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s next for quantum computing

What’s Next #3: 2023년 양자 컴퓨팅 전망

그동안 양자 컴퓨팅 업계는 큐비트 프로세서의 기록에만 주목했었다. 그러나 이제 한 단계 더 나아가 하드웨어의 실용성을 높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목표를 추진하고자 한다.

2023년 양자 컴퓨팅 업계는 새로운 하드웨어 출시보다 연구자들이 수년간 노력한 연구 성과 발표에 더 주목한다. 양자 컴퓨팅의 기술 저변이 세계적으로 확대되면서 양자 칩을 연결한 양자 통신 등장과 양자 시스템의 오류 처리 방식에도 새로운 변화가 있을 예정이다. 

지난 수년간 양자 컴퓨팅 관련 기사들은 신기록을 경신한 시스템에 대한 내용이 전부였다. 구글과 IBM의 연구원들은 누가 무엇을 달성했는지, 그것이 노력할 가치가 있는지 등을 두고 설전을 벌여왔다. 하지만 이제는 누가 가장 큰 프로세서를 가졌는지 논쟁을 벌여야 할 시기는 지났다. 업계는 입을 다물고 현실을 직시하기 시작했으며 갑자기 모두 철든 어른처럼 행동하고 있다. 

IBM이 과거에서 벗어나려는 연구원들의 생각을 반영이라도 하듯 2023년 한 프로세서의 발표를 예고했다. 이 프로세서는 양자 비트 즉, ‘큐비트(qubits)’의 숫자를 강조하는 추세를 따르지 않는다. 큐비트는 양자 컴퓨터의 기본적인 연산 단위로 초전도 회로(superconducting circuitry), 이온 트랩(trapped ions), 빛의 양자 입자인 광자(photons) 등의 다양한 기술을 통해 만들어진다. 

IBM은 오랫동안 초전도 큐비트(superconducting qubits)의 개발을 추진했고 지난 몇 년 동안 하나의 칩에 담을 수 있는 큐비트 숫자를 꾸준히 늘려왔다. IBM은 2021년 127 큐비트 프로세서를 공개해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2022년 11월에 433 큐비트 프로세서 오스프리(Osprey)를 선보였고 2023년에는 1,121 큐비트 프로세서 콘도르(Condor)를 공개할 계획이다. 

그러나 IBM이 올해 함께 선보일 헤론(Heron)은 133 큐비트 프로세서다. 기존과 비교해 확연하게 줄어든 숫자가 눈에 띄지만, IBM은 오히려 헤론의 큐비트가 최고의 품질을 갖췄다고 강조한다. 무엇보다 각각의 칩을 다른 헤론 프로세서에 직접 연결할 수 있는 기술이 결정적이다. 이 기술은 기존의 단일 양자 컴퓨팅 칩에서 복수의 프로세서가 연결된 ‘모듈형(modular)’ 양자 컴퓨터 시대로의 전환을 예고한다. 헤론으로 인해 양자 컴퓨터의 규모가 엄청나게 확장될 것이다. 

헤론은 양자 컴퓨팅 산업의 큰 변화를 나타내는 신호다. 일부 전문가들은 최근 몇 가지 혁신적인 발견과 적극적인 로드맵 구축, 풍부한 자금 지원 덕분에 예상보다 빠르게 범용(general-purpose) 양자 컴퓨터를 볼 수 있으리라 예측한다. 캐나다 워털루 대학교(University of Waterloo)의 양자 컴퓨팅 연구소 부소장 미셸 모스카(Michele Mosca)는 “전반적으로 상황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 전문가들이 발전을 예상하는 몇 가지 분야를 알아보자. 

양자 컴퓨터 간 연결

IBM의 헤론 프로젝트는 모듈형 양자 컴퓨팅 세계로 진입하기 위한 첫발에 불과하다. 헤론의 칩들은 기존 전자제품에 연결할 수는 있지만, 프로세서 사이를 이동하면서 정보의 ‘양자성(quantumness)’이 손상되어 버린다. 만약 양자 친화적 광섬유나 마이크로파로 칩들을 연결할 수 있다면 무려 100만 큐비트의 대규모 양자 컴퓨터를 분산된 상태로 구축할 수 있다. 100만 큐비트는 유용하면서 오류도 수정할 수 있는 양자 알고리즘 실행에 필요한 수치다. IBM의 양자 하드웨어 시스템 개발부 이사 제리 초우(Jerry Chow)는 “규모와 비용을 모두 고려하면 모듈화가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기업들도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연구에 착수하고 있다. 광자를 큐비트로 사용하는 사이퀀텀(PsiQuantum)의 최고과학책임자(CSO) 피터 섀드볼트(Peter Shadbolt)는 “어느새 연결성이 큰 화두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사이퀀텀은 실리콘 기반 모듈러 칩 개발의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 칩에 들어갈 마지막 부품은 속도가 매우 빠르면서 손실은 낮은 광학 스위치다. 그는 이 스위치가 2023년 말까지 제작 완료될 예정이며 스위치가 제작되면 비로소 완벽한 칩이 완성될 거라고 자신한다. 칩을 완성한 이후에는 대규모 시스템 구축에 돌입한다. 섀드볼트는 “우리가 제작한 모든 실리콘 칩을 사용해 하나의 건물 규모의 고성능 컴퓨터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지난해 알파벳(Alphabet)에서 분사한 양자 기술 회사 샌드박스AQ(SandboxAQ)의 CEO 잭 히더리(Jack Hidary)에 따르면 프로세서 간에 큐비트를 전송하고자 하는 노력은 그동안 저평가되었던 양자 기술이 전면에 등장하게 됨을 의미한다. 히더리는 결집 상태의 큐비트가 수백 킬로미터를 넘어 전송되는 양자 통신(quantum communications)이야말로 2023년 양자 컴퓨팅의 미래에서 빠질 수 없는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히더리는 “양자 컴퓨팅의 규모 확장을 위한 유일한 방법은 수천 큐비트의 모듈을 만들고 큐비트의 결집을 위해 그 모듈들을 서로 연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모듈들은 같은 장소에 모여 있을 수도 있지만, 지역이나 도시를 가로질러 떨어져 있을 수도 있다. 우리는 서로 떨어진 여러 대의 컴퓨터를 연결하는 분산 컴퓨팅(distributed computing)의 힘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이를 양자 컴퓨팅에서 활용하려면 양자 중계기(quantum repeater)를 갖춘 광섬유 네트워크나 지상파와 위성 네트워크와 같이 결집된 큐비트를 전송하기 위한 연결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통신 구성요소 대부분이 최근 몇 년 사이에 공개되었다. 2017년 중국의 묵자(墨子·Micius) 위성은 1,200km 떨어진 노드 사이에 양자 통신이 가능함을 보여주었다. 2022년 3월에는 한 국제 학술 및 산학 연구진이 600km 이상 길이의 광섬유를 통해 양자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송할 수 있는 양자 중계기를 선보이기도 했다. 

노이즈 처리

이처럼 양자 컴퓨팅 업계가 큐비트로 연결되면서 지난 5년 동안의 과거에 작별을 고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 사람들은 수백 큐비트의 칩만으로도 충분히 양자 시스템을 운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연산을 방해하는 노이즈(noise, 오류를 일으키는 시스템 잡음)를 감수해왔다. 

노이즈가 있는 중간 규모의 양자 컴퓨터 즉, NISQ(noisy intermediate-scale quantum) 개념은 짧은 기간 동안 양자 컴퓨터로부터 혜택을 볼 수 있는 좋은 방법이었다. 수백, 수천 큐비트를 오류 수정에 할당할 수 있는 대규모 양자 컴퓨터의 아이디어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러나 NISQ의 낙관적 전망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 싱가포르 소재의 호라이즌 퀀텀 컴퓨팅(Horizon Quantum Computing)의 CEO 조 피츠사이먼스(Joe Fitzsimons)는 “과거에는 오류를 수정하지 않고도 양자 컴퓨터를 잘 사용할 수 있다고 믿었지만, 현재는 관점이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몇몇 회사들은 일부 큐비트를 다른 큐비트의 오류 수정에 할당하는 고전적인 방식으로 돌아가고 있다.  지난해 구글 퀀텀 AI(Google Quantum AI)와 퀀티넘(Quantinuum)은 큐비트가 기본적인 물리적 특성을 뛰어넘어 오류 수정의 총체(error-correcting ensembles)로 거듭날 수 있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참고로 퀀티넘은 허니웰 퀀텀 솔루션즈(Honeywell Quantum Solutions)와 케임브리지 퀀텀 컴퓨팅(Cambridge Quantum Computing)의 합병으로 탄생한 회사다. 

다른 연구원들도 시스템이 추가적인 자원을 소요하는 오버헤드(overhead) 현상 없이 양자 컴퓨터가 ‘오류 내성(fault tolerant)’을 갖추는 방법을 찾는 중이다. 예를 들어 IBM은 오류를 유발하는 노이즈를 특성화한 다음 이를 제거하도록 프로그래밍하는 방법을 연구해 왔다. 노이즈 캔슬링(noise-canceling) 헤드폰의 원리와 유사한 방식이다. 이것은 완벽한 시스템과는 거리가 있다. 완벽한 시스템의 알고리즘은 노이즈가 발생한 이후에 처리하는 방식이 아닌, 향후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노이즈를 예측한다. IBM의 제리 초우는 자사의 방식도 꽤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적은 자원 비용을 들여 오류 수정 코드를 구축할 수 있기 때문에 빠른 시간에 오류 수정이 가능하다”고 이유를 밝혔다. 

미국 메릴랜드주 소재의 아이온큐(IonQ)도 IBM과 비슷한 방법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아이온큐는 이온 트랩(trapped-ion) 즉, 전자기장으로 이온을 잡아 두는 기술로 양자 컴퓨터를 개발하는 회사다. 아이온큐의 수석 과학자 크리스 먼로(Chris Monroe)는 “우리 회사의 시스템 오류 대부분은 이온을 건드린 상태에서 프로그램을 실행할 때 발생한다”면서 “이 오류는 인식 가능한 데다가 다양한 종류의 완화 수단을 사용하면 시스템에 입력하는 수치를 증가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프트웨어의 중요성

많은 연구원이 하드웨어의 발전을 위해서는 프로그래밍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국 보스턴 소재의 양자 소프트웨어 회사 자파타 컴퓨팅(Zapata Computing)의 미샬 스테클리(Michal Stechly)는 10년 후 우리에게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생각하면 현재의 소프트웨어의 기능은 확실히 제한적”이라고 토로했다. 

클라우드에 접속할 수 있는 양자 컴퓨터의 코드는 보통 ‘회로 기반(circuit-based)’으로 실행된다. 즉, 최종 양자 측정이 이루어지기 전에 데이터가 일련의 사전 정의된 양자 연산을 거쳐 결과를 제공한다. 호라이즌 퀀텀 컴퓨팅의 조 피츠사이먼스는 이것이 알고리즘 설계자들에게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전통적인 프로그래밍 연산은 일반적으로 원하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일부 과정을 반복한 다음 하위 과정으로 이동한다. 그러나 회로 기반 양자 컴퓨팅에서는 한 번 결과를 얻으면 연산이 종료되며 다시 반복할 수 없다. 

호라이즌 퀀텀 컴퓨팅은 연산 과정에 유연성을 주는 프로그래밍 툴을 구축하고 있다. 피츠사이먼스는 “이용자들이 운용할 수 있는 선에서 기존과 다른 체계의 프로그래밍 툴을 제공할 것이며 내년에 초기 버전을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핀란드 헬싱키 소재의 알고리드믹(Algorithmiq) 또한 프로그래밍 업계에 혁신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알고리드믹의 CEO 사브리나 매니스캘코(Sabrina Maniscalco)는 “오늘날의 양자 장치를 프로그래밍하려면 기준을 벗어난 프레임워크가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알고리드믹이 새롭게 출시한 의약품 개발 플랫폼 오로라(Aurora)는 양자 연산의 결과를 고전적인 알고리즘과 결합했다. 이 같은 ‘하이브리드(hybrid)’ 형태의 양자 컴퓨팅은 현재 성장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도 이용 가능성이 높은 분야다. 알고리드믹은 2023년이 양자 기술 혜택을 얻을 수 있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그들은 양자 시스템이 고전적인 컴퓨터의 연산 기능을 상회하는 결과를 보여주길 기대하고 있다. 

세계적인 경쟁

2023년은 정부 정책에서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지난해 미국 상무부 산업 및 보안 담당 차관 앨런 에스테베즈(Alan Estevez)를 비롯한 정부 인사들은 양자 기술과 관련된 무역 제한 정책이 시행될 수 있음을 암시했다. 

퀀티넘의 COO 토니 어틀리(Tony Uttley)는 무역 제한 정책이 아직 걸음마 단계인 양자 컴퓨팅 업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미국 정부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틀리는 “당사 시스템의 약 80%가 미국 외 국가에서 구입한 부품이나 하위 시스템으로 구성되어 있다”면서 “다른 국가들에 대한 무역 제한 정책은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로 인해 세계적인 경쟁에서 당사가 불리한 상황에 처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전 세계에 수많은 경쟁자가 존재한다. 지난해 중국의 검색엔진 회사 바이두(Baidu)는 10 초전도 큐비트 프로세서를 공개했다. 이 프로세서는 재료 설계나 의약품 개발 분야에 양자 컴퓨팅 기술을 적용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바이두는 36 초전도 큐비트의 양자칩 설계를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바이두 대변인은 “앞으로 계속 양자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통합하는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하고 양자 컴퓨팅의 산업화를 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거대 테크 회사 알리바바(Alibaba)도 초전도 큐비트의 양자 컴퓨팅 연구 인력들을 보유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후지쯔(Fujitsu)가 리켄(Riken) 연구소와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그들은 일본 최초로 자체 개발한 양자 컴퓨터에 2023년 4월부터 기업들이 접속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후지쯔의 양자 컴퓨터는 64 초전도 큐비트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후지쯔 리서치(Fujitsu Research)의 양자 연구소장 신타로 사토(Shintaro Sato)는 “새로운 양자 컴퓨터의 조기 목표는 재료 개발, 의약품 개발, 금융 관련 애플리케이션 제작에 맞춰질 것”이라고 소개했다. 

물론 모든 국가가 초전도 큐비트의 대세에 따르고 있지는 않다. 2020년 인도 정부는 양자 기술에 800억 루피(당시 환율 기준 약 1조 3,352억 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중 상당 금액이 위성 기반 양자 통신을 위한 광자 기술, 그리고 혁신적인 ‘큐디트(qudit)’ 광자 컴퓨팅에 투자될 예정이다. 

큐디트는 전통적인 이진수 0과 1을 넘어서 3과 4 그리고 그 이상의 차원을 제공함으로써 큐비트의 데이터 인코딩 범위를 확장한다. 큐비트 규모 확장 시 필연적으로 증가하는 오류의 문제도 없다. 인도 벵갈루루에 위치한 라만 연구소(Raman Research Institute)의 양자 정보 및 컴퓨팅 실험실 책임자인 우르바시 신하(Urbasi Sinha)는 “큐디트는 지난 수십 년간 공들여 개발된 기술들과 경쟁하지 않고 틈새시장을 만들어내는 혁신적인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양자 컴퓨팅이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국가 간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현재 양자 컴퓨팅 업계는 대부분 협력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아이온큐의 크리스 먼로는 “치열한 경쟁은 양자 컴퓨팅 업계의 발전에 필수적인 요건”이라고 토로했다. 이어서 먼로는 “우리는 한쪽의 이득이 다른 쪽의 손실로 이어지는 제로섬 게임에 관심이 없다. 현재 다양한 수준의 갖가지 기술이 함께 존재하고 있으며 모두가 협력해 가며 게임을 진행하는 중이다. 언젠가 어떤 형태로든 기술 통합이 이루어지겠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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