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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직업: 디지털 산림 감시원

기후 변화로 삼림 피해가 늘어나자 첨단 기술을 활용해 이를 막는 산림 관리 전문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980년대 마틴 로스(Martin Roth)가 산림 감시원이 되었을 때 그의 역할은 숲이 수십 년, 수세 기 동안 유지되도록 돌보고 관리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기후변화가 심각해지면서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할 수 있는 계획을 세우는 일이 더 중요해졌다.

로스는 “이제 산림 감시원의 역할이 재난 관리로 바뀌었다”고 말한다. 현재 그는 독일의 콘스탄스호(Lake Constance) 북동쪽 해안가에 있는 3,000에이커(약 12,140,569㎡) 면적의 숲을 관리하면서 첨단 기술 솔루션을 테스트하고 있다.

독일 산림 업계는 그에게 ‘디지털 산림 감시원(Digital Forest Ranger·Digitalförster)’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속도와 효율성: 대규모 폭풍이 지나간 후에는 빠른 대처 속도가 중요하다. 폭풍으로 피해를 입은 나무는 나무좀벌레가 생기기 전에 제거해야 하는데, 이 벌레가 죽은 나무에서 번식하기 시작해 전체 숲까지 황폐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로스가 1에이커(약 4,047㎡) 면적을 도보로 조사하는데 2시간 30분이 걸렸지만, 이제 드론을 띄워 3,000에이커(약 12,140,569㎡) 면적의 숲 전체를 며칠 안에 조사할 수 있게 되었다. 그는 피해를 입은 나무의 위치를 빠르게 찾아내고, 해당 지역의 소유자를 확인해 통보하며, 현장에서 일하는 작업자들에게 정보를 전달한다. 

무거운 벌목 장비가 지나가면서 다져진 숲의 토양은 회복하는 데 수십 년이 걸린다. 그래서 로스는 모든 벌목 경로를 디지털 지도로 제작하고 벌목기에 고정밀 위성 안테나를 장착했다. 이 기술을 통해 벌목기는 수십 년 동안 정확히 같은 경로로 이동할 수 있고, 폭풍으로 엉망진창이 된 상황에서도 쉽게 경로를 찾을 수 있다. 그리고 특정 위치에서 수확한 목재의 양을 기록하기 위해 GPS 데이터를 활용하는데, 이는 소유자가 많은 이 숲에서 매우 중요한 기술적 개선이다. 

디지털 현실: 로스는 대부분의 작업을 모바일 기기로 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더 많은 시간을 야외에서 보내고 있다. 그는 “현실을 배경으로 직접 현장에 나와 디지털 작업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로스가 가장 최근에 추진하는 프로젝트는 바디캠과 인공지능(AI)을 결합한 기술이다. 그는 “보통은 나무에 표시하고 벌목을 진행하는데, 이 경우 얼마나 많은 목재를 얻을 수 있는지, 목재의 양이 몇 입방미터나 되는지, 품질은 어떤지, 나무 종이 무엇인지 등을 전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그는 이제 AI가 바디캠 영상을 확인해 나무의 종을 자동으로 인식하고, 얻을 수 있는 목재의 양을 추정해 그의 휴대전화에 실시간으로 정보를 전송한다며 새로운 기술의 이점을 강조했다. 

미래를 위한 준비: 유럽에서 자라는 나무 종의 절반 정도가 기온 상승 및 장기간의 가뭄에 적합하지 않다. 따라서 로스는 새로운 종들을 시험하기 시작했으며, 이들을 소량으로 심은 다음 관찰 결과를 시스템에 기록하고 있다.

로스는 “숲이 변화하고 있고 수십 곳의 구역에서 각각 다른 시기에 개입이 이루어져야 하지만 작업을 지속할 인력이 충분하지 않다”며 “나나 컴퓨터가 없다면 아무도 모른 채 결국 시기를 놓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늘날 산림 관리의 어려움을 첨단 기술로 극복하는 로스의 전문성은 점점 더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산림 감시원 동료들이 그에게 조언을 구하고 있고, 그는 로텐부르크 대학교의 응용 산림과학부에서 산림 관리의 디지털화를 주제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로스는 기술이 현장 관리를 절대 대체할 수 없다고 경고한다.

그는 “디지털로 재현된 모습이 절대 현실이라 믿지 않는다”며 ”항상 현장에서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