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quest to re-create nature’s strongest material

자연에서 가장 강력한 소재를 재창조하기 위한 탐구

삿갓조개 이빨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소재가 세상에서 가장 견고한 인공 소재만큼 내지 그 이상으로 뛰어난 성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오랫동안 거미줄은 지구상에서 가장 강도가 높은 생물학적 소재로 인정받았고, 전 세계 연구자와 스타트업들은 여기서 영감을 받아 인공 거미줄 생산에 나섰다. 하지만 얼마 전 거미는 서유럽 해안을 점령한 삿갓조개에게 가장 강력한 소재를 만드는 생물 자리를 내줬다.

바위 지역에 붙어사는 삿갓조개는 치설(齒舌·radula)로 바위에 난 흔적을 긁어낸다. 치설은 부족류를 제외한 연체동물(Mollusca)의 구강에서 볼 수 있는 톱 비슷한 줄 모양의 대상물로 키틴질(chitinous substance)로 된 작은 이빨이 많이 붙은 혀를 말한다. 치설은 구강에서 내밀어 먹이를 긁어내는 일을 한다. 키틴질은 갑각류나 곤충류의 외골격 또는 단단한 피부를 형성하는 물질이다.

이렇게 보면 삿갓조개 이빨의 강도가 높다는 걸 진작부터 짐작할 수 있었지만, 2015년이 되어서야 과학자들이 그것의 인장 강도(tensile strength·재료가 부러지지 않고 견딜 수 있는 최대 응력)를 측정해 객관적 수치로 표시할 수 있었다. 결과는 약 5기가파스칼(Gpa)로 모든 천연 재료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삿갓조개의 이빨이 놀라운 기계적 특성을 띨 수 있는 건 곤충과 갑각류 같은 유기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키틴(chitin)으로 된 유연한 지지체가 산화철의 일종인 침철석(goethite) 나노 결정으로 강화된 복합 구조라서다.

이러한 소재의 강도를 활용하면 몇 가지 기계공학적 과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15년 연구에 참여한 이탈리아 트렌토 대학교 소속의 니콜라 푸뇨(Nicola Pugno) 연구원은 “그러한 소재의 강도를 이용하면 몇 가지 기계공학적 도전들에 대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면서 “소재의 강도와 인성 때문에 제한되는 기술 응용 분야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더 약하고 깨지기 쉬운 소재는 물체의 수명을 제한하고, 더 극단적인 용도로 새로운 것을 만들 수 없게 만든다”면서 “특정 시점이 되면 소재가 한계에 도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별히 강한 천연 소재를 복제하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지만 그런 방법을 찾아내기가 만만치 않다. 중국 톈진에 소재한 난카이 대학교에서 인공 거미줄을 연구하는 준펭 리우(Zunfeng Liu) 연구원은 “먼저 실험실에서 매우 미세한 구조를 재현한 다음에 산업 제조와 흡사한 생산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영국 포츠머스 대학교 연구진은 흥미로운 접근 방식을 통해 최초의 인공 삿갓조개 이빨을 만들어냈다. 연구진은 ‘전기방사(electrospinning)’로 키틴 지지체를 만든 다음에 삿갓조개의 이빨에서 추출한 세포 배양액을 사용해 산화철 결정을 추가했다. 전기방사란 폴리머를 유기용매를 이용해 액체 상태로 녹인 다음 고전압을 걸어 전기적 힘을 이용해 방사되는 섬유를 제작하는 방법이다.

연구의 수석 저자인 로빈 럼니(Robin Rumney)는 “솔직히 말해 이 방법이 이렇게 잘 작동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럼니와 그의 동료들은 현재 방탄복 제작을 목표로 인공 삿갓조개 이빨을 개선하고 생산량을 늘리는 작업을 병행해 진행하고 있다. 연구가 성공한다면 삿갓조개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방탄복은 독성 제조 공정이 필요하고 재활용이 어려운 케블라(Kevlar)로 만든 현재의 방탄조끼보다 더 강력하고 지속 가능한 대안이 될 수 있다. 또한 럼니는 언젠가 어업에서 폐기물로 버려지는 엄청난 양의 키틴을 이용해 지속 가능한 플라스틱 대체재를 생산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현재 럼니는 최근 영국 남극 연구소(British Antarctic Survey)에서 받은 선물인 황금색의 금속 이빨을 가진 다른 종의 삿갓조개를 분석하는 데 매진하고 있다. 통상 실험실에서 금속 화합물을 생성하려면 극단적인 온도가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삿갓조개는 영하 2°C 아래서도 실험할 수 있다는 건 놀라운 일이다. 럼니는 “바닷물에서 금속을 추출하는 이 기술을 응용할 수 있다면 유용한 금속과 깨끗한 물을 모두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글의 저자인 Fanni Daniella Szakál은 유럽에서 활동하는 해양 생물학자이자 과학 저널리스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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