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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ST, 차세대 ESS ‘철-크롬 전지’ 에너지 효율 75% 유지 기술 개발

전극에 금속 촉매 '비스무트'를 코팅해 크롬 반응 속도를 10배 높이고 수소 발생 부반응을 억제해, 500회 충·방전 후에도 에너지 효율 75% 유지했다.

UNIST 연구진이 전극 표면에 금속 촉매 ‘비스무트’를 코팅하는 방식으로 차세대 대용량 에너지저장장치(ESS)인 철-크롬 레독스 흐름전지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이현욱 교수팀은 전극 표면에 비스무트(Bi)를 코팅하는 방식으로 철-크롬 레독스 흐름전지에서 크롬의 반응 속도를 10배 이상 높이고, 동시에 기생 부반응(충전 시 전자를 소모하는 원치 않는 반응)을 억제해 배터리 에너지 효율을 개선했다고 2일 밝혔다.

실제 실험 결과, 비스무트 코팅이 적용된 전지는 500회 이상의 충·방전 실험에서도 에너지 효율을 평균 75.22% 수준으로 유지했으며, 충전 시 투입된 전자가 실제 배터리 반응에 사용되는 비율인 쿨롱 효율도 99.29%에 달했다. 비스무트가 크롬의 산화·환원 반응은 빠르게 만들어 주는 반면, 수소 발생 반응은 오히려 억제하는 ‘선택적 반응 조절자’ 역할을 하는 덕분이다.

선택적 반응 조절자로 두 가지 문제 동시 해결

철-크롬 레독스 흐름전지는 전기 저장물질인 철과 크롬이 녹아 있는 수용액을 별도 탱크에 보관했다가 필요할 때 전극으로 흘려보내는 방식으로 충·방전이 이뤄지는 차세대 배터리다. 휘발성 전해질 대신 물을 써 폭발 위험이 낮은데다 철과 크롬은 저렴하고 매장량도 풍부해, 다른 금속 기반 레독스 흐름전지보다 원가 경쟁력이 높다. 레독스 흐름전지(Redox flow battery)는 전기를 직접적으로 저장하는 물질이 전극 내부에 고정돼 있는 일반 배터리와 달리, 전기 저장 물질이 액체 속에 녹아 있는 형태로 탱크 용량을 조절해 배터리 용량을 쉽게 늘릴 수 있다.

문제는 크롬의 낮은 반응성과 부반응이었다. 크롬의 반응이 느린 탓에 더 높은 전압을 걸어 배터리를 충전해야 했고, 수소 생산 부반응은 충전 시 저장되어야 할 전자를 부반응을 일으키는 데 소모하게 만들어 충전으로 저장한 에너지 중에서 실제로 꺼내쓸 수 있는 에너지 비율이 충·방전을 거듭할수록 낮아지게 된다.

연구팀은 이 선택적 반응 조절자 역할을 할 수 있는 후보 금속군인 비스무트, 인듐(In), 주석(Sn)을 먼저 선별한 뒤 이를 실제 전극에 코팅해 비교 분석했으며, 그중 비스무트가 반응 속도 개선과 부반응 억제 측면에서 가장 균형 잡힌 성능을 보였다. 크롬의 반응 속도 상수도 기존 전극보다 약 10배 증가했으며, 수소 발생 부반응이 크게 줄어들었다.

비스무트의 크롬 반응 속도 향상과 부반응 억제 효과

데이터센터 등 대용량 전력 수요에 대응

일반적인 철-크롬 레독스 흐름전지는 수백 회 충·방전을 거치기 전에 에너지 효율이 40%대로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비스무트 코팅이 적용된 전지는 500회 이상의 장기 사이클 동안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했다. 수소 발생 반응(HER, Hydrogen Evolution Reaction)은 전극에서 물이 환원되어 수소 가스가 생성되는 전기화학 반응으로, 낮은 전위에서 더욱 활발하게 일어나며 수용액 전해질 환경에서는 배터리 성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현욱 교수는 “철-크롬 흐름전지의 상용화를 가로막던 낮은 반응성과 부반응 문제를 전극 코팅이라는 간단한 공정으로 해결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며 “데이터센터 등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저비용·고효율 대용량 ESS 구축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나노·미래소재원천기술개발사업, 개인연구사업, 국가과학기술연구회 글로벌 TOP 전략연구단 지원사업으로 수행됐으며, 국제학술지 ‘Journal of Materials Chemistry A’에 1월 7일 온라인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