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tGPT is about to revolutionize the economy. We need to decide what that looks like.

챗GPT가 불러올 경제혁명, 공동 번영으로 이어질까

새로운 대형 언어모델들은 많은 일자리에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이 모델들이 공동의 번영으로 이어질지 여부는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

최근 몇 달간 챗GPT(ChatGPT) 같은 생성형AI 모델들로부터 사업 기회를 노리는 이른바 ‘AI 골드러시(AI gold rush)’가 시작됐다. 앱 개발자, 벤처 스타트업, 세계 굴지의 기업을 막론하고 모두가 지난해 11월 오픈AI(OpenAI)가 선보인 화제의 텍스트 생성 봇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챗GPT를 어떻게 이용해야 할까? 어떻게 해야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까?” 전 세계의 기업들이 실제로 고민 중인 과제일 것이다. 

이렇듯 기업과 경영진들은 챗GPT를 수익 창출의 확실한 기회로 보고 있지만, 전반적인 경제와 노동자에 미칠 영향은 불분명하다. 챗GPT와 생성형AI 모델들은 종종 거짓으로 답을 내놓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과거에 인간의 창의성과 추론 능력으로 가능하다고 여겼던 모든 업무를 자동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품고 있다. 글쓰기, 그래픽 제작, 데이터 요약 및 분석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경제학자들은 생성형AI 모델이 일자리와 전반적 생산성에 어떻게 영향을 줄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AI와 디지털 기술은 놀라울 정도로 발전했지만, 경제적 번영과 공동의 성장에 기여한 부분은 다소 실망스럽다. 소수의 투자자 및 사업가들만 부유해졌고 대부분의 사람은 거의 혜택을 보지 못했다. 일부는 자동화의 결과로 일자리를 잃기도 했다. 

보통 생산성이 높아지면 국가는 더 부유해지고 번영한다. 그러나 2005년경부터 미국과 대부분의 선진국 생산성은 저조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특히 영국은 심각한 상황이다.) 경제 규모가 크게 성장하지 못하면서 많은 사람의 임금도 더 이상 오르지 않고 정체된 상태로 남았다. 

이 기간 동안 정보 서비스 같은 몇몇 분야에서만 생산성 향상이 이뤄졌고, 미국의 경우 산호세,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보스턴 등 소수의 도시 위주로 발전이 국한됐다. 

챗GPT는 이미 심각한 수준인 미국과 다른 국가들의 소득과 부의 불평등을 더 악화시킬까? 아니면 개선에 도움을 줄까? 이 기술은 실제로 생산성을 크게 높일 수 있을까? 

챗GPT는 인간처럼 글을 쓰고, 오픈AI의 또 다른 최신 AI인 DALL-E 2는 요청에 따라 이미지를 생성한다. 이 생성형AI들은 방대한 데이터로 학습된 대형 언어모델을 사용한다. 경쟁 모델인 앤트로픽(Anthropic)의 클로드(Claude)나 구글(Google)의 바드(Bard)도 마찬가지다. 챗GPT는 오픈AI의 GPT-3.5를, 바드는 구글의 자체 언어모델 람다(LaMDA)를 기반으로 한다. 이 기반 모델들은 최근 몇 년간 빠르게 진화했다. 

대형 언어모델들은 점점 더 강력해지고 있다. 더 많은 데이터를 학습하고 있고, 모델 내에서 조정되는 변수인 매개변수(parameters)의 수도 급격히 증가 중이다. 3월 초 오픈AI는 최신 버전인 GPT-4를 공개했다. 오픈AI는 GPT-4의 매개변수 수를 정확히 밝히지 않지만 추측은 가능하다. GPT-3는 약 1,750억 개의 매개변수를 가지고 있었으며 이는 GPT-2의 약 100배에 달하는 수치였다. 

그러나 사용자들에게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온 것은 지난해 말 출시된 챗GPT였다. 챗GPT는 사용이 간단하고, 요리법이나 운동 계획은 물론 컴퓨터 코드까지 인간이 한 것처럼 생성하는 매력적인 기능을 갖췄다. 챗GPT는 사업가를 비롯한 비전문가들이 사용하기에 (최근 학계 및 일부 하이테크 기업들이 개발한 인상적이지만 난해한 기술보다) 훨씬 더 구체적이고 실용적이다. 이 사용자 친화적인 챗 모델은 AI 혁명의 진정한 잠재력을 보여주는 명확한 증거다. 

벤처 투자자 및 기타 투자자들은 생성형AI 기술을 가진 기업들에 수십억 달러를 쏟아붓고 있으며, 대형 언어모델을 기반으로 한 앱과 서비스의 수는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빅테크 중에서도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와 챗GPT에 100억 달러(한화 기준 약 13조 원)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편집자 주: 올해 1월 23일 발표) 그들은 이 투자를 통해 오랫동안 고전해 온 빙(Bing) 검색엔진에 활력을 불어넣고 오피스(Office) 제품군에 신규 기능을 추가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3월 초, 세일즈포스(Salesforce)는 자사의 인기 협업 도구 슬랙(Slack)에 챗GPT를 적용하겠다고 밝히고 생성형AI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2억 5,000만 달러(한화 기준 약 3,260억 원) 규모의 펀드 조성 계획을 공개했다. 이 펀드에 참여한 기업은 코카콜라(Coca-Cola)부터 GM까지 다양하다. 모두가 챗GPT를 이용하고 있다. 

한편, 구글은 G메일(Gmail), 닥스(Docs), 그 외 널리 사용되는 몇몇 제품에 자체 개발한 생성형AI 도구를 탑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챗GPT는 이미 심각한 수준인 미국과 다른 국가들의 소득과 부의 불평등을 더 악화시킬까? 아니면 개선에 도움을 줄까?

그러나 아직 완벽한 앱은 나오지 않았다. 경제학자들은 기업들이 경쟁하는 동안, 새로운 세대의 AI로부터 최대의 혜택을 얻는 방법을 재고할 드문 기회가 열렸다고 말한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AI 파트너십(Partnership on AI)의 노동 및 경제 분야 연구 책임자인 카티야 클리노바(Katya Klinova)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기 때문에 이런 논의가 진행되는 것이다. 이제 코딩 기술 없이도 AI를 사용할 수 있다. 많은 사람이 AI가 업무와 일자리에 어떤 영향을 줄지 상상하기 시작했다”라고 설명한다. 

“문제는 누가 혜택을 받느냐, 그리고 누가 뒤처질 것이냐다”라고 클리노바는 강조했다. 그는 생성형AI가 일자리에 주는 영향력을 정리하고, 공동의 번영을 증진하기 위한 권장 사용법을 담은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다. 

낙관적인 전망은 이 기술이 많은 노동자의 역량과 전문성을 향상시키고 경제 전반에 활력을 주는 강력한 도구가 될 거라는 것이다. 비관적인 전망은 기업들이 한 때 자동화가 불가능했던 일자리들을 없애는데 이 기술을 이용할 수 있다. 창조적인 기술과 논리적인 추론 능력이 요구되는 주로 보수가 높은 일자리들이 여기에 포함된다. 소수의 하이테크 기업과 기술 엘리트들은 더 부유해지겠지만, 전반적인 경제 성장에는 거의 도움이 안 될 수 있다. 

비숙련 노동자를 돕는 기술

챗GPT가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은 단순한 이론에 그치지 않는다. 

오픈AI의 티나 일론도(Tyna Eloundou), 샘 매닝(Sam Manning), 파멜라 미쉬킨(Pamela Mishkin)과 미국 펜실베니아 대학교의 다니엘 락(Daniel Rock)은 최근 진행한 연구에서 GPT와 같은 대형 언어모델이 미국 노동력의 80%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GPT-4와 향후 출시될 소프트웨어 도구들이 전체 일자리의 19%에 큰 영향을 미치고, 그중 최소 절반은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과거의 자동화 물결과 달리 고소득 직종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이다. 가장 위험한 직종은 작가, 웹 및 디지털 디자이너, 정량적 재무 분석가로 나타났고, 심지어 블록체인 엔지니어도 직종 변경을 고려해야 할지도 모른다.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이하 ‘MIT’)의 노동 경제학자이며 기술이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선도적인 전문가인 데이비드 오터(David Autor)는 “생성형AI가 널리 사용될 것이라는 데는 의문의 여지가 없고 새로운 사실도 아니다”라고 말한다. 그는 “법률 회사들은 이미 생성형AI를 활용하고 있으며 다른 회사들도 마찬가지다. 생성형AI는 자동화할 수 있는 업무의 범위를 넓혀준다”라고 설명했다. 

David Autor in his office
데이비드 오터/ PETER TENZER/MIT

오터는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한때 높은 보수를 받았던 제조업과 일반 사무직이 어떻게 사라졌는지 연구하는데 수년의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챗GPT와 다른 생성형AI의 사례는 과거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연구에서 사용하는 계산 방식도 바꿔놓았다고 그는 말했다. 

과거 AI가 사무직 업무의 일부를 자동화한 적은 있지만, 기계에 코딩할 수 있는 반복적인 단계별 작업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제 AI는 글쓰기나 그래픽 제작과 같은 창의적인 업무도 수행할 수 있다. 오터는 “생성형AI는 그동안 쉽게 자동화하지 못했던 업무들을 전산화할 기회를 제공한다”라고 설명했다. 

오터가 지적한 것처럼 미국에는 일자리가 충분하기 때문에 챗GPT가 대규모 실직을 유발할 것이라는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기업들은 고소득 화이트칼라 직종을 새로운 자동화 기술로 대체할 수 있다. 대체된 노동자들은 저소득 서비스 직종으로 이전하고, 이 기술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소수만이 혜택을 가져갈 것이다. 

이 시나리오에서 기술에 정통한 직원과 기업들은 AI 도구를 빠르게 도입해 생산성을 높이면 직장이나 업계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반면, 기술 및 기술적 통찰력이 부족한 사람들은 더 뒤처질 것이다. 

생성형AI를 이용하면 교육 수준이 높고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과 경쟁할 수 있는 기술을 배울 수 있다.  

그러나 오터는 긍정적인 시나리오도 기대하고 있다. 생성형AI를 이용하면 교육 수준이 높고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과 경쟁할 수 있는 기술을 배울 수 있다. 

최근 챗GPT가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가 처음으로 진행됐다. 이 연구에 따르면 오터가 기대하는 긍정적인 결과가 가능할지도 모른다. 

MIT 경제학과 대학원생인 샤케드 노이(Shakked Noy)와 휘트니 장(Whitney Zhang)은 마케팅과 인사 분야에서 일하는 수백 명의 대학교육을 받은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을 진행했다. 노이와 장은 대상자들의 절반은 업무에 챗GPT를 사용하도록 했고, 나머지 절반은 사용하지 않도록 했다. 당연하게도 챗GPT는 전반적인 생산성을 높였다. 그러나 흥미로운 점은 이 AI 도구가 숙련되지 않은 직원들에게 큰 도움을 주어 직원 간의 성과 격차를 줄였다는 것이었다. 다시 말해 실력이 떨어지는 작가들은 결과가 훨씬 좋아졌지만, 원래 좋은 작가들은 속도가 조금 더 빨라졌을 뿐이었다. 

이 연구 결과는 일자리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데 챗GPT와 생성형AI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지난 수십 년간 사무직과 제조업 일자리에서 해고된 노동자들은 본인의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찾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생성형AI가 비교적 일자리가 풍부한 의료나 교육 분야의 전문성과 특수 기술을 제공하는데 실용적으로 쓰인다면, 노동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다. 

둘 중 올바른 시나리오를 선택하려면 앞으로 이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지 신중히 고민해야 한다. 

오터는 “전 세계에서 사용하는 기술이라고 해서 반드시 적응해야 할 필요는 없다. AI 기술은 한창 개발되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방식으로 사용하고 발전시킬 수 있다. 이 기술이 존재하는 목적을 설계하는 중요성을 간과해선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요약하면, 우리는 지금 어떤 분기점에 있다. 한쪽에서는 비숙련 노동자들이 지식 노동으로 업무의 범위를 확장하고 있고 다른 한쪽에서는 재능 있는 지식 노동자가 모든 사람을 제치고 자신이 누리는 혜택을 더 크게 늘릴 것이다. 이 중 어떤 결과를 얻느냐는 고용주가 챗GPT와 같은 도구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달렸다. 그렇지만 우리에게도 더 희망적인 선택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인간을 닮은, 그 이상의 AI

미래를 비관적으로 봐야 할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지난해 봄,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의 경제학자 에릭 브린욜프슨(Erik Brynjolfsson)은 <튜링의 함정: 인간 같은 AI의 가능성과 위험성(The Turing Trap: The Promise & Peril of Human-Like Artificial Intelligence)>이라는 제목의 글을 기고했다. 그는 이 글을 통해 AI 제작자들이 사람들이 새로운 업무를 수행하고 역량을 넓힐 수 있는 기술을 찾기보다, 인간의 지능을 모방하는데 너무 집착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브린욜프슨은 인간다움에 집착하다 보니 단순히 인간을 기계로 대체하는 기술이 나와서 임금은 낮아지고 부와 소득의 불평등은 심화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주장한다. 이로서 부는 한 곳에 집중되었다. 

그로부터 1년 후, 브린욜프슨은 인간 같은 답을 내놓는 챗GPT를 두고 “내가 경고한 상황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평가했다. 챗GPT는 인간을 단순히 기계로 대체하는 대신 어떻게 새로운 능력을 얻을 수 있도록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에 불을 지폈다. 

Erik Brynjolfsson
에릭 브린욜프슨/ NEILSON BARNARD/GETTY IMAGES

 

브린욜프슨은 AI 개발자들이 인간을 모방하는 데 혈안이 돼 경쟁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지만, 사실 그는 스탠퍼드 대학교 디지털 경제 연구소의 책임자로서 AI가 가져올 미래를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2년 전 그는 AI와 디지털 기술로 인한 생산성의 혁명을 예측했고, 최근 공개된 새로운 AI 모델들의 영향력에 대해서도 희망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처럼 브린욜프슨이 미래를 낙관하는 이유는 기업들이 챗GPT 같은 생성형AI를 이용해 제품 및 서비스를 확장하고 인적 생산성을 높임으로써 큰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그는 “생성형AI는 훌륭한 창의성 도구로 새로운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단순히 같은 일을 하면서 비용을 절감하는 것 이상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기업 및 개발자들이 “인간이 필요하지 않다는 사고에서 벗어나는 데, 생성형AI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브린욜프슨은 10년 내 AI가 미국에 수조 달러 규모의 추가적인 경제성장을 가져다줄 것으로 예측한다. 그는 “미국 경제를 이끌어가는 대부분은 지식 노동자와 정보 노동자들이다. 그리고 AI에 영향을 받지 않을 정보 노동자는 거의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AI로 인한 생산성 혁명이 언제쯤 이뤄질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조금은 인내심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1987년, 혁신이 어떻게 경제 성장을 이끄는지에 대한 연구로 노벨상을 수상한 MIT의 경제학자 로버트 솔로(Robert Solow)는 “컴퓨터 시대가 도래해도 생산성 통계로는 아무것도 알 수 없다(편집자 주: 생산성 증대는 컴퓨터 및 새로운 정보 기술보다 자본과 노동에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1990년대 중반 및 후반에 이르러서야 기업들이 컴퓨터의 저렴한 연산 기능 및 관련 소프트웨어의 발전을 활용할 방법을 찾아내면서 생산성 데이터에 기술의 영향력(특히 반도체 분야)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AI 시대에도 과거와 같은 현상이 반복될까? 캐나다 토론토 대학교의 경제학자 아비 골드파브(Avi Goldfarb)는 컴퓨터 시대와 마찬가지로 기업들이 최신 기술을 이용해 변화하는 방법을 찾아야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한다.  

골드파브는 현재까지 기업들이 AI를 약간의 업무 개선에 이용하는 정도로만 활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효율성이 좋아지면 생산성도 조금씩 증가하지만, 순이익에 미치는 영향은 적다. 단지 같은 일을 더 잘할 뿐이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이 기술은 업무를 약간 개선하거나 비용을 절감하는 것뿐만 아니라, 새로운 고객 가치를 창출할 프로세스 개발에 도움을 줄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생성형AI가 언제쯤 생산성을 높일 수 있을지, 심지어 그게 가능할지 조차도 아직 불확실하다. 골드파브는 “양질의 글이나 그래픽 디자인(Dall-E를 활용)을 대규모로 생산해 산업에 변화를 가져올 방법을 찾는다면, 생산성의 혁명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이 시점이 당장 다음 주일지, 내년일지, 아니면 10년 후일지는 알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미래의 주도권 경쟁

안톤 코리넥(Anton Korinek)은 미국 버지니아 대학교의 경제학자이자 브루킹스 연구소(Brookings Institution)의 연구원이다. 그는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챗GPT 같은 새로운 세대의 대형 언어모델들을 접했고, 이 모델들이 자신의 업무에 도움이 되는지 살펴보기 시작했다. 코리넥은 2월에 발표한 논문에서 25가지 사용 사례에 대한 챗GPT의 성과를 공개했다. 브레인스토밍 및 텍스트 편집(매우 유용), 코딩(약간의 도움 필요), 수학문제 해결(잘하지 못함) 등이 이 사례에 포함됐다. 

코리넥은 챗GPT가 경제학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 하나를 잘못 답했고, “정말 끔찍한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실수였고 챗GPT가 주는 이점을 생각하면 용서할 수 있었다. 그는 “한 사람의 지식 노동자로서 챗GPT 같은 언어모델을 사용할 때 생산성이 더 높아진다는 사실을 확신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GPT-4가 출시되자 코리넥은 지난번처럼 25가지 사용 사례로 성능을 테스트했고 그 결과 훨씬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GPT-4는 잘못된 답을 내놓는 경우가 적었고 수학 문제도 훨씬 잘 풀었다. 

코리넥은 챗GPT와 AI 봇들은 장비 및 인프라 투자가 필요한 물리 노동이 아닌, 지식 노동을 자동화하기 때문에 과거 기술혁명보다 훨씬 빠르게 경제적인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올해 말, 적어도 2024년까지는 생산성 혁명이 일어날 것”이라고 그는 내다봤다. 

이 놀라운 기술의 미래는 누가 통제하게 될까? 

또한, 코리넥은 AI 모델이 자신과 같은 연구자들의 생산성을 높여 장기적인 기술 발전을 견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형 언어모델의 이러한 잠재력은 이미 물리학 연구에서 나타나고 있다. 스위스 로잔 연방 공과대학교에서 화학공학 연구소를 운영하는 베렌드 스미트(Berend Smit)는 새로운 물질 발견에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하는 전문가다. 지난해 이 연구소의 대학원생 케빈 마이크 자블론카(Kevin Maik Jablonka)는 GPT-3를 이용해 흥미로운 결과를 보여줬다. 스미트는 자블론카에게 화합물의 특성을 예측하는 복잡한 머신러닝 연구에 GPT-3가 필요 없음을 증명해 보라고 했다. 

스미트는 “자블론카는 이를 증명하지 못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몇 가지 관련된 예제를 사용해 몇 분간 미세 조정을 거치면 GPT-3는 화합물의 용해도나 반응성과 같은 기본적인 질문에 답할 수 있다. 그 성능은 화학 연구를 위해 특별히 개발된 머신러닝 도구만큼 우수하다. 단순히 화합물의 이름만 입력해도 그 구조를 바탕으로 다양한 특성을 예측할 수 있다.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대형 언어모델은 비전문가(위 사례의 경우 복잡한 머신러닝 도구를 잘 알지 못하는 화학자)의 전문성과 역량을 확장하는 데 도움을 준다. 자블론카는 이 과정이 문헌 검색만큼 간단하기 때문에 “화학자들에게 머신러닝 기술이 대중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렇듯 놀라운 결과들은 과학적 발견을 비롯한 다양한 창의성 업무에서 새로운 형태의 AI가 얼마나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지, 그리고 얼마나 사용이 간단한지 보여주는 예다. 그러나 동시에 몇 가지 근본적인 질문들도 제기된다. 

생성형AI가 경제와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이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앞으로 이 도구를 설계하고 배치하는 비전을 정하는 주체는 누가 될까? 이 놀라운 기술의 미래는 누가 통제하게 될까?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의 경제학자 다이앤 코일(Diane Coyle)은 대형 언어모델이 디지털 세계를 점령한 대기업에 의해 또 다시 지배될 가능성을 우려한다. 구글, 메타, 오픈AI는 자체 개발한 대형 언어모델을 가지고 있다. 코일은 이러한 소프트웨어를 실행하는 데 필요한 막대한 연산 비용이 경쟁에 참여하려는 사람들에게 진입장벽이 된다고 지적했다. 

코일은 문제는 이 기업들이 서로 비슷한 ‘광고 기반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주변에 각자의 동기를 가진 다양한 사람들이 없다면 결국 공통된 생각을 갖게 되기 마련이다”라고 강조했다. 

Diane Coyle
다이앤 코일/ DAVID LEVENSON/GETTY IMAGES

코일은 이 문제는 해결이 쉽진 않지만, 공공 자금으로 운영하는 생성형AI 국제 연구조직이 한 가지 해답이라고 주장했다. 이 조직은 제네바에 본부를 둔 유럽 정부 간 핵 연구기관 CERN(유럽입자물리연구소)을 모델로 한 것으로 CERN은 1989년 월드와이드웹(World Wide Web)을 개발했다. 생성형AI 국제 연구조직은 대형 언어모델 실행에 필요한 막대한 컴퓨팅 파워와 향후 기술개발을 위한 과학적 전문성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코일은 빅테크 외부적으로 이러한 노력이 이뤄지면 “제작자들이 모델을 제작하는 동기에 약간의 다양성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 언어모델이 공공의 이익으로 이어지는 데 필요한 정책은 아직 불확실하다. 다만 코일은 소수의 대기업과 시장에 기술 활용에 대한 선택을 맡겨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지난 역사를 통해 정부의 연구 지원이 공동의 번영을 가져온 기술개발에 기여한 많은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CERN이 웹이 발명하기 훨씬 전인 1960년대 후반, 미국 국방부는 여러 대의 컴퓨터가 서로 통신할 수 있는 최초의 네트워크 ARPANET을 지원했고 이를 통해 인터넷이 탄생했다. 

MIT의 경제학자 대런 애쓰모글루(Daron Acemoglu)와 사이먼 존슨(Simon Johnson)은 공동 집필한 저서 《권력과 진보: 기술과 번영을 둘러싼 천년의 투쟁(Power and Progress: Our 1000-Year Struggle Over Technology & Prosperity)》에서 기술 진보의 역사를 살펴보고 기술이 공동의 부로 이어진 사례를 제시했다. 그들은 엘리트들만 더 부자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이 혜택을 얻을 수 있는 방향으로 기술 발전을 이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Simon Johnson (left) and Daron Acemoglu
사이먼 존슨과 대런 애쓰모글루/ STEPHEN JAFFE/IMF VIA GETTY IMAGES; JAROD CHARNEY/MIT

미국 경제는 제2차 세계 대전 이후부터 1970년대 초반까지 수십 년 동안 급속한 기술 변화를 겪었다. 노동자들의 임금은 상승했고 소득 불평등은 크게 감소했다. 애쓰모글루와 존슨은 당시 기술의 진보로 새로운 업무와 일자리가 만들어졌고, 고용주가 지금보다 더 평등하게 노동자와 혜택을 공유하도록 보장하는 사회적 및 정치적 압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두 저자는 지난 수십 년간 미국 중서부 산업 중심지에서 제조 로봇을 빠르게 도입하면서 일자리가 사라졌고 이는 장기적인 지역 쇠퇴로 이어졌다고 강조했다. 

올해 5월 출간 예정인 이 책은 오늘날 AI의 급속한 발전이 가져올 결과와 우리 모두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기술을 이용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 등을 다루고 있다. 최근 인터뷰에서 애쓰모글루는 GPT-3가 처음 출시됐을 때 이 책을 집필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서 “우리는 챗GPT의 등장도 예상하고 있었다”라고 반농담조로 덧붙였다.  

애쓰모글루는 AI 제작자들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라며 AI 기술 뒤에 숨은 전체적인 그림은 ‘자동화’라고 주장했다. “생성형AI 또는 AI 자체는 이러한 의도가 없다. 이것은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 벤처 투자자들의 비즈니스 모델과 미래 비전이다”라고 강조했다. 

‘우리’가 기술의 궤도를 조정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그렇다면 한 가지 질문이 있다. ‘우리’는 누구인가? 애쓰모글루와 존슨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두 저자는 책에 이렇게 썼다. “사회와 그 수호자들은 기술 부호들의 계획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 그 누구도 기술이 만들어낼 사회의  발전 방향과 미래에 대해 목소리를 내기 위해 AI 전문가가 될 필요는 없다.” 

챗GPT의 제작자들과 출시에 관여한 사업가들, 특히 오픈AI의 CEO 샘 올트먼(Sam Altman)은 대중에 놀라운 AI 기술을 제공한 것에 대해 찬사를 받아 마땅하다. 이 기술이 가진 잠재력은 엄청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향후 방향과 용도에 대한 그들의 비전과 열망까지 수용할 필요는 없다. 

오픈AI 제작자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그들의 최종적인 목표는 범용 인공지능(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AGI), 인간처럼 모든 상황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인공지능)으로, 모든 것이 잘 진행되면 엄청난 경제적 부와 풍요가 찾아올 것이다. 올트먼 CEO는 최근 그의 비전을 담은 긴 글을 공개해 기술이 없는 사람들도 살아갈 수 있는 보편적 기본소득(universal basic income, UBI)의 오랜 옹호자로서 자신의 정당성을 강화했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매력적으로 들릴 이야기다. 일하지 않아도 돈을 준다니, 정말 멋지지 않은가!  

그러나 이 이야기의 기초가 되는 가정들에 문제가 있다. 즉, AI가 일자리를 없애는 것이 불가피하고 대부분의 사람이 무임승차를 원한다는 것이다. 이 관점은 생성형AI로 기술 엘리트들이 아닌 일반 노동자들이 재능과 지식을 개발해 창의성 및 생산성의 혁신을 일으킬 수 있는 가능성을 거의 인정하지 않는다. 이 기술을 통해 노동 인구 전체의 인적 역량 및 전문성을 강화하고 공동의 번영을 이루는 아이디어에 대한 논의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기업들은 챗GPT로 직원들의 능력을 개발할 수도, 단순히 일자리를 줄이고 비용을 절감할 수도 있다.

애쓰모글루와 존슨은 다음과 같이 썼다. “우리는 더 큰 불평등을 향해 가고 있지만, 이것은 필연이 아니라 사회의 권력을 가진 사람들과 기술의 방향에 대한 잘못된 선택을 한 탓이다… 사실 보편적 기본소득은 지식수준이 높고 재능 있는 사람들이 나머지 사회 구성원들을 위해 아낌없이 지원한다는, 기업 및 기술 엘리트들의 비전을 그대로 수용하는 제도다” 

애쓰모글루와 존슨은 ‘균형 잡힌 기술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는 다양한 수단들을 언급한다. 이 수단들은 노동자 친화적인 AI의 제작을 장려하는 세제 개혁과 정부 정책부터 컴퓨터 공학 연구와 경영 교육원 등 학계에 빅테크의 자금 지원을 줄이는 것까지 다양하다. 

그러나 그들은 이러한 형태의 개혁이 쉽지 않고, 기술적 변화의 방향을 바꿀 수 있는 사회의 움직임을 당장 이끌어낼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좋은 소식은 우리가 챗GPT와 다른 대형 언어모델을 어떻게 사용할지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기술을 기반으로 한 수많은 앱이 출시됐고 기업 및 개인 사용자들은 사용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기업들은 챗GPT로 직원들의 능력을 개발할 수도, 단순히 일자리를 줄이고 비용을 절감할 수도 있다. 

또 생성형AI 오픈소스 프로젝트들이 존재하며 이를 통해 대형 언어모델에 대한 빅테크의 통제를 막을 수 있다. 지난해 천 명 이상의 국제 연구원들이 프랑스어, 스페인어, 아랍어로 텍스트를 생성하는 블룸(Bloom)이라는 대형 언어모델 개발에 참여했다. 그리고 코일과 같은 사람들이 생각이 맞다면, AI 연구에 대한 공공 자금의 증가는 미래 기술 혁신의 방향을 바꾸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스탠퍼드 대학교의 브린욜프슨은 생성형AI의 미래에 대해 낙관적인 언급을 피했다. 그렇지만 이 기술에 대한 열정을 여전히 지니고 있었다. 그는 “우리가 기술을 올바른 방향으로 사용한다면 앞으로 최고의 10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꼭 그렇게 되리라는 보장은 없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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