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료연, 귀금속 없이 고효율 수소 생산 가능한 비귀금속 촉매 개발
그린수소 생산 기술의 상용화 가능성을 높일 획기적인 촉매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재료연구원(KIMS, 원장 최철진) 에너지·환경재료연구본부 최승목 박사 연구팀은 국립창원대학교 이승화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물을 전기로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고성능 촉매를 독자적으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값비싼 귀금속 촉매에 대한 의존을 낮추면서 높은 효율성과 내구성까지 동시에 확보하는 새로운 촉매 설계 전략을 제시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연구팀은 코발트(Co)와 철(Fe) 기반의 옥시수산화물(CoFeOOH) 촉매를 층상 구조로 정밀하게 설계하고, 촉매 표면의 화학적 산화를 적용하는 독자적인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ACS Nano》에 2025년 12월 1일자로 온라인 게재됐다.
알칼리 환경에서 내구성 확보한 비귀금속 촉매
음이온 교환막 수전해는 물(H₂O)을 전기로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로, 음이온만 통과시키는 막을 사용한다. 알칼리 조건에서 구동되기 때문에 값비싼 귀금속 대신 비교적 저렴한 비귀금속 촉매를 적용할 수 있는 구조적인 장점이 있어, 저비용·고안전 수소 생산 기술로 많은 주목을 받아 왔다. 청정수소는 탄소를 배출하지 않으며 만든 수소 또는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만든 수소를 의미하며, 음이온 교환막 수전해는 비교적 저비용·고안전 수소 생산 방식으로 차세대 그린수소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알칼리 환경에서 장시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비귀금속 산소 발생 촉매가 부족해, 실제 시스템에서 여전히 귀금속 촉매에 대한 의존을 해소하지 못했다. 산소 발생 반응(OER)은 수전해 과정에서 물이 분해되며 산소가 생성되는 반응으로, 전체 수전해 효율과 내구성을 좌우하는 핵심 반응이며 촉매 성능이 수소 생산 비용과 직결된다. 특히 기존의 전이금속 기반 촉매는 장시간 구동할 때 구조 붕괴, 금속 용출, 활성 저하 등의 문제가 발생해 내구성 확보에 어려움이 있었다. 전이금속은 화학 반응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일어나게 도와주는 금속으로, 수전해 촉매에 많이 사용되는 철·코발트·니켈 같은 금속을 말하며, 비교적 저렴하고 풍부한 금속으로 귀금속이 아닌 비귀금속에 속한다.

층상 구조와 철 도핑으로 에너지 장벽 낮춰
연구팀은 이와 같은 여러 문제를 해결하고자, 코발트(Co)와 철(Fe) 기반의 옥시수산화물(CoFeOOH) 촉매를 층상 구조로 정밀하게 설계하고, 촉매 활성 표면의 전자 구조와 반응 경로를 동시에 제어할 수 있는 전략을 도입했다. 층상(Layered) 구조란 금속 이온이 산소 및 수산화 이온과 팔면체배위 결합을 형성하여 하나의 평면을 이루고 이 면들이 쌓인 형식의 구조를 말한다. 이를 통해, 산소 발생 반응 과정에서 전하의 이동이 원활하면서도 구조적으로 안정적인 촉매 활성층을 형성할 수 있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연구팀은 층상 구조의 옥시수산화물(CoFeOOH)에 철(Fe)을 도입해 코발트(Co) 중심의 전자 상태를 효과적으로 조절하고, 산소 발생 반응의 핵심인 ‘반응 중간체의 흡착-탈착 단계’에 대한 에너지 장벽 또한 낮췄다. 그 결과, 낮은 과전압에서도 높은 전류 밀도를 구현했으며, 장시간의 운전 조건에서도 구조의 붕괴 없이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할 수 있었다. 과전압은 화학 반응이 실제로 일어나도록 하기 위해 이론적으로 필요한 전압보다 추가로 더 가해줘야 하는 전기 에너지로, 과전압이 낮을수록 적은 전력으로 반응이 가능해 에너지 효율이 높다.
한편, 연구팀은 철(Fe) 도핑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촉매의 부식과 구조 붕괴를 억제하기 위해, 촉매 표면의 화학적 산화를 적용하는 독자적인 기술 또한 개발했다. 부식은 두 금속의 서로 다른 전위차로 인해 발생하는 산화·환원 반응의 일종으로, 촉매의 장기 안정성을 저해하는 주요 요인이다. 이를 통해 알칼리 조건의 산소 발생 반응에 유리한 안정적인 촉매 표면 구조를 구현해냈다.
실제 수전해 시스템 환경에서 성능·내구성 입증
이번에 개발한 촉매는 음이온 교환막 수전해 단위 셀에 직접 적용해, 실험실 수준의 반쪽 전지 평가를 넘어 실제 수전해 시스템 환경에서도 성능과 내구성을 동시에 검증했다. 이는 비귀금속 산소 발생 촉매가 음이온 교환막 수전해 시스템에 실질적으로 적용될 수 있음을 입증한 결과로, 기술 상용화 가능성을 한 단계 끌어올린 성과로 평가된다.
본 기술이 상용화되면, 귀금속 사용을 최소화한 저비용·고효율 음이온 교환막 수전해 시스템 구축이 가능해, 앞으로 청정수소 생산 확대와 수전해 핵심 촉매 소재의 기술 자립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기존에 귀금속 촉매에 의존하던 수소 생산 비용을 대폭 낮출 수 있어, 수소 경제 활성화에 실질적인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연구책임자인 KIMS 최승목 책임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비귀금속 기반 촉매의 한계를 구조 설계를 통해 극복한 사례”라며 “음이온 교환막 수전해 기반의 그린수소 생산 기술 상용화를 앞당겨, 수소 사회 실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본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국가수소중점연구실 ‘H2 NEXT ROUND’, KIMS 기본사업, 한국연구재단 기본연구, 국립창원대학교 질적우수논문 연구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