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should get a covid-19 vaccine first?

청년 vs 노인, 코로나19 백신 누가 먼저 맞아야 할까?

백신 공급 전략을 짤 때 수학자들은 두 가지 상충되는 이슈와 마주하게 된다. 사망을 막아야 할까, 아니면 전염을 늦춰야 할까?

오래전 갈릴레오가 주창한 것처럼, 자연이라는 책이 수학의 언어로 쓰여 있다면 코로나19 팬데믹이 이 진리를 세계 수학자들의 본거지로 들여왔다. 그들은 코로나바이러스의 급속한 확산에 자극을 받아 연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에 수학자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얼마나 전염성이 있는지부터, 우리가 서로 얼마나 거리를 두어야 하는지, 감염된 사람이 얼마나 오래 바이러스를 퍼뜨릴 수 있는지, 단일 종이 어떻게 유럽에서 뉴욕으로 퍼졌고 그런 다음 미국 전역에서 폭발했는지, 수십만 명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코로나바이러스 곡선을 평평하게” 만드는 법은 무엇인지까지 모든 것을 밝혀내는 데 관여해왔다. 또한 수학자들의 모델링 덕에 수 시간 동안 공중에 떠 있는 에어로졸에 의해 코로나 바이러스가 공기로 전염될 수 있다는 사실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CDC)에 납득시킬 수 있었다.

그리고 현재, 특별히 시급하고도 골치 아픈 연구 분야를 놓고 많은 이들이 고심하고 있다. 바로 백신의 최적 출시에 관한 모델링이다. 초기에는 백신 공급이 제한적일 것이기 때문에, 누가 처음 접종을 받을지에 따라 수만 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약 두 개의 백신 후보에서 유망한 초기 결과가 나오고 있다. 하나는 미국 제약업체 화이자(Pfizer)와 독일 업체 바이오엔테크(BioNTech)가 공동 개발한 백신 후보이고, 또 하나는 모더나(Moderna)가 개발한 백신 후보다. 두 백신은 다 예방효과가 매우 높을 것으로 기대되며, 미국 식품의약국(Food and Drug Administration)에 긴급사용승인도 신청할 방침이다.

그러나 인간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에 들어간 50개 가까운 백신을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집단에 분배하는 법을 알아내는 것은 “매우 복잡한 문제”라고 조지아 공과대학의 의학보건 경영과학 센터(Center for Operations Research in Medicine and Health Care) 센터장 에바 리(Eva Lee)는 말한다. 리 센터장은 지카와 에볼라, 인플루엔자의 백신과 의료품 분배 전략을 수립해왔고 지금은 코로나19 전략을 짜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전염성이 무척 강하고 인플루엔자보다 훨씬 더 치명적”이라며 “바이러스로 인해 이렇게까지 어려움을 겪은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고 리는 말한다.

예일 대학의 공중보건학 교수 하워드 포먼은 우리가 마지막으로 “완전히 새로운 백신으로 집단 예방접종”을 한 것은 천연두와 소아마비 때였다고 설명한다. “지금 우리는 익숙지 않은 곳에 발을 들여놓고 있다”면서 “지난 수십 년간 모든 백신은 몇 년 간의 시험을 거치거나 아주 천천히 도입되었다”고 그는 말한다.

코로나19는 65세 이상의 노인들과 비만이나 당뇨, 천식과 같은 건강상의 다른 문제가 있는 이들에게 특히 치명적이지만, 회복 가능성이 높은 건강한 청년들에 의해 빠르게 또 널리 퍼지기 때문에 수학자들은 백신 공급 전략을 짤 때 2가지 상충되는 우선 사항에 직면하게 된다. 즉, 그들은 사망을 막아야 할까, 아니면 전염을 늦춰야 할까?

대부분의 수학 모델 개발자들 간의 합의점은 있다. 사망률을 대폭 낮추는 것이 당국의 주요 목표라면 고령자들에게 우선적으로 접종을 해야 하고, 전염 속도를 늦추는 것이 주목표라면 젊은 성인들에게 먼저 접종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거의 다 같은 답이 나온다”고 하버드의 유행병학자 마크 립시치(Marc Lipsitch)는 말한다. 조기 사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고령자들에게 먼저 예방접종을 한 다음 다른 건강한 집단이나 일반 인구로 넘어가라고 그는 조언한다. 최근 한 연구에서, 코로나19가 미국, 인도, 스페인, 짐바브웨, 브라질, 벨기에 등 6개국에서 어떻게 확산할지를 수학 모델로 예측해보았고, 주된 목적이 사망률을 줄이는 것이라면 60세 이상의 성인들에게 먼저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다. 립시치 외에 콜로라도 볼더 대학의 대니얼 라레모어(Daniel Larremore)와 케이트 부바(Kate Bubar)가 공동 저자로 참여한 이 연구는 출판전 논문(preprint)으로 공개되었으며, 이는 이 논문이 아직 동료평가 과정을 거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물론 소수집단, 특히 흑인 공동체와 라티노 공동체에 대한 코로나19의 대규모 영향을 감안한다면 우선 순위를 부여할 때 추가적인 고려사항이 생긴다.

시애틀에 있는 프레드 허치슨 암 연구센터(Fred Hutchinson Cancer Research Center)의 연구원인 응용수학자 로라 마트라이트(Laura Matrajt)가 이메일에 쓴 것처럼, 대부분의 수학 모델 개발자들은 “코로나바이러스와 함께 모든 것이 빛의 속도로 변하고 있다”는 데 동의한다. 여기에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어떻게 확산하는지, 코로나바이러스가 어떻게 신체를 공격하는지, 기저질환을 갖고 있을 때 위험이 어떻게 증가할 수 있는지, 무엇이 슈퍼전파 사건으로 이어지는지에 대한 우리의 이해도 포함된다.

지금까지 코로나19 연구는 놀라운 결과를 여럿 내놓았다. 예를 들어, 독감 예방 접종의 경우 보통 어린이에게 우선순위를 주었다. 하지만 이제까지 미국에서는 젊은 성인이 코로나19 전염의 주요 동인이었기 때문에 코로나19 백신 접종의 경우에는 아주 어린 아이들에게 후순위를 주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것이 반드시 전세계에 해당하지는 않는다. 가령 여러 세대가 종종 좁은 공간에서 함께 사는 인도의 경우에는,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연구를 시행한 두 지역에서 어린이와 젊은 성인이 둘 다 바이러스의 대부분을 퍼뜨리고 있다.)

게다가 몇몇 수학 모델은 부분적으로만 효과가 있는 백신을 조금 빠듯하게 배포하더라도 팬데믹에 맞서 상당한 진전을 이룰 수 있을 것임을 시사한다. 또 지역 감염과 전파율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수학 모델들도 있다. 한 예로, 코로나19 팬데믹의 기원과 독성, 유력한 전세계적 궤적에 대한 초기 평를 눈에 띄게 정확하게 예측한 리에 따르면, 뉴욕은 지역 감염이 상당히 낮고 (11월 16일 현재 뉴욕의 양성률은 3%보다 약간 낮다) 뉴욕 인구의 20% 가량이 이미 감염되었기 때문에, 인구의 약 40%가 백신 접종을 받는다면 코로나바이러스를 억제할 수도 있을 것이다.

라레모어는 항체가 없는 사람에게 우선적으로 백신을 접종할 수 있으므로 “이미 항체를 보유한 인구 비율이 높을수록 비용 대비 효과는 클 것”이라고 말한다.

이 모든 연구 결과가 중요한 이유는 결국 전체 인구에게 접종할 만큼 충분한 양의 백신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모든 미국인이 백신을 맞지는 않을 것이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는 최근 노인과 의료 종사자, 기타 고위험군이 예방 접종을 한 후 2022년까지 건강한 젊은 성인이 백신을 맞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신 출시를 모델링하기 위해 수학자들은 주거와 사회경제적 지위, 생활 습관, 연령, 건강상의 문제와 같은 데이터를 이용하여, 폭발적 인간 생활과 우리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반영하는 공식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먼저 그들은 코로나바이러스가 얼마나 감염성이 큰 지를, 즉 감염재생산율 또는 “R-naught”를 규명해야 한다. 이는 한 명의 감염자가 감염을 전파할 것으로 예상되는 사람의 수를 말한다.

집단 내의 상당수가 (R-naught에 따라 다르다) 자연감염이나 예방접종을 통해 면역력을 가지면 집단면역이 달성된다. 이는 소규모의 전염병 발생은 여전히 일어날 수 있더라도 팬데믹이 다시 전세계적으로 유행하지는 않을 것이란 뜻이다. 코로나19를 유발하는 바이러스인 SARS-CoV-2의 R-naught를 감안할 때, 세계보건기구(WHO)는 인구의 65 ~ 70 %가 면역력을 가지면 집단면역이 형성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위쪽 도표에서 볼 수 있듯이, 부바 등이 개발한 백신 출시 시나리오에는 첫 백신의 5가지 분배 방식이 들어 있다. 이 시나리오들은 동일한 양식을 보여준다. 즉, 조기 사망을 예방하려면 노년층에게 먼저
백신을 접종하고 나서 다른 건강한 집단이나 일반 인구로 넘어가라.

부바 외 / MEDRXIV(메드아카이브) VIA CC 4.0

백신 출시를 모델링하는 데는 복잡한 기술이 필요하다. 지난 봄 대중을 매료시킨, 곡선을 평평하게 만드는 수학 모델을 개발하는 데는 몇 주가 걸렸지만 백신 배포 모델을 개발하는 데는 몇 달이 걸린다. 모델 개발 수학자들이 마주한 실질적 과제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우선 첫째로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 그리고 모더나의 백신 후보 2개를 포함해 지금 한창 개발중인 수많은 백신들은 몇 주 간격을 두고 2번 주사를 해야 하며 여기에는 결정적인 제2차 주사를 반드시 맞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등록 및 후속조치도 포함된다. 게다가 9월 말에 뉴욕 타임스(New York Times)에 실렸듯이 “제약회사는 조그만 유리 약병을 한겨울 남극 온도만큼 차게 유지하면서 수천 킬로미터를 운송해야 할 지도 모른다.”

백신 효능에 관한 문제도 있다. 과연 소정의 백신이 강력한 면역력을 제공할까, 그것도 모든 집단에? 아니면 주로 감염 기간을 단축하고 증상을 완화할까, 그렇더라도 이 때문에 여전히 전염뿐 아니라 사망을 줄이는 데 큰 가치가 있을까? 또 흔히 있는 일이지만, 노인들에게 백신이 덜 효과적이라면 어떻게 될까? 메릴랜드 의과대학의 백신개발 및 세계보건 센터 소장인 캐슬린 뉴질 (Kathleen Neuzil)은, 현재 메신저RNA(messenger RNA)를 이용한 백신들은 (여기에는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 그리고 모더나가 생산한 백신들도 포함된다) “노년층에게도 꽤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두 백신후보의 예비 분석에 따르면 90% 이상의 면역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감염 후에 면역력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에 관한 성가신 문제도 있다. 수두를 일으키는 수두 대상 포진 바이러스와 같은 몇몇 바이러스에 대해서는 백신을 맞으면 면역력이 수십 년 동안 지속될 수도 있다. 반면 SARS-CoV-2와 일반 감기 바이러스를 비롯한 코로나바이러스 계열의 다른 바이러스들은, 인간의 항체로부터 새로운 변종을 보호할 수 있는 돌연변이율이 상대적으로 높다. 이런 불안정성 때문에 정확한 모델을 구축하기가 어려워 수많은 모델 개발자들은 적어도 당분간은 감염된 사람들에게 면역이 생겼다고 가정한다.


시애틀에 있는 프레드 허치슨 암 연구센터의 마트라이트는 지난 4월 동료들과 예방접종 모델 연구를 시작할 때,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모델을 구상해내기가 얼마나 어려웠는지 생생하게 기억한다. 그녀는 “불확실성이 너무 많았다”고 회상한다. 연구진은 다 함께 전염부터 면역력, 연령대와 사망률까지 약 440개의 놀라운 매개 변수 조합을 기반으로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연구진의 컴퓨터로 이 방정식을 푸는 데 거의 9,000시간이 걸렸으며, 8월에 출판전 논문으로 발표한 그들의 모델에 따르면, 초기에 백신 공급량이 달릴 경우, 사망을 줄이는 것이 목표라면 고령층에게 우선적으로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

그러나 60% 이상의 예방효과가 있는 백신의 경우 인구의 절반 이상을 감당할 정도의 공급량만 있다면 전략을 바꿔서 어린이들뿐 아니라 20~50세의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접종을 한다면 사망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 모델은 또 각기 다른 백신의 보급량에 따라 얼마나 많은 사망을 막을 수 있는지도 예측한다. 가령 인구의 20%가 이미 감염돼 면역력을 가지고 있다면, 50% 이상의 예방효과가 있는 백신의 경우 나머지 인구의 35%만 예방 접종을 해도 사망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

마트라이트와 동료들의 모델에서는 인구의 60%가 면역력이 생길 때 집단면역이 달성된다고 주장한다. “모델에 따라 수치가 달라지는 건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라면서 이 추정치가 WHO의 수치인 65%와 약간 다른 이유를 설명한다.

이 모델은 “있을 법한 많은 사례들을 살펴보는 정말 훌륭한 작업이었다”고 캘리포니아 데이비스 대학의 환경자원 경제학자 마이클 스프링본(Michael Springborn)은 말한다. 그는 캘리포니아 데이비스 대학의 동료 학자인 잭 버크너(Jack Buckner)와 조지아 주립대학의 수리역학자(mathematical epidemiologist)인 제라르도 초웰(Gerardo Chowell)과 함께 자신의 모델을 이제 막 완성했다. 출판전 논문으로 발표한 그들의 연구도 사망을 줄이려면 초기에 접종 대상자를 신중하게 선정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러한 모델들은 부분적으로만 효과적인 백신을 인구의 일부에게만 제공하더라도 “감염을 떨어뜨리고 사망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스프링본은 말한다.

마트라이트와 동료들의 백신 출시 모델은 백신의 입수 가능성과 효력이 코로나19로 인한 감염과 사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준다.

마트라이트 외 / MEDRXIV VIA CC 4.0

리 센터장은 2003년에 처음 개발한 소프트웨어로, 자연 재해 및 팬데믹 시의 보급품 분배를 위한 수학적 모델을 CDC와 함께 공동으로 개발했다. 이 모델을 이용하여 리 센터장은, 감염률이 각기 다르고 초기에 백신 공급이 부족한 여러 지역에서 어떻게 신종코로나바이러스를 억제할 수 있는지를 분석한다. 지난 봄, 심한 타격을 입은 뉴욕시의 경우, 코로나19 팬데믹을 억제하려면 인구의 약 60%가 면역이 필요할 것이라고 리는 추정한다. 따라서 이미 20%가 감염되었다고 가정한다면 40% 가량이 예방 접종을 받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감염률이 낮은 샌디에고에서는 감염이나 접종을 통해 면역력을 획득해야 할 인구가 65%일 거라고 리는 제시한다. 휴스턴에서는 “점점 불붙는 모양새”로 전염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가 과도한 위험을 감내해온 취약한 라틴계와 아프리카계 미국인 인구가 도시에 많기 때문에 이 수치가 73%까지 높아질 수 있다.

리는 이런 결과가 휴스턴의 축구 경기나 뉴욕의 브로드웨이 쇼에 당장 갈 수 있다는 뜻은 아니지만, 지속적인 예방 조치를 취한다면 더 많은 백신이 도착할 때까지 리의 모델에서 제시한 백분율로 코로나19가 억제될 수 있음을 뜻한다고 조언한다.

결과는 다양하더라도 특정 요인이 대단히 중요하다는 데는 대부분의 수학 모델이 동의한다. 특히 연령대는 바이러스의 감염과 확산, 사망 위험을 변화시키는 중요한 요소다. 그렇다고 항상 이를 예측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예를 들어, 돼지 독감은 노인들을 살려주었지만 SARS-CoV-2는 65세 이상의 인구를 혹독하게 해쳤다. 65세 이상의 성인은 미국 인구의 16%를 구성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사망자 중에서는 80% 가량을 차지한다.

또한 연령은 전파 양상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2009년에 예일 대학의 전염병학자인 앨리슨 갈바니(Alison Galvani)와 잔 메들록(Jan Medlock)이 《사이언스》(Science)에 수학적 모델을 발표했는데, 이는 (노인 이외에도) 어린이와 청년에게 독감 백신 접종을 맞도록 하면 돼지 독감 감염을 5,900만 건에서 4,400만 건으로 대폭 줄일 수 있고, 계절성 독감의 경우는 8,300만 건에서 4,400만 건으로 급감시킬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알고 보니 어린이들이 과도하게 독감을 전파하고 있었으며, 어린이들을 보호하는 것이 사회 전반을 보호하는 것임이 드러났다.

이 연구와, 이와 유사한 연구들이 일조해 어린이에게 우선적으로 예방 접종을 하도록 CDC 정책을 변화시키기도 했다. “이건 백신을 보는 관점의 혁명이었다”고 라레모어는 밝힌다. 이제는 예방접종 모델을 구축할 때, 전파에 가장 큰 원인이 되는 대상자에게 백신을 접종함으로써 간접적으로 병에 가장 취약한 이들을 보호할 수 있다는 점을 일상적으로 고려한다고 한다.

연령은 또 각 지역의 서로 다른 사회적 연결성과 복잡한 방식으로 만난다. 예를 들어, 미국의 아프리카계 지역사회와 라틴계 지역사회는 코로나19로 과도한 피해를 입었는데, 어느 정도는 여러 세대가 함께 사는 이들의 풍조 때문이기도 하다. 즉 나이 든 사람들이, 보균자일 가능성이 가장 큰 젊은 성인들에게 훨씬 더 많이 노출되어 있어서라고 볼 수 있다.

연결성을 모델링하려면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서로 간에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나타내주는 연결망을 그려야 한다. 2008년에 한 획기적인 논문이 연결망 모델을 구축했고, 이 모델은 오늘날까지도 곳곳에 있는 유행병학자들이 사용하고 있다. 이 논문에서는 출생부터 70세 이상까지, 연령별로 집단을 분류했다. 이 연구에서 7,000명 이상의 개인이 하루에 (거의 98,000건에 달하는) 접촉 일지를 작성했다. 접촉은 (집, 학교, 직장, 여가 등) 장소별과 (물리적 또는 비물리적, 잠깐 만나는 또는 오래 지속되는 등) 성격별로 나누었다. 이 모델은 새로운 병원체가 민감군에 퍼지기 시작할 때, 5세에서 19세 사이의 연령대가 감염 발생률이 가장 높은 경향이 있음을 발견했다. 또 사회 연결망이 전염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도 보여주었다.

이 연결망 모델은 2017년에 152개국의 접촉률을 더해 전세계적으로 확장했다. 이게 “우리 모두가 사용하는 모델”인 이유는 “사람들이 서로 어떻게 만나는지를 알아내는 것이 최선이기 때문”이라고 마트라이트는 말한다. 그녀는 이 연결망을 자신의 모델에 통합했다.

예를 들어, “만약 아이들이 정말로 구축되어 있는 이 사회의 중추라면, 그래서 아이들에게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전염의 그물망을 산산조각 내는 일이라면, 그럼 이 백신을 출시하는 전혀 다른 방법이 등장하게 될 것”이라고 라레모어는 말한다.

최초의 연결망은 일지에 의존했다. 오늘날 실시간 휴대폰과 온라인 활동을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는 우리의 역량은 훨씬 커졌을 것이다.

지난 봄 사회적 거리두기가 널리 퍼졌을 때, 전형적인 감염 모델에 입력하는 데이터가 확 바뀌었다고 스프링본은 말한다. 워싱턴 대학의 건강영향측정평가 연구소(Institute for Health Metrics and Evaluation)에서 나온 데이터를 보면 전염을 줄이는 데 사회적 거리두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다. 이전 연구들에 있는 연결망은 “팬데믹 시대 이전에 나온 것”이라고 스프링본은 이메일에 썼다. “우리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면 접촉률이 매우 달라진다는 것을 알고 있고 이를 설명하고자 한다”면서 “하지만 감염자수가 떨어지면 사회적 거리두기도 느슨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하며 “위험이 감소하면 위험 완화 행동을 덜 하게 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라고 덧붙인다.

이것도 수학 모델로 구축해야 한다. 게다가 사회적 거리두기는 백신 출시와 성공에 대한 기대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사실, 지금 당장이라도 마스크 쓰기와 사회적 거리두기를 90% 준수한다면 우리는 백신 없이도 코로나바이러스를 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리는 주장한다.

스프링본과 버크너, 초웰의 연구에서는 필수노동자와 비필수노동자를 연령별로 분류함으로써 사회적 거리두기 모델을 만들었다. 필수노동자, 그 중에서도 의료 종사자와 식료품점 종사자, 많은 학교 교사들은 사회적으로 거리를 둘 수 없기 때문에 감염 위험이 높다. 이 모델은 필수노동자가 우선적으로 백신을 접종할 때 사망뿐 아니라 총 수명손실연수(years of life lost, 사고나 질병 등으로 초래된 수명 손실에 대한 추정치)도 현저히 감소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사망을 최소화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먼저 40세와 59세 사이의 나이 많은 필수노동자들에게 우선적으로 예방 접종을 해야 한다고 저자들은 강조한다.

백신이 없다면 2021년 상반기에 약 179,000명이 사망할 수 있다고 스프링본은 주장한다. 스프링본 팀의 모델에 따르면, 백신을 순차적으로 도입하여 매월 인구의 10%에게 투여할 때, 어떤 집단에도 우선 순위를 주지 않고 균일하게 배포한다면 사망자가 약 88,000명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사람들의 연령과 필수노동자인지의 여부를 기반으로 하여 우선 순위 선정 방식으로 백신을 배포한다면, 상황에 따라 7,000명에서 37,000명의 목숨을 더 구할 수 있다.

사회적 연결성을 알아내는 데 있어 일지와 휴대폰 데이터를 능가하는 다른 방법들도 있다. 인구 조사와 기타 데이터는 연령과 직업, 사회경제적 지위 등을 반영하고 있고, 이 정보를 리는 모델에 포함시킨다. “우편번호에는 엄청난 정보가 담겨 있다”고 리는 설명한다. 또 질병 유병률과 입원에 관한 공중보건 데이터로는 코로나19환자들이 가지고 있는 관련 없는 다른 질병뿐 아니라 특정 지역의 취약성도 알아낼 수 있다. 고층건물이라든지 단독주택이라든지 하는 도시의 주택 정보조차 사람들이 얼마나 밀집되어 있으며 또 얼마나 상호작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 이런 종류의 데이터를 입력하면 지역 조건에 민감한 백신 출시도 가능해진다. 리는 미국을 제대로 망라하려면 미국 전역의 약 500개의 대표 도시들을 모델링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수학 모델이 매우 효과적일 순 있어도, 완벽한 안내서는 아니다. 불가피하게 심층적이고도 광범위한 사회 문제와 마주치게 된다. 이 팬데믹은 불균등하게 소수집단과 저소득층을 해치고 죽였다. 이런 이유 때문에 다양한 그룹이, 백신을 할당할 때 고려해야 할 윤리 원칙을 주의 깊게 살피고 있다고 핀란드 보건복지 연구소(Finnish Institute for Health and Welfare)의 감염병 통제 및 백신 연구실(Infectious Diseases Control and Vaccinations Unit) 부실장이자 WHO 예방접종전략 전문가 자문그룹(SAGE)의 코로나19 백신 실무단의 일원인 한나 노히넥 (Hanna Nohynek)은 말한다.

미국에서는 전미과학공학의학한림원(National Academies of Sciences, Engineering, and Medicine)이 백신을 공평하게 할당하기 위한 모델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다른 중요한 모델 2개도 나왔다. 하나는 펜실베니아 대학교 의과 대학 쪽에서 나온 것이고 다른 하나는 존스 홉킨스 대학 쪽에서 나온 것이다. 두 모델 다 윤리와 공정성, 이익 극대화, 신뢰 구축, 공익 확대를 관심 있게 다루고 있다.

그러나 신뢰 구축이 실은 어려울 수 있다. 가령 흑인이 백인보다 과도하게 높은 비율로 입원하고 사망했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만일 윤리학자들이 흑인에게 백신을 우선적으로 접종하는 것에 대해 얘기하기 시작하면, 이는 흑인을 최전선으로 밀어 넣어 그들을 실험 대상으로 삼으려는 의도로 인식될 수 있다. 아프리카계 미국인들 사이에서 이런 우려가 퍼진다면 그건 사실 합당한 반응일 것이라고 『인종 차별 의료 정책 Medical Apartheid』의 저자인 의료 윤리학자 헤리엇 워싱턴(Harriet Washington)은 지적한다. 왜냐하면 “의학계에서 수세기 동안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에게 자행해왔던 학대의 역사가 워낙 방대했기” 때문이다.

결국 윤리적 모델과 수학적 모델은 둘 다 현실에서의 실현 가능성을 직시해야 한다. “그건 수학이 본질적으로 실용적 미적분학으로 귀결되기 때문에 어렵다”고 하버드의 유행병학자 립시치는 말한다.

그래도 라레모어는 불확실한 초기에 수학 모델이 우리에게 길을 안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백신이 출시되려면 시간이 걸리겠지만, 백신이 발표되는 순간 우리는 가속 페달에서 발을 뗄 수 없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질 니마크(Jill Neimark)는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거주하는 작가로 《디스커버》(Discover), 《사이언티픽 아메리칸》(Scientific American), 《사이언스》(Science), 《노틸러스》(Nautilus), 《이온》(Aeon), NPR, 쿼츠(Quartz), 《사이콜로지 투데이》(Psychology Today), 《뉴욕 타임스》(New York Times) 등에 글을 기고하고 있다. 니마크의 최신 저서는 『헝깅 트리 The Hugging Tree』(Magination Press)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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