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줄녹병균(Puccinia striiformis)에 감염된 밀의 깃잎
This international surveillance project aims to protect wheat from deadly diseases
‘밀의 적’ 녹병균, 국제 감시 프로젝트로 맞선다
게이츠 재단의 지원을 받는 ‘밀 질병 조기 경보 자문 시스템(Wheat DEWAS)’이 밀 수확을 위협하는 녹병 감염의 초기 신호를 감지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2010년 에티오피아의 밀밭을 걷고 있던 데이브 허드슨(Dave Hodson)은 마치 누군가 밀밭 전체에 노란색 물감을 쏟아 놓은 듯한 광경을 목격했다. 당시 녹병균은 에티오피아 전체 밀 생산량의 약 3분의 1을 감염시키며 확산 중이었고, 바람에 실린 포자가 퍼져 나가며 곳곳을 노랗게 뒤덮고 있었다. 그는 “밀밭이 온통 노랗게 변해서 그 사이를 지나가면 옷이 밝은 노란색으로 물들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당시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서 근무하던 허드슨은 동료들과 함께 이 전염병을 조사하기 위해 로마에서 에티오피아로 날아갔지만, 상황은 이미 통제 불능 상태였다. 당국이 일부 살균제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사태를 파악했을 때는 이미 너무 늦어버렸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최대의 밀 생산국인 에티오피아는 그해 전체 수확량의 15~20%를 잃고 말았다. 그는 MIT 테크놀로지 리뷰와의 인터뷰에서 “그때 만났던 농민들은 그야말로 모든 것을 잃고 있는 상황이었다”며 “그들을 더 도울 방법이 찾지 못했다는 사실이 너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