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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원자력연구원-한국화학산업협회, 석유화학 탈탄소화 위한 고온가스로 기술협력 생태계 구축

탄소 배출 없이 석유화학 공정에 고온 열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차세대 원자로 기술이 산업계와 손을 잡았다.

석유화학 산업의 탈탄소화를 위해 차세대 원자로인 고온가스로(HTGR) 기술을 산업 현장에 실질적으로 적용하기 위한 민관 기술협력 체계가 구축됐다.

한국화학산업협회(부회장 엄찬왕)와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주한규)은 3월 6일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석유화학 산업 열에너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고온가스로 활용 기술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협약은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의 실제 수요를 반영한 고온가스로 설계 추진과 관련 기술의 상용화 기회 창출을 목표로 하며, 탄소 배출이 없는 원자력 기반 공정열 공급이라는 새로운 산업 탈탄소 경로를 열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석유화학 산업은 왜 원자로에 주목하나

석유화학 공장은 플라스틱·합성섬유·의약품 원료 등을 만들기 위해 수백 도에 달하는 고온의 증기, 즉 ‘공정열(Process Heat)’을 대량으로 필요로 한다. 지금까지 이 열에너지는 대부분 천연가스나 석유를 태워 공급해 왔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막대한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는 점이다. 글로벌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석유화학 산업은 공정에서 발생하는 열에너지 자체를 탄소 없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하는 압박에 직면해 있다.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는 전기를 생산하지만, 산업 공정에 필요한 고온의 열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는 어렵다. 이 틈새를 채울 대안으로 부상한 것이 바로 ‘고온가스로(HTGR, High-Temperature Gas-cooled Reactor)’다. 고온가스로는 헬륨 가스를 냉각재로 사용하는 차세대 원자로로, 기존 원자력발전소보다 훨씬 높은 온도의 열을 생산할 수 있어 석유화학 공정에 필요한 고온 증기를 탄소 배출 없이 공급할 수 있다.

엄찬왕 한국화학산업협회 부회장은 “화학산업은 글로벌 환경 규제 속에서 산업 열에너지 탄소중립 이행을 요구받고 있다”며,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국내 기업들에 실질적으로 적용 가능한 기술 기반 마련을 지원함으로써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업 수요와 연구기관을 잇는 실질적 협력 체계 마련

이번 MOU의 핵심은 기술 개발과 산업 수요를 연결하는 실질적인 협력 생태계 구축이다. 양 기관은 협약을 통해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의 요구사항을 반영한 현실적인 고온가스로 설계 추진과 관련 기술의 상용화 기회 창출이라는 두 가지 핵심 과제를 추진하기로 했다. 연구실 수준의 기술이 실제 공장에 적용되기까지 흔히 존재하는 간극을 좁히기 위해 산업계와 연구계가 초기 단계부터 협력 구조를 만든 것이다.

임인철 한국원자력연구원 부원장은 “석유화학산업은 연구원이 추진 중인 고온가스로의 핵심 수요처”라며, “본 협약을 바탕으로 국내 석유화학 업계와의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축해 실질적인 기술협력 생태계를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협약 체결 후 참석자들은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주요 연구시설인 ‘초고온헬륨루프’와 ‘방사성폐기물 지하처분연구시설’을 방문해 원자력 기술 기반 탄소 저감 성과를 직접 살펴봤다. ‘초고온헬륨루프’는 고온가스로의 핵심 기술인 헬륨 냉각 시스템을 실험·검증하는 시설로, 실제 원자로 운전 환경을 모사해 관련 부품과 소재의 안전성을 시험하는 데 활용된다.

한국화학산업협회는 앞으로도 국내 화학산업의 경쟁력 제고와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 마련을 위해 민관 협력을 지속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