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se underwater cables can improve tsunami detection

쓰나미 발생 경보를 앞당길 해저 SMART 케이블

통신사들은 오랫동안 그들의 해저 케이블에 과학 연구용 센서 장착을 반대해 왔지만, 이제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남태평양의 섬들로 이루어진 나라 바누아투(Vanuatu). 이곳의 주민들은 홍수에 익숙하다. 해저에서 쓰나미(tsunami, 지진해일)를 유발하는 지진이 자주 발생하기 때문이다. 

쓰나미 발생 경보가 개선되면 주민들은 높은 곳으로 대피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고 그렇게 되면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파도를 감지하도록 설계된 심해 부표는 전 세계 65개에 불과한 데다 서로 멀리 떨어져 있어서 바누아투에 신속하게 경보를 제공하기가 쉽지 않다. 

이에 유엔(UN)은 ‘과학 모니터링 및 신뢰할 수 있는 통신(Science Monitoring and Reliable Telecommunications, 이하 SMART)’ 해저 케이블 추진을 위한 합동 태스크포스를 발족했다. 이 태스크포스의 목표는 새로운 상업용 해저 통신 케이블에 압력, 가속도, 온도를 측정하는 간단한 센서를 장착해 쓰나미 경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센서는 광섬유 케이블의 신호 중계기(신호 증폭용 장비가 든 방수 실린더로 케이블의 약 50km마다 설치됨)에 추가될 수 있다. 케이블은 센서에 전력을 공급하고 동시에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게 해 준다. 이를 통해 과학자들은 전례 없는 규모로 해저 정보를 수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쓰나미 발생 가능성에 대한 데이터를 지금보다 훨씬 빠르게 전달할 수 있다. 

해저 케이블에 센서를 부착하는 것이 새로운 발상은 아니다. 태스크포스의 의장을 맡은 하와이 대학교의 브루스 하우(Bruce Howe)는 오아후 섬 북쪽으로 100km 떨어진 곳에서 버려진 통신 케이블을 이용한 ‘세계에서 가장 깊은’ 과학 관측소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연간 50억 달러(약 6조 7,000억 원) 규모의 해저 통신 사업을 운용하는 통신사의 고가 장비에 과학 연구용 센서를 장착할 수 있도록 설득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지난 10년 동안 고된 싸움을 이어왔다고 하우는 설명했다. 

가장 어려운 부분은 수십 킬로미터 아래의 심해 환경에서 중계기가 압력을 버틸 수 있도록 보호하는 것이다. 중계기로부터 전력을 공급받아서 통신할 수 있는 외부 센서를 추가할 경우, 설계는 더더욱 복잡해진다. 그러나 지난해 미국 국립과학재단의 후원을 받은 스타트업, 서브시 데이터 시스템즈(Subsea Data Systems)는 이를 가능하게 한 중계기의 프로토타입을 개발했다. 올해 시칠리아 해안에 이 회사가 개발한 3개의 테스트용 중계기가 배치되며 본격적인 시연에 들어갈 예정이다. 다른 국가와 기업도 이러한 변화에 동참하고 있다. 최근 대형 통신 케이블 기업, 알카텔(Alcatel)은 2025년까지 SMART 케이블 기술을 준비하겠다고 발표했다. 같은 해, 포르투갈도 리스본, 마데이라 섬, 아조레스 섬을 연결하는 1억 5,000만 유로(약 2,200억 원) 규모의 SMART 케이블 프로젝트, CAM에 착수할 계획이다. 유럽연합은 SMART 케이블 프로젝트를 포함해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1억 유로(약 1,400억 원)의 예산을 할당했다. 

현재 바다에 대한 연구는 주로 연구선이나 우주에서 수행된다. 연구 역량 개선에 관심을 가진 과학자들에게 이러한 변화는 매우 고무적이다. 

SMART 케이블 기술이 바누아투와 이웃 섬나라 뉴칼레도니아(New Caledonia)에서 쓰이면 공공 안전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이 두 작은 나라는 한 지각판이 다른 지각판 아래로 밀려들어가는 섭입대(subduction zone) 양측에 위치하고 있어 지진과 쓰나미가 자주 발생한다. 주민들은 쓰나미가 발생하기 고작 몇 분, 심지어 몇 초를 앞두고 경보를 받는다. 지난해 12월, 시카코에서 열린 미국 지구물리학 협회 컨퍼런스에서 태스크포스는 새로운 모델링을 시연했다. 이 모델링에 따르면 섭입대를 가로지르는 SMART 케이블을 설치함으로써 경보 시간을 12분까지 앞당길 수 있다. SMART 케이블은 바누아투가 세계와 소통하는 두 번째의 고속 연결선도 될 수 있다. 지난해 통가에서 해저화산 폭발로 나라의 유일한 통신 케이블이 끊겼을 때처럼 통신이 마비되는 사태를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태스크포스의 일원이자 유네스코와 미국 국립해양대기청이 합동 발족한 국제 쓰나미 정보센터 책임자인 로라 콩(Laura Kong)은 “5분이나 10분이라도 시간을 더 벌 수 있다면 큰 차이가 생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구원들은 SMART 케이블에 큰 기대와 장대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바누아투와 뉴칼레도니아 외에도 뉴질랜드, 지중해, 스칸디나비아, 심지어 남극 대륙에서도 프로젝트 진행을 제안하고 있다. 

태스크포스 의장 하우는 “기후 연구와 조기 경보를 위해 해저를 탐구하는 장기적인 비전을 향해 첫발을 내디뎠다”라며 “심해에 이러한 연구의 장이 열린 것은 최초”라고 강조했다. 

크리스티안 엘리엇(Christian Elliott)은 시카고의 프리랜서 과학 저널리스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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