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were promised smaller nuclear reactors. Where are they?

소형 모듈 원자로로 본 원자력의 미래

소형 모듈 원자로는 원전 설치 비용을 낮추고 건설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소형 모듈 원자로는 기나긴 규제 절차 속에서 수차례의 일정 연기와 비용 증가의 상황을 맞고 있다.

우리는 지난 10년 동안 소형원자로가 원자력의 미래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거라는 전망을 접했다.

소형 모듈 원자로(Small modular reactor, SMR)는 작은 크기 덕분에 기존 원자력의 주요 문제점 중 일부를 해결할 수 있어 발전소 건설을 위한 시간 및 비용을 절감하고 운영상의 안정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어쩌면 우리는 이러한 미래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을지도 모른다. 미국 오리건주에 위치한 소형 모듈 원전기업 뉴스케일(NuScale)은 최근 원자로 설계에 대한 미국 연방 정부의 최종 승인을 획득, 지난 1월 개발 중인 SMR과 관련해 몇 가지 주요한 성과를 거뒀다. 카이로스 파워(Kairos Power)와 GE 히타치 뉴클리어 에너지(GE Hitachi Nuclear Energy)와 같은 다른 SMR 기업도 상업용 SMR 개발에 힘쓰고 있는 가운데 뉴스케일의 원자로는 최초로 정부 승인을 받는 데 성공하며 미국 내 자체 원자로를 건설하기 위한 최종 단계 중 하나를 통과했다.

뉴스케일이 건설할 예정인 SMR은 건설 및 관리가 용이한 발전소에서 시간과 장소 구애 없이 필요에 따라 공급할 수 있다. 이 기술은 석탄을 포함한 화석 연료로 가동되는 발전소를 대체하여 기후 변화 억제에 기여할 수 있다.

그러나 SMR이 원자력 발전소의 건설 일정을 앞당길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진행 단계는 일정 지연과 비용 인상 소식으로 가득하다. 뉴스케일이 목표를 달성하기까지는 아직도 몇 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소형 모듈 원자로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건설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규제가 완화되어야 하는지를 알 수 있다.

원자력 설비의 소형화 추세

뉴스케일 SMR의 발전 원리는 오늘날 원자력 발전소에서 사용되는 발전 과정과 유사하다. 원자로는 가압된 핵의 원자가 분열되며 열이 방출된다. 이 열을 이용하여 물을 증기로 변환하고 이 증기는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한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바로 원자로의 크기다.

과거에 원자력 발전소는 수십억 달러의 비용이 소요되는 이른바 거대 프로젝트였다. 미국의 원자력 중심 싱크탱크인 원자력혁신연합(Nuclear Innovation Alliance, NIA)에서 프로젝트 관리자로 일하고 있는 패트릭 화이트(Patrick White)는 “10억 달러(한화 약 1조 3,040억 원)가 넘으면 프로젝트가 추진력을 잃게 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현재 미국 조지아주에서는 기존의 보글(Vogtle) 발전소에 발전기 2대를 추가로 설치하기 위한 공사가 진행 중이다. 예정된 발전기 2대는 각각 100만이 넘는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1,000메가와트 이상의 발전 용량을 갖게 된다. 원자로는 2017년에 가동을 개시할 예정이었으나 아직 감감무소식이다. 10년 전 건설이 시작된 이후, 프로젝트의 총 비용은 당초 예상액의 2배가 넘는 300억 달러(한화 약 39조 1,200억 원)로 급증했다.

이에 반해 뉴스케일은 발전 용량이 100메가와트 미만인 원자로 모듈을 건설할 계획이다. 이러한 모듈들이 발전소에 설치되면 발전 용량이 수백 메가와트 증가하는데, 이는 보글 발전소의 발전기 1대의 발전용량보다 낮은 수치이다. 수백 메가와트 용량의 SMR 발전소는 미국 내 평균 규모의 석탄 화력 발전소와 유사하게 수십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하게 된다.

보글 발전소는 면적이 3,000에이커(약 367만 평)가 넘는 부지 위에 설립되었지만, 뉴스케일의 SMR 프로젝트에 필요한 토지 면적은 약 65에이커(약 8만 평)에 불과하다.

소규모 원자력 시설은 건설이 보다 수월하고 기업들이 원자로 설계를 표준화함에 따라 비용 절감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Massa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 MIT) 첨단 원자력 시스템 센터(Center for Advanced Nuclear Energy Systems)의 대표인 자코포 본조르노(Jacopo Buongiorno)는 “표준화는 SMR의 대표적인 이점이다. 소규모 원자력 발전소의 건설 작업이 일정하고 정형화된 프로젝트로 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형 원자로는 냉각 상태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시스템과 비상 정지 시스템의 구조가 단순하기 때문에 안전성도 강화할 수 있다.

불필요한 규제 완화

이 모든 잠재적 이점의 문제는 아직 해당 이점들이 실현되지 못한 채 가능성 단계에만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2021년 최초로 SMR을 전력망에 연결한 중국을 포함하여 세계 몇몇 지역에서 시범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지난 1월, GE 히타치 뉴클리어 에너지는 미국 온타리오에 위치한 발전소에 대한 상업적 계약을 체결했으며, 해당 발전소는 2030년대 중반에 가동을 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스케일 역시 루마니아와 폴란드에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아직 미국에서 가동 중인 SMR은 없다. 이러한 현실은 미국의 독립 연방기관인 원자력 규제 위원회(Nuclear Regulatory Commission, 이하 NRC)가 운영하는 기나긴 규제 프로세스에 일부 기인한다.

원자력은 미국의 전력원 중 유일하게 자체 전담 규제 기관이 마련되어 있다. 추가 감독의 존재는 모든 세부 사항에 까다로운 검토 작업이 이뤄진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원자력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미국 에너지부(Department of Energy, 이하 DOE) 원자력국(Office of Nuclear Energy)의 차관보 캐스린 허프(Kathryn Huff)는 “SMR은 거대하고 복잡한 프로젝트”라고 평가한다. DOE는 SMR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하고 연구를 지원하지만, 원자력 관련 규제를 감독하지는 않는다.

뉴스케일은 2008년 규제 승인을 받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고 2016년 NRC에 공식 승인 신청서를 제출했다. 2020년 원자로 설계 승인을 받은 뉴스케일은 규제 절차를 이행하는 데 5억 달러(한화 약 6,520억 원)를 지출했으며 NRC에 증빙서류 약 200만 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NRC는 2년이 넘는 기간에 걸쳐 세부 사항 및 기관 내부의 투표 결과를 확인한 후, 지난 1월 뉴스케일의 원자로 설계에 대한 최종 결정을 발표했다. 최종 결정은 2월 21일 발효되었으며 50메가와트 전기를 생산하는 원자로 모듈에 대한 뉴스케일의 설계를 인증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최종 결정이 발표됨에 따라 뉴스케일은 원자로 부지의 승인을 받고 착공 전 최종 안전성 검토를 완료하는 일만 남게 되었다. 이론상으로 뉴스케일이 원자로 건설 전에 이행해야 하는 가장 까다로운 규제 단계를 통과한 셈이다.

본조르노는 이는 “중대한 사건이며 이정표로 기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앞으로 남은 일들을 적게 잡는 것은 큰 실수가 될 것이라며 “NRC에 관한 한 어떤 일도 빠르거나 쉽게 진행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문제도 있다. 뉴스케일은 원자로 모듈을 수정하고 싶어 한다. 뉴스케일이 기나긴 규제 과정을 거치는 동안 연구원들은 원자로 설계 작업을 계속 진행했다. 그 결과 뉴스케일은 제출 및 기획 과정에서 원자로 성능의 개선 가능성을 발견했다.

뉴스케일의 공동 설립자이자 최고기술책임자(CTO)인 호세 레예스(Jose Reyes)는 “우리는 크기가 같은 동일한 원자로를 사용하여 더 많은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뉴스케일은 각 모듈에서 50메가와트가 아닌 77메가와트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고 말한다.

회사는 계획을 변경했다. 뉴스케일은 미국 아이다호 국립 연구소(Idaho National Laboratory)에 건설할 첫 번째 발전소에 6개의 고용량 원자로를 일괄 설치하여 발전소 용량을 총 462메가와트로 설정할 예정이다.

향상된 전력 등급에 대해 약간의 조정이 필요하지만, 모듈 설계는 기본적으로 동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스케일은 NRC에 조정된 계획을 다시 제출해야 했으며, 이 작업은 지난 1월에 이뤄졌다. 레예스는 변경된 계획이 NRC의 승인을 받아 뉴스케일이 부지 승인 단계로 넘어갈 때까지 최대 2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한다.

앞으로 남은 머나먼 여정

지난 2017년, 뉴스케일은 2026년까지 아이다호의 첫 번째 발전소를 가동하고 전력망용 전기를 생산할 계획을 세웠다. 이 일정은 2029년으로 연기된 상태다.

한편, 규제 절차가 처음 시작된 시점과 비교하면 전력 생산 비용이 많이 증가했다. 지난 1월 뉴스케일은 아이다호 발전소 프로젝트의 전력 가격이 메가와트시(megawatt-hour, MWh)당 58달러(한화 약 7만 6,000원)에서 89달러(약 11만 6,000원)로 인상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태양열, 풍력, 대부분의 천연가스 발전소 등 오늘날 사용 중인 대부분의 전력원에 비해 비싼 수준이다.

대규모 연방 투자액을 제외한다면 가격 인상 폭은 훨씬 더 높아질 것이다. 미국 에너지부는 이미 SMR 프로젝트에 10억 달러(한화 약 1조 3,040억 원)가 넘는 금액을 투자했고, 2022년 통과된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에는 원자력 발전소에 대한 세액공제액이 MWh당 30달러 포함되어 있다.

인플레이션이 철강 및 기타 건축 자재 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금리도 상승하면서 수많은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의 비용이 증가했다. 그러나 본조르노는 이러한 비용 증가가 최초로 시도되는 엔지니어링 프로젝트에서 자주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설명한다. “기업은 빠른 성과 달성과 저렴한 전력 생산을 약속하지만, 이러한 초기 설비는 언제나 일정보다 약간 뒤처지고 약간의 예산 초과를 수반한다.”

가격 인상이 장기화되면 참여자들이 뉴스케일의 프로젝트를 탈퇴하면서 위험한 상황이 초래될 가능성도 있다. 본조르노는 건설 중인 SMR에 대해 “실제 작동되는 모습을 보기 전까지 사실로 믿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DOE의 허프는 “SMR의 진정한 잠재력은 두 번째, 세 번째, 다섯 번째, 그리고 100번째 원자로를 건설하는 단계가 되어서야 실현될 것이며, 관련 기업과 규제 당국 모두가 그러한 상태에 더 빨리 도달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SMR의 이점은 화석 연료 없이도 전기를 공급하는 원자로가 가동되기 전까지 모두 이론에 불과하다.

허프는 “전자가 전력망을 타고 이동하는 순간 진정한 현실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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