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천억 달러가 투자된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일으킨 변화

지난해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제정되면서 기후 변화 문제 해결을 위한 기술 개발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결정된 후 어떤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지 알아보자.

필자는 지난 1년 동안 기후 관련 기술에 관해 대화를 나누면서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언급하지 않은 적이 단 한 번도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이는 예외적인 경우일 것이다. 기후 담당 기자로서 언제나 기후 변화에 대해 고민하는 집단에 속해 있지만, 모든 사람이 필자와 같은 것은 아니다. 아직 이 법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다고 해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최근 진행된 여론 조사에 따르면 미국 국민의 71%가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대해 거의 또는 전혀 들어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이러한 상황에 놓인 사람이 또 있을 가능성을 고려해 다음과 같이 법안의 주요 내용을 정리해 봤다.

  • 흔히 IRA로 약칭
  • 2022년 8월 16일 조 바이든 대통령이 법안에 서명하면서 발효
  • 기후 변화에 대한 자금 지원 약 3,690억 달러(한화 약 482조 6,150억 원) 포함
  • 보조금, 대출, 다양한 세금 공제 등으로 구성

이 법에는 막대한 규모의 자금이 투입되며, 약 1년 전 법안이 최초 발효된 후 기후 관련 분야에서 종사하는 사람들은 이 법이 궁극적으로 가져올 효과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다.

필자는 최근 IRA 발효 후 1년이 지난 시점에 미국의 기후 관련 기술 정책을 분석한 기사를 썼다. 오늘 기사에서는 이 획기적인 기후 법이 현재까지 거둔 성과와 앞으로의 변화 방향에 대해 알아본다.

제조 부문

과거: 필자와 동료 제임스 템플(James Temple)은 2022년 7월 말 당시 법안에 불과했던 인플레이션 감축법의 초안이 공개되자마자 이 법에 대한 기사를 작성했다. 당시 이 법이 미국 내 기후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점은 분명했다.

서드 웨이(Third Way)의 기후 및 에너지 프로그램 책임자인 라이언 피츠패트릭(Ryan Fitzpatrick)은 이 법안이 미국 제조업을 활성화하고, 전환기의 직업 부문을 지원하며, 보다 친환경적이고 현대적인 에너지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데 필요한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고안된 야심 차고 정치적으로 실용적인 법안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 법이 미국 역사상 가장 막대한 규모의 투자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대규모 자금 지원이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미국 제조업에서 상당한 경기 부양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징후들이 목격된다. 많은 기업이 청정 기술 개발을 위해 미국 내 신규 제조 시설에 대한 막대한 투자를 발표하면서 IRA를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미국 최대 규모의 태양광 패널 제조업체 퍼스트 솔라(First Solar)를 예로 들면 이 회사는 지난해 IRA가 법으로 제정된 지 단 2주 만에 공식 발표에서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미국에서 공장 운영을 확장하고 남동부 지역에 12억 달러(한화 약 1조 2,060억 원) 규모의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공약했다. 몇 주 전 퍼스트 솔라는 설비 규모를 더욱 확충하고 10억 달러(약 1조 3,350억 원) 규모의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추가로 발표했다.

IRA가 법으로 제정된 이후 기업들은 현재까지 기후 기술과 관련이 있는 제조 부문에 총 760억 달러(약 101조 4,600억 원)가 넘는 민간 투자 의사를 밝혔다.

전기차 부문

과거: 초기에는 전기차의 세액 공제에 제한 요건이 부과되면서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차량 수가 제한되어 법의 효과가 한정적일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에서는 새로 제조된 전기차가 미국(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한 국가)에서 생산한 원자재 및 배터리로 제작된 경우 소비자가 해당 차량에 대해 최대 공제액인 7,500달러(약 1,001만 원)를 받을 수 있다고 규정한다. 세액 공제에 대한 이러한 규정의 취지는 미국의 배터리 관련 광물, 부품 및 전지 생산을 늘리는 것이었다. 당시에는 관련 규정들이 모두 어떻게 해석될지, 그리고 얼마나 제한적인 영향을 미칠지가 명확하지 않았다.

현재: 전기차 세금 공제와 관련된 효과는 어느 정도 분명해졌고 세금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차량의 범위를 제한한 것은 미국 당국의 가장 큰 실수로 보인다. 하지만 이 외에도 이 주요 프로그램과 관련해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의문이 남아 있다.

즉, 인플레이션 감축법에서는 2024년부터 공급망에 ‘우려 국가’가 포함된 전기차를 세금 공제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규정한다. 이 용어는 아직 명확히 정의되지 않았지만 전기차 공급망의 여러 부분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중국이 이 범주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온실가스 배출 부문

과거: 지난해 전문가들은 IRA가 2030년까지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 수준보다 40% 줄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는 미국 내 실제 온실가스 감축 추세를 근거로 한 감축 예상치(약 30~35% 감축)보다는 높지만, 국제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미국이 감축해야 할 수치(50% 감축)보다는 낮다.

모델링 전문가들이 수천억 달러를 투자했을 때의 얻을 수 있는 온실가스 감축량을 예측하는 과정은 꽤 골치 아픈 작업이었다. 그래서 필자는 지난해 IRA와 같은 경제적 정책의 효과를 예측하기가 까다로운 이유에 대한 기사를 통해 복잡한 계산 과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 여러 전문가의 의견도 들어봤다.

당시 전문가들은 전기차와 태양광 패널의 가격이 낮아지면 그 사용량이 증가할 것이고 이러한 제품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얼마나 줄이는지 알고 있다고 가정했다. 하지만 이들은 여전히 복잡한 요소가 많다는 점도 지적했다. 예를 들어, 사람들이 항상 합리적으로 행동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이미 신제품들의 가격이 상당히 낮아지고 상황에서 정책이 소비자들의 수요를 늘리는 데 얼마나 기여할 것인지를 파악하는 것 역시 어려울 수 있다. 이러한 한계는 예측 결과를 받아들일 때 어느 정도 주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현재: IRA 정책이 온실가스 감축에 미치는 효과에 관한 의견은 여전히 대부분 예측치에 불과하다. 이 모든 자금이 기후변화 문제를 얼마나 실질적으로 해결하는지에 관해서는 한동안 정확한 답을 내릴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제조 및 전기차 활용과 관련해 관측되는 초기 징후는 매우 긍정적이다.

IRA가 얼마나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그리고 이 획기적인 법안의 다음 단계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려면 IRA 제정 1주년을 맞아 작성한 기사를 읽어보기 바란다.

관련 기사

현재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자문위원회에서 수석 경제학자로 활동하고 있는 조나스 남(Jonas Nahm)이 지난 11월 기고한 기사는 IRA가 기후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과 경제적 성공을 어떻게 연계할 수 있는지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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