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gital contact tracing brought tech rivals together while the pandemic kept us apart

코로나19 추적 기술이 만드는 새로운 세상

코로나19의 확산을 늦추기 위해 경쟁자들이 손잡고 대응책을 개발했다.

코로나19가 우리에게 가르쳐준 것이 있다면, 그것은 아마 우리의 삶이 주위 사람들의 삶과 얽혀있다는 점일 것이다. 우리는 항상 타인과 상호작용하며 바이러스를 주고 받는다. 감염된 사람과 접촉했을 때 휴대폰으로 알림을 받는 접촉 알림 시스템이 유용해 보인 이유다.

공중보건 조사관들은 환자들이 어디서 감염되었는지 알아내기 위해 환자들에게 직접 물어보는 전통적 접촉 추적 방법을 주로 사용했으나, 기술의 힘으로 이런 과정을 자동화할 수 있게 되었다. 가게의 점원, 교실의 아이들, 수천 명의 크루즈선 탑승객들과 접촉할 필요가 있을까? 앱 덕분에 질병 조사관들은 더 이상 개인의 기억에 의존할 필요가 없었고, 발병 상황을 점검하는 보건 당국 관계자들의 부담을 덜 수 있다.

왜 중요한가

코로나19 감염자 접촉 추적 앱은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는 못 했다. 하지만 여전히 이 과정에서 배울 수 있는 교훈은 많이 있다.

핵심 기업-기관

  • 애플
  • 구글

실용화 시기

현재

이 아이디어는 놀라울 정도로 개발과 협력을 촉발시켰다. 몇몇 프로그래머들은 단 몇 주만에 시스템을 완성 후 가동시켰고, 코드를 오픈소스로 배포해 캐나다나 몽골 등 멀리 떨어진 나라들에서도 같은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게 했다. 한편, 거의 모든 면에서 경쟁 상대인 애플과 구글도 협력을 통해 스마트폰에서 구동되고, 보건 데이터를 익명화해 비공개로 유지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1월까지 MIT 테크놀로지 리뷰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세계 정부에서 사용하는 노출 알림 앱만 해도 77개나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대비책으로 떠올랐던 수많은 방안들처럼 디지털 접촉 추적 기술은 우리가 필요로 하는 수준의 인명 구조 효과를 내지 못했다. 사실, 거의 아무런 성과가 없다고 하는 것이 더 맞을 것이다. 왜일까?

풀리지 않는 과제

많은 국가들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는 접촉 추적만으로 해결하기에는 너무나 어려운 문제였다. 늦은 대처, 메시지의 혼란, 많은 실수 등으로 문제 해결에 제약을 받았다. 외출 제한, 여행 제한, 마스크 의무화에도 불구하고 감염자는 늘어났다. 버스를 타거나, 저녁을 먹기 위해 모이거나, 백악관에서 만찬을 열거나 결과는 같았다.

또한, 접촉 알림은 불신과 명확한 메시지의 부재로 어려움을 겪었다. 몇몇 사람들은 바이러스에 대한 정부의 경고를 믿지 못했다.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문제를 지속적으로 일으켜 온 실리콘밸리의 평판도 안 좋은 영향을 미쳤다. 기술과 사람들 간의 관계는 이미 위태로웠다. 프라이버시 이슈가 줄곧 제기된 페이스북 같은 회사 때문에 접촉 추적 기술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았을 수도 있다. 페이스북은 접촉 알림 기술과 관련이 없지만 말이다.

만약 이 일이 테크 기업들의 평판이 나쁘지 않았을 때 일어났다면 어땠을까? 뉴욕주 접촉 알림 앱을 개발한 팀을 주도한 줄리 사무엘스(Julie Samuels)는 “나도 항상 그런 생각을 한다. 이번엔 완전히 반대 상황이었다”라고 말했다.

개인정보 보호는 그저 막연한 우려만은 아니였다. 흑인들과 같이 개인적인 경험이나 역사적인 피해 때문에 정부에 대한 불신이 깊은 그룹들은 접촉 추적을 위해 정부에 정보를 주는 것은 논의할 가치도 없다고 여긴다.

접촉 알림의 효과는 더 많은 사람들이 동참할수록 커지기 때문에, 신뢰를 얻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던 것이 큰 실수였던 것으로 보인다. 도입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먼저 신뢰의 기반을 쌓아야 하고, 이렇게 쌓아 올린 기반은 접촉 추적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준다.

미국 비영리단체 리졸브 투 세이브 라이브즈(Resolve to Save Lives)의 코로나19 대응 책임자 스테파니 메이필드(Stephanie Mayfield)는 “바이러스는 사람을 가리지 않는다”며 “우리가 서로를 돕지 않는다면, 모두 피해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과 구글의 시스템과 같이 개인 정보보호가 우선시 된 경우에도 문제는 있었다. 접촉 추적 시스템은 사용자의 신원을 기반으로 위치 정보를 수집하지 않는다. 대신 블루투스를 사용해 근처의 같은 앱을 사용하는 휴대폰들에게 정보를 보낸다. 하지만 이 방법은 확진자가 나왔을 경우 알림으로 이어지기까지 과정이 너무 복잡하기 때문에, 공중 보건 전문가들이 클러스터가 어디서 형성되는지와 코로나19가 어떻게 퍼지는지 정보를 얻기 어려웠다.

접촉 추적 알림 기술은 개인정보에 대한 우려 외에도 실용성 문제도 있었다. 가장 감염 위험이 높은 사람들이 앱을 실행하기 위한 스마트폰을 보유하고 있을까? 주 경계, 또는 국가 간의 경계를 넘으면 어떻게 작동할 것인가? 애초에 테스트를 충분히 했는가?

이 시스템을 만든 사람들도 이것이 결정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런 문제들은 기술이 아무리 좋은 의도로 만들어져도 문제 해결 실패할 수 있다는 점을 일깨워 주었다.

접촉 추적은 여러 전략들을 겹쳐 사용하는 ‘스위스 치즈 모델’의 일부일 때 최고의 성능을 보인다. 각 방법에는 구멍이 있을 수 있지만, 여러 개가 모이면 단단한 블럭이 형성된다.

조지 W. 부시 정부의 미래 질병 대책 설립 팀의 일원이었던 라지브 벤케이야(Rajeev Venkayya)는 “이 전략을 제대로 실행한다면 질병을 즉시 멈출 수도 있다”고 말한다.

코로나19의 경우에는 복합적인 테스팅, 효과적인 접촉 추적, 그리고 사회적 거리두기 전략이 이해 해당한다. 하지만 이런 전략 중 소수만 활용되었기 때문에 바이러스는 급속도로 전파되었다. 바이러스가 이미 빠르게 퍼지는 상태에서는 접촉 추적만으로는 부족하다.

앞으로의 전망

단점들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접촉 추적 기술은 여전히 미래가 있을 수 있다. 여러 백신들이 개발됨에 따라 확진자 수가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 벤케이야에 의하면 이 시점에서는 활발한 테스팅과 접촉 추적 등, 사용 가능한 모든 옵션들을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코로나19 상황을 따라가고 피해를 제한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바이든 정권이 동향 파악을 끝내는 지금, 국가적인 접촉 추적 앱 사용 추진 등 연방 및 국가 차원의 솔루션이 정답의 일부일 수도 있다. 블루투스 비콘, 추적 팔찌, 직장과 카페 등에 출입할 때 스캔하는 QR코드 등과 함께 말이다.

하지만 이 전세계적 노출 알림 실험에서 배울 점이 있다면, 그것은 기술보다는 기술의 도입과 관련 있을 것이다. 접촉 추적 도입 과정에서 일어난 많은 문제를 통해 이러한 대유행에 맞서기 위해 혁신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신뢰를 구축하고, 접근성과 형평성을 증대시키고, 복잡한 시스템에서 기술의 위치를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알게 되었다.

발전을 위해서는 앞을 내다 봐야 한다. 하지만 접촉 추적 기술에서 볼 수 있듯, 우리의 지난 발걸음을 되돌아 보는 것 또한 그만큼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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