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PINION] 윤리적으로 확보 가능한 ‘예비 인체’가 가져올 의학 혁명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의학적 돌파구가 발견됐다는 소식은 자주 들려오는데, 왜 그 성과가 인간을 위한 치료제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까? 임상시험에 진입한 수많은 신약 가운데 실제로 승인을 받는 약물은 왜 극소수에 불과할까? 장기 이식 대기 명단은 어째서 이토록 길기만 할까?
이처럼 의료계가 직면한 여러 구조적 난제는 하나의 공통된 원인에서 비롯된다. 바로 ‘윤리적으로 확보된 인간의 몸’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이다.
인간의 몸을 일종의 자원처럼 표현하는 것이 불편하게 느껴질 수는 있다. 그러나 인체 유래 생물학적 자원이 현대 의학에서 필수적인 ‘자원’으로 여겨지고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리고 이 자원의 만성적인 부족 현상이 의학 발전을 가로막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수급 불균형은 장기 부족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리고 현재 미국 내에서만 10만 명이 넘는 환자가 장기 이식을 기다리고 있다. 또한 이러한 현상은 의료 연구가 인간이 아닌 동물 실험에 과도하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야기한다.
그러나 동물 실험은 인간의 생리적 특성을 온전히 재현하기 어렵고, 감각과 의식을 지닌 생명체에게 고통을 가한다는 점에서 윤리적 논란도 피할 수 없다. 게다가 모든 실험 약물은 결국 살아있는 인간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통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받아야 한다. 이러한 임상 과정은 막대한 비용과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데다 환자에게 해를 끼칠 위험을 동반한다. 게다가 실제로 최종 승인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15%도 채 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