 가지의 AI 기능과 네 가지 적용 방식을 토대로 총 스무 가지의 혁신 방향을 도출할 수 있다.

<표> AI 혁신의 방향 프레임워크

혁신 방향에 대한 이 표는 그동안 구상한 아이디어가 어디에 해당하는지 확인하는 용도로도 사용될 수 있지만, 추가로 발전시킬 수 있는 혁신의 영역이 뭐가 있을지 아이디어를 얻는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다. AI 기능을 통해 시도해볼 수 있는 다양한 혁신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서, 또한 놓치고 있는 아이디어가 있지 않은지를 검토하는 취지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혁신제품은 인공지능의 놀라운 기능을 제품에 반영해서 이전과 다른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핵심질문3: 그래서 뭐가 좋아지는가?

이제 마지막 질문이 남았다. 지금까지 인공지능의 핵심기능과 적용방식을 고려하여 AI 비즈니스 혁신에 대한 방향을 수립할 수 있다는 점을 제시했다. 그렇다면 이러한 노력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무엇일까? 최종 지향점은 ‘고객’에게 있다. 수익은 고객 만족에서 창출된다.

인공지능 기반 비즈니스는 ‘기술적 통찰력’에서 시작되는 속성을 지닌다. 일반 소비자는 인공지능 기술이 자신에게 뭘 해줄 수 있는지 정확하게 모르기 때문에 소비자로부터 그들의 니즈를 정확하게 알아내는 것은 어려운 게 사실이다. 기술이 제공하는 기능을 잘 이해한 상태에서 소비자들의 숨겨진 니즈를 통찰하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고객은 본인도 몰랐던 숨은 니즈를 충족시켜주는 제품을 만날 때 이전과 전혀 다른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AI 기반 비즈니스의 핵심이 바로 여기에 있다. 인공지능에 대한 기술적 통찰력을 기반으로 고객경험의 혁신이라는 결과를 이뤄내는 것이다. 앞서 다양한 사례를 통해 AI 혁신의 방향을 정할 수 있음을 살펴봤지만, 이러한 방향이 반드시 성공을 보장한다고는 볼 수 없다. 이러한 혁신의 시도가 고객경험의 혁신으로 이어져야 한다. 고객경험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1년 후 성공을 보장하지 못한다.

그렇다면 고객경험의 혁신은 어떻게 이뤄낼 수 있을까? 그것은 이 질문에 대한 고찰을 통해서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고객이 제품을 사야 할 새로운 이유를 제공하고 있는가?” 이는 혁신을 시작할 때부터 가져야 할 질문이자, 마지막까지 놓치지 말아야 할 가장 중요한 방향이다. 아무쪼록 세 가지 핵심 질문으로 성공적인 혁신을 이뤄낼 수 있기를 바란다.

정두희 MIT 테크놀로지 리뷰 코리아 편집장이며, 한동대학교 ICT창업학부 교수다. LG그룹 AI 자문교수와 교육부 AI 인력양성 정책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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