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조 기업 10곳 만들어 ‘관성의 저주’ 풀자”

8일 열린 ‘AI 서밋 서울 2021(AI Summit Seoul 2021)’에 참가한 차상균 서울대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 원장은 한국에서도 100조 기업이 탄생하기 위해선 인재 양성, 인프라 구축, 벤처 캐피탈을 포함한 투자 체계 개선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공지능(AI) 기술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산업의 융합점을 찾아보기 위해 8일 MIT 테크놀로지 리뷰 발행사인 DMK 주최로 열린 ‘AI 서밋 서울 2021’에 참가한 차상균 서울대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 원장의 제언이다.

AI와 산업이 만나는 시장에서 기업이 AI로 어떻게 혁신하고 경쟁력을 갖출 것이가에 대해 고민해 보는 ‘AI 트랜스포메이션 혁명의 시대: 미래 100조 AI 기업의 전략’ 세션에 패널로 참석한 차 원장은 “한국 경제는 산업화 이후 (산업화 과정에서 성공을 거둔 경험으로) 관성의 저주에 빠져서 한국에서 청년실업과 빈부격차 등의 사회적 문제가 생기고 있다”면서 “이것을 극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새로운 큰 기업을 만들어서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AI 서밋 서울 2021’에서 발언하고 있는 차상균 원장

차 원장은 이어 “우리도 투자를 받는 세계적인 유니콘(기업 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스타트업)을 못 만들 이유가 없다”면서, 안익진 박사가 세운 클라우드 기반 광고 플랫폼 몰로코(Moloco)를 대표적인 사례로 들었다.

몰로코는 안 박사가 구글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다가 나와 2013년 오라클 엔지니어 출신 박세혁 공동창업자와 같이 세운 회사로 올해 진행한 시리즈C 투자에서 1억 5,000만 달러(한화 약 1,700억 원)의 투자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15억 달러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

몰로코의 핵심 기술은 실시간으로 앱 사용자를 분석하여 광고주에게 연결해 주는 ‘오픈 RTB( Real Time Bidding)’이다. 국내에서는 넥슨, 스푼라디오, 배달의민족 등과 파트너를 맺고 있다.

차 원장은 몰로코가 10조, 잘하면 100조 원을 넘는 가치가 있는 회사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했다.

차 원장이 몰로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캡처 화면)

그는 “10년 안에 100조 기업 10개를 만들려면 필요조건은 글로벌하게 가야 하고, 특히 아주 좁은 분야라도 정상까지 갈 수 있는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하다”면서 “이런 걸 이끌 안 박사 같은 용기 있는 리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차 원장은 이러한 100조 기업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비즈니스 솔루션, 헬스케어, 기후와 지속가능성 분야에서 찾았다. 이러한 분야에서 ‘충분한 기회’가 있다고 판단된다는 것이다.

8일 코엑스에서 열린 ‘AI 서밋 서울 2021’

다만 이러한 기회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선 교육 시스템, 무엇보다 대학의 교육 시스템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대학에서 데이터 사이언스를 교육할 때 학부 과정에서 경제학, 농학, 의학 등 다양한 과목을 전공한 친구들이 와서 같이 배우게 해야 문제를 푸는데도 앞서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교육을 확대하면 우리나라가 경쟁력이 다른 나라보다 좋을 수 있다고 차 원장은 판단했다.

차 원장은 끝으로 “100조 기업 10개 만들자고 했을 때 사람들이 믿지 않았지만 꿈을 크게 가지면 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 “그러려면 젊은이들이 에너지가 넘치고, 새로운 세계를 개척할수록 지식을 넣어줄 수 있게 교육 시스템과 혁신 생태계를 바꿔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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