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분 만에 읽는 전기차 배터리 작동원리와 전망
전기 승용차와 전기 트럭이 공도를 누비는 시대가 왔다. 전기차의 동력이 되는 배터리는 이제 가장 중요한 부품으로 차량 가격에서도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배터리는 청정 운송의 가능성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지정학적 힘과 산업의 지배구조, 환경보호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광범위한 변화를 가져왔다.
최근 업계 예측에 따르면 2030년까지 미국 신차 판매의 절반 이상을 전기차가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 배터리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고려해 향후 10년간 테슬라의 기가팩토리(Gigafactory) 규모의 설비가 90개 더 필요하다는 추정도 나왔다.
스마트폰에도 들어가는 리튬이온(lithium-ion) 배터리는 전기차의 가장 대중적인 동력원이다. 리튬은 반응성이 뛰어난 화학물질로 이를 사용해 만든 배터리는 고전압을 수용하고 충전력이 우수하다. 또 효율적인 고밀도 상태로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제작 비용이 감소하는 반면 성능이 향상되고 있기 때문에 향후 전기차에서도 우위를 점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일반적인 전기차의 배터리 무게는 약 1,000파운드(약 454kg), 배터리 제조 비용은 약 1만 5,000달러(약 1,900만 원)다. 완충 시 일반적인 가정을 기준으로 수일간 차량을 운용할 수 있다. 충전 용량은 시간이 지나면서 줄어들지만, 보통 10년에서 길게는 20년까지 사용할 수 있다.
하나의 배터리는 수백 개, 또는 수천 개 리튬이온 전기화학 배터리 셀의 집합체다. 배터리 셀은 실린더 또는 주머니 모양을 하고 있으며 약간 무른 재질이다. 배터리 셀은 니켈, 망간, 코발트 등 산화물 소재로 만드는 양극, 흑연으로 만드는 음극, 그 사이를 채운 액체물질인 전해질로 구성된다.
배터리 셀에서는 리튬의 화학반응이 일어난다. 외각전자에 느슨하게 고정된 리튬은 쉽게 분리되며 리튬이온(외각전자가 없는 원자)을 남긴다. 이온과 전자들이 움직이면서 배터리는 충전과 방전을 거듭하게 된다.
배터리를 충전할 때 외부에서 유입된 전류는 양극의 리튬이온 원자로부터 전자를 분리한다. 분리된 전자는 외부 회로를 통해 음극으로 흐른다. 음극은 보통 가격이 저렴하고 에너지 밀도가 높으며, 오래 사용할 수 있는 흑연으로 만든다. 이온화된 리튬 원자는 전해질을 통해 음극으로 흘러 전자와 재결합한다.
배터리를 사용할 때는 이 과정이 반전된다. 음극의 리튬 원자는 다시 전자에서 분리돼 이온화된 상태에서 전해질을 통해 양극으로 흐르고, 전자도 외부 회로를 통해 양극으로 흐른다. 이 과정에서 배터리가 전기모터에 에너지를 공급한다.
최근 전기차의 확대로 배터리 원료가 되는 광물의 수요가 폭증했다. 리튬을 추출하는 화합물인 탄산리튬 가격은 2010년부터 2020년까지 10년 동안 비교적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했으나, 2020년부터 2022년까지 2년 사이에 전 세계적으로 새로운 투자가 불붙으면서 거의 10배가량 뛰었다. 현재 미국에서만 수십 개의 배터리 공장이 세워지고 있고 수많은 광산 채굴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그러나 배터리 원료를 찾는 과정은 대규모의 환경적, 정치적, 사회적 비용을 수반한다.
배터리 양극의 원료 중 하나인 코발트는 어린이 노동 및 강제 노동으로 악명 높은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수입한다. 미국에 공급되는 코발트 대부분이 원주민들의 땅에서 채굴된다. 리튬의 주요 생산국인 칠레는 다국적 기업들로부터 생산 통제권을 다시 찾고 싶어 한다. 한편 광산 회사와 사업가들은 해저에서 광물을 채굴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 계획은 외부의 영향에 취약하고 아직까지 많은 부분이 베일에 싸인 바다 생태계를 파괴할 위험이 있다. (칠레는 해저 채굴의 유예를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배터리 제조사들은 구하기 어려운 금속 사용을 줄이고 재활용 비중을 늘리기 위해 노력한다. 스타트업과 자동차 제조사들도 원료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제조 효율성을 높이는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앞다퉈 나섰다. 새로운 세대의 리튬이온 배터리는 더 이상 코발트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다. 과학자들은 값싸고 흔한 원료들로 만들어진 나트륨황(sodium-sulfur) 배터리와 이름 그대로 액체 전해질을 고체 화합물로 대체하는 전고체(solid-state) 배터리를 실험하고 있다. 이러한 실험을 통해 더 가볍고 안정적이며, 빠르게 충전되는 대체 배터리가 만들어질 것이다.
예측에 따르면 전기차는 불과 몇 년 사이에 내연기관 차량과 비슷한 가격을 갖추고 더 대중화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배터리 제조 업계가 급속히 확장 및 통합되고 많은 실험이 이루어지리라 예상한다. 많은 국가와 기업이 이 업계를 지배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기 때문이다. 배터리 셀의 양극과 음극을 순환하는 작은 이온들의 여행은 향후 10년 자동차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여정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