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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늘려도 밝기 유지하는 세계 최고 수준 신축성 OLED 구현

액체 금속 기술로 신축 시 밝기 저하 문제를 해결하고, 최대 17,670 cd/m²를 기록하며 웨어러블 디스플레이 상용화를 앞당겼다.

늘이면 어두워지던 신축성 디스플레이의 한계가 극복됐다. KAIST 신소재공학과 조힘찬 교수 연구팀이 미국 시카고대학교, 중국 쑤저우대학교 연구진과 공동으로 늘어나도 전기가 끊기지 않는 새로운 전극 기술을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연구팀은 하이브리드 액체 금속 음극(전자를 공급하는 전극)을 적용해 성능 저하 없는 차세대 신축성 유기 발광 다이오드(OLED, Organic Light Emitting Diode)를 구현했다. 이 기술을 적용한 신축성 OLED는 낮은 전압(3.0V)에서도 빛이 켜지기 시작했으며, 9.5V 구동 시 최대 17,670 cd/m²(제곱미터당 칸델라·화면이 얼마나 밝게 보이는지를 나타내는 국제 표준 단위)의 높은 밝기를 기록했다.

이는 일반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의 최대 밝기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며, 전류 효율 역시 지금까지 보고된 신축성 OLED 가운데 세계 최고 수준(10.35 cd/A)이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2025년 12월 28일 게재됐다.

이중층 구조가 만든 신축성의 혁신, “액체 금속 입자를 쌓고 터뜨린다

신축성 OLED의 가장 큰 난제는 전극이었다. 전극은 OLED에서 빛을 내기 위해 전기를 공급하는 핵심 부품이다. 기존 신축성 OLED에서의 음극은 효율적인 전자 공급과 우수한 기계적 신축성을 동시에 만족하기 어려웠다. 금속 박막 음극은 높은 전기적·광학적 성능을 제공하지만 신축성이 부족하며, 전도성 고분자나 나노 소재 기반 신축성 음극은 기계적 유연성은 확보할 수 있으나 낮은 반사율과 높은 저항으로 인해 소자 성능 저하를 야기했다.

연구팀의 해결책은 ‘액체 금속’이다. 연구팀은 머리카락 굵기의 수십 분의 일에 불과한 크기의 작은 액체 금속 입자들을 촘촘히 쌓은 뒤, 그중 표면에 있는 입자들만 선택적으로 터뜨려(rupture) 하나로 이어진 매끄러운 금속층을 만들었다. 아래에는 여전히 작은 입자층이 남아 있어, 전기는 위의 금속층을 따라 안정적으로 흐르고, 아래층은 고무처럼 늘어날 때 충격을 흡수한다. 이러한 이중층 구조를 통해 약 4.1 eV의 낮은 일함수(전자가 물질 표면을 벗어나는 데 필요한 최소 에너지로, 낮을수록 전자 공급이 쉽다)를 기반으로 한 효율적인 전자 주입, 약 90%에 달하는 높은 광학적 반사율, 2.70×10⁻² Ω sq⁻¹의 매우 낮은 면저항을 동시에 달성했다.

특히 150% 인장 변형 하에서도 전기적 특성이 거의 변화 없이 유지됐다(R/R0 = 1.03). 그 결과 금속처럼 전기는 잘 통하면서도 고무처럼 자유롭게 늘어나는 전극이 완성됐다. 화면을 늘려도 밝기가 줄어들지 않는 이유다.

제시된 하이브리드 액체금속 전극의 구조 및 소자의 성능

신축 시 밝기 저하 문제 해결…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넘는 17,670 cd/m² 달성

이 기술을 적용한 신축성 OLED는 낮은 전압(3.0V)에서도 빛이 켜지기 시작했으며, 9.5V 구동 시 최대 17,670 cd/m²의 높은 밝기를 기록했다. 이는 일반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의 최대 밝기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투입된 전류 대비 빛이 얼마나 나오는지를 나타내는 ‘전류 효율’ 역시 지금까지 보고된 신축성 OLED 가운데 세계 최고 수준(10.35 cd/A)으로, 같은 전류로 더 밝은 빛을 낼 수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기존 신축성 OLED는 화면을 늘리면 전극이 손상되면서 밝기가 크게 감소하는 문제가 있었지만, 이번 기술은 신축 상태에서도 초기 밝기를 거의 그대로 유지했다. 기존 기술의 가장 큰 약점으로 지적되어 온 ‘신축 시 밝기 저하’ 문제를 크게 개선한 것이다. 또한 여러 차례 반복해 늘리고 줄이는 실험에서도 밝기와 전기적 성능이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이는 옷처럼 입거나 피부에 부착해 움직이는 상황에서도 고장 없이 사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상용화에 중요한 내구성까지 확보한 셈이다.

연구 시연동영상

웨어러블부터 전자피부까지, 차세대 유연 전자기기의 핵심 기반 기술

이번 기술은 웨어러블 디스플레이를 비롯해 소프트 로봇, 전자 피부(피부에 부착하거나 이식해 생체 신호를 감지하거나 치료 기능을 수행하는 유연한 전자 소자), 체내 삽입형 의료기기 등 차세대 유연 전자기기 분야 전반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이브리드 액체 금속 음극은 전기적·광학적·기계적 성능을 동시에 만족하는 새로운 신축성 전극 플랫폼으로, 기존 본질적 신축 OLED 기술의 성능 한계를 근본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이다.

특히 높은 반사율과 낮은 저항을 유지하면서도 극한의 신축성을 확보함으로써, 고휘도·고효율 신축 디스플레이 구현을 가능하게 한다. 본 기술은 신축 디스플레이를 넘어 전자피부, 웨어러블 센서, 바이오 의료용 광전자 소자 등 다양한 소프트 전자소자로 확장 적용이 가능하며, 향후 차세대 인간-기계 인터페이스 및 헬스케어 기술 발전에 중요한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조힘찬 교수는 “신축성 디스플레이의 성능을 제한해 온 전극 소재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했다”며 “이번 하이브리드 액체 금속 음극 기술은 차세대 유연 전자소자의 핵심 기반 기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