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주권·참여권, 자력으로 확보하다

한국이 중형급 실용인공위성을 자력으로 궤도에 올린 세계 네 번째 국가로 올라섰다. 누리호 발사 이후 10년 만에 이룬 쾌거다. 새로운 10년과 그 이후가 기대된다.

한국이 독자적으로 만든 우주발사체 누리호가 지난 6월 21일 2차 발사에서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성능검증위성을 분리해 목표 궤도에 안착시켰다. 이로써 한국은 1톤 이상 중량의 실용급 인공위성을 궤도에 올리는 능력을 확보한 세계 일곱째 국가로 올라섰다. 우주 주권을 확보하고, 미국과 러시아, 유럽연합(EU), 중국, 일본, 인도와 우주에서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됐다.

누리호 성공의 실질적인 ‘세계 랭킹’은 더 높다. 중국과 일본, 인도는 각각 러시아와 미국, EU로부터 기술을 지원받고 엔진을 도입해 우주발사체를 개발했다. 이들 3개국을 제외하면 우리나라는 단숨에 세계에서 네 번째로 우주발사체 보유 국가의 반열에 올랐다.

누리호 성공의 주역 중 한 명인 선병찬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발사체비행성능팀장을 지난 8월 10일 대전 유성구의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만났다.

선병찬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발사체비행성능팀장이 대전 유성구 항우연에 있는 시험용 누리호 1단 엔진 앞에 섰다. 75톤 급 엔진 4기가 묶여 있다.
사진: 정예원/MIT 테크놀로지 리뷰

Q. 누리호 성공의 의미는 무엇인가?

누리호에 앞서 나로호를 개발했다. 나로호는 2013년에 성공했지만, 그것은 ‘절반의 성공’이었다. 러시아의 기술협력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에 비해 누리호는 처음부터 국내 기술로만 개발해 성공했다. 따라서 누리호는 ‘온전한 성공’을 거두었다고 할 수 있다.

독자 기술로 우주발사체를 개발함에 따라 이제 우리 땅에서 우리가 원하는 시기에 우리 발사체에 우리 위성을 싣고 발사해 우주에 보낼 수 있게 됐다. 우주 주권을 확보한 것이다.

또 발사체는 군사적으로도 활용되기에 기술이전이 안 되고, 그렇다 보니 미국을 비롯해 몇몇 나라만 발사체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발사체 기술이 없던 우리나라는 국제적인 우주개발협력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싶어도 끼지 못했다. 이제 발사체 기술을 확보한 만큼 그런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갖게 됐다. ‘그들만의 리그’가 ‘우리 리그’가 된 것이다.

발사체에 도전한 나라가 다 성공한 것은 아니다. 브라질은 1984년 개발에 착수한 이후 세 차례 발사 시험에서 모두 실패한 끝에 2016년 프로젝트를 접었다. 브라질 발사체는 비행 중 파손, 발사 직후 폭발, 발사 전 폭발로 실패했다.

유럽도 1961년부터 공동으로 추진한 발사체 프로젝트에서 실패했었다. 유럽은 이 기간에 발사체를 세 번 발사했으나 분리 직후 3단 폭발 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1971년 프로젝트를 종료했다.

Q. 누리호를 성공시킨 역량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누리호는 30년 동안 축적한 기술의 성과다. 그 과정에서 다른 나라에서 기술 자문도 많이 받아왔다. 다만 해외 기술을 우리나라 현실에 맞게 만들어오면서 실력을 키워왔다. 국내 연구진과 업체의 열정이 대단하다. 문제가 생기면 밤낮으로 고민해 해결에 매달려왔다. 그 결과가 누리호 성공으로 이어지지 않았나 생각한다.

Q. 글로벌 세계에서도 누리호 발사 성공을 주목하고 있다.

발사체는 국방과도 연결되는 민감한 기술이다 보니, 한국이 이 기술을 갖게 됐다는 사실 자체가 주목을 받는 것 같다. 더욱이 최근 국제 정세와 맞물려 관심이 높은 듯하다. 사실 액체 발사체는 발사 운영이 복잡해서 군사용으로 활용하기는 쉽지 않다. 이런 측면에서 개발자 입장에서는 그런 해외의 관심이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

선 팀장은 서울대 항공공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석사ᆞ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 자동제어특화센터 연수연구원을 거쳐 1999년에 항우연에 선임연구원으로 들어왔다. 이후 줄곧 발사체 연구와 기술 개발에 매달렸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한국형 발사체 사업에 몸담게 됐다. 이 사업은 누리호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2010년에 시작됐다. 선 팀장은 “실질적인 개발은 2013년에 착수된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누리호는 이 기준으로 10년 만에 성공한 것이다.

Q. 누리호 성공과 관련해 개인적인 소감과 떠오르는 일은.

누리호 2차 발사를 고흥 나로우주센터의 통제센터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진인사대천명이라고 하지만 조마조마했다. 천주교 신자로서 계속 손에 묵주를 쥐고 돌렸다. 궤도에 진입하고 위성 분리에 성공하자 울컥했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예산과 인력이 충분하지 않은 가운데 이룬 성공이었다. 지상 시험은 여러 번 하지만 발사는 한두 번밖에 못하는 제약이 있었다. 그래서 나도 동료들도 감격이 더 컸다.

오랜 숙제를 마친 홀가분함도 들었다. 처음에 과학로켓 사업을 할 때에는 발사장이 없어서 다른 기관에서 시험했다. 공간이 넓지 않아 발사대에서 수백 미터 정도 떨어진 위치에서 발사 장면을 보았는데, 발사된 로켓이 머리 위에서 내뿜는 불꽃이 너무 아름다웠다. 2002년이었다. 그 광경이 주는 짜릿함을 잊지 못해 지난 20년간 줄곧 이 일을 해온 것 같다.

한국형발사체 개발사업본부는 항우연의 주요 본부다. 연구원 전체 인원 1,101명 중 245명이 발사체 본부에서 일한다. 발사체 본부는 5개 부로 구성돼 있고, 각각은 체계개발부와 추진기관개발부, 기술개발부, 엔진개발부, 신뢰성안전품질보증부다.

체계개발부는 시스템 전체를 담당한다. 선 팀장이 맡은 발사체비행성능팀은 체계개발부에 속한다. 발사체비행성능팀은 전체 비행궤적을 설계하고, 단 분리를 언제 하는지, 목표 궤도에 들어가도록 어떻게 제어해야 하는지를 연구하고 실행한다. 추진기관개발부는 탱크에서 엔진까지 추진제를 공급하는 장치를 밸브류를 포함해 개발한다. 기술개발부는 탱크 및 동체, 전자탑재체, 제어장치 등의 개발을 담당한다.

Q. 누리호 성공에 이르기까지 최초 연소기 시험 실패(2014.10.)와 추진제 탱크 납품 지연(2015.08.) 등 고비가 있었다.

누리호는 연료와 산화제를 태우고 그때 발생하는 압력을 밖으로 뿜어내 추력을 얻는다. 누리호 1단과 2단에 들어간 엔진은 75톤 급이다. 이 엔진에 연료가 초당 250리터 들어간다. 드럼통 하나와 4분의 1 분량이다. 다량의 연료가 균일하게 타야 하는데 불안정했다. 균일하게 연료를 태우는 방법은 이론적으로는 규명되지 않았다. 시행착오를 거쳐야 했다. 1년 동안 엔진 설계를 열두 번 변경했다. 제작, 시험, 변경 과정을 반복했다. 그동안 연구원들과 업체 직원들이 밤낮으로 고민해 결국 해결했다.

발사체 전체 중량의 90%가 추진제고 나머지 10%가 구조 중량이다. 구조가 가벼워야 성능이 잘 나온다. 탱크도 가벼우면서도 튼튼하게 만들어야 한다. 상당히 어려운 기술이다. 1단 산화제 탱크는 직경 3.5미터, 길이 10미터에 두께는 2~3밀리미터 정도밖에 안 된다. 대형 맥주캔인 셈이다. 얇게 용접해서 만드는데 용접 불량이 많았다. 탱크 납품 지연은 이후 체계 조립 등 일정의 차질로 이어졌다. 영향을 줄이기 위해 연구소 직원들이 관련 업체에 상주하다시피 매달려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Q. 1차 발사(2021.10.21.) 때 3단 산화제 탱크 문제를 해결했고, 2차 때에는 발사 전 센서 문제를 미리 발견해 해결했다.

설계 단계부터 우리 손으로 했기에 예상치 못하게 발생한 문제를 빠르고 적절하게 해결할 수 있었다.

추진제를 엔진에 넣으려면 위에서 헬륨 가스로 밀어줘야 한다. 헬륨 가스를 보관하는 탱크가 산화제 탱크 안에 있다. 발사 후 가속도가 높아지고 부력이 커지면서 헬륨 탱크 고정부가 풀리면서 문제가 생겼다. 실패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전 연구원이 다 모여 머리를 맞댔다. 팀마다 자기 맡은 분야에는 문제가 없다고 했다. 그러던 중 한 연구원이 외국 발사체의 실패 사례를 뒤지다가 미국 발사체인 팰컨9에서 유사한 사례가 있는 것을 발견했고, 정확한 원인을 규명할 수 있었다. 헬륨탱크 하부 고정부를 보강하고 산화제 탱크 맨홀 덮개를 강화하기로 했다. 당시 누리호 2호기는 3단이 다 조립된 상태였다. 뜯어서 보강하고 강화해야 했다. 우리는 그렇게 하는 대신 조립된 산화제 탱크 안에 사람이 들어가서 작업했다. 청정도를 유지하는 가운데 해야 해서 어려운 작업이었다.  

2차 발사 전, 누리호를 기립시킨 상태에서 점검하는 과정에서 1단 산화제 탱크의 충전 센서에 이상이 있음을 발견했다. 점검에 들어가 전기부에 이상이 있음을 알게 됐다. 위치가 1단과 2단의 연결 부위였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단을 분리하고 다시 조립 과정을 거쳐야 해서 이후의 재발사 일정을 잡기 어려워지는 곤란한 상황이 될 수 있었다. 다행히 조립에 참여한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조립작업자가 “연결 부위를 해체하지 않은 상태에서 작업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그래서 문제를 발견한 지 이틀 만에 해결했다. 나로호 때 문제 발생에서 해결까지 2년 이상 걸린 데 비하면 바로 해결한 것이다. 설계부터 제작, 조립, 운영까지 다 우리 기술로 했기 때문에 다양한 경험을 쌓았고, 그때그때 즉흥적으로 새로운 방식을 찾아낼 수 있었다.

누리호 2차 비행 시퀀스

Q. 센서 이상은 중요한 장애였나? 센서 이상 상태로 발사해 성공했을 가능성은 없었나?

센서를 바꾸지 않으면 발사가 안 되는 상황이었다. 해당 센서는 충전할 추진제 양에 대한 신호를 주기 때문이다. 발사 10분 전 자동 시퀀스에 들어가는데, 그 신호가 있어야 한다. 없으면 자동 시퀀스가 중단되고 발사가 되지 않는다. 따라서 센서는 반드시 교체해야 했다.

Q. 엔진 여러 기를 함께 작동하는 클러스터링 기술이 난도가 높다고 들었다.

누리호에는 엔진 네 기가 들어가는데 네 기의 출력을 일정하게 하는 게 쉽지 않았다. 엔진 하나가 너무 강하고 다른 기가 약하면 발사체가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갈 수 있다. 네 기를 장착할 때 위치도 대칭적으로 잘 잡아야 한다. 그래야 편차가 발생하지 않는다. 장착 후에도 각도를 정확히 정렬해야 한다. 이 작업도 쉽지는 않았다. 또 발사체 자세를 제어하려면 엔진 네 기의 추력의 방향을 돌려줘야 한다. 엔진마다 붙은 구동기가 그 역할을 하는데, 구동기도 같이 움직이도록 시험해야 했다.

팰컨9에는 엔진이 아홉 기 있다. 우리는 네 기를 처음 해봤고, 경험을 쌓았기 때문에 향후 엔진을 추가하는 작업은 더 수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Q. 누리호를 전부 우리 자력으로 개발했다. 그렇다면 러시아와 협력으로 이루어진 나로호 발사로부터 익힌 기술은 무엇인가? 나로호 1단에 쓰였고 러시아가 남기고 간 앙가라 엔진에 대해서도 설명해달라.

발사체 기술은 공식적으로는 기술 이전이 불가능하다. 나로호를 러시아와 함께 개발할 때, 러시아가 1단을 담당했고 우리는 2단만 맡았다. 물론 시스템 설계 단계에서  설계 내역에 대한 교류는 있었다. 그 과정에서 알게 모르게 우리가 습득한 내용이 많았다. 나로호 개발 과정에서 습득한 가장 큰 부분은 발사체를 조립하고 운영하는 데 필요한 전체 체계 기술이었다. 발사대 구축 기술도 갖게 됐다. 러시아 업체가 발사대 기본설계를 하고 상세설계 및 제작에는 국내 업체가 참여했다. 그런 기술이 기반이 돼 누리호를 독자로 개발할 수 있었다. 한편 앙가라 엔진에는 현재 우리 엔진보다 앞선 기술이 적용됐다. 출력도 크고 운영 방식도 다르다. 따라서 누리호를 개발하면서 직접 참고할 사항은 없었다. 다만 외형적으로 밸브가 어디에 붙어 있고 모양이 어떻게 생겼는지 정도는 참조했다.

Q. 항우연 단독으로 누리호를 개발한 것이 아니라 국내 300여 업체와 함께 작업했다. 여기에도 의미가 있고, 힘도 많이 들었겠다.

발사체 부품이 37만 개이다 보니, 많은 업체들이 개발에 참여했다. 엔진이나 탱크처럼 큰 부품은 대기업이 참여해서 만들었고, 예를 들어 밸브같이 작은 부품은 중소기업들이 했다. 참여 업체 300여 개 중 대부분이 중소기업이다. 게다가 개발 단계이어서 물량도 소량이었다. 중소기업 분들의 의무감과 책임감이 없었다면 만들어질 수 없었던 부품이 많았다. 이분들의 노력과 열정 덕분에 국내 발사체 산업의 인프라와 역량이 갖춰지게 됐다.

참여 업체들에는 기술을 이전하고 있다. 어렵게 구축한 이 인프라가 유지될 수 있도록 정책적인 지원과 사업 연속성 측면에서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본다.

Q. 누리호의 1단은 일본 옆에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장차 스페이스X처럼 1단을 지상으로 다시 착륙시켜 재사용할 계획도 있다고 들었다.

누리호는 재사용이 쉽지 않다. 팰컨9으로 기술적으로 설명하면, 엔진 아홉 기 중 가운데 하나를 활용해 회수한다. 그러기 위한 기술은 재점화와 엔진의 추력 조절이다. 누리호 다음에 개발할 발사체는 누리호의 75톤보다 고성능으로, 재점화와 추력 조절 기능을 다 넣으려고 한다. 이런 기술이 재사용과 연계되도록 개발하려 하지만, 다음 발사체에서 바로 재사용을 목표로 하지는 않는다. 재사용은 고난도 기술이고, 그래서 단계적으로 접근해갈 계획이다.

Q. 누리호는 앞으로 어떤 임무를 수행하나?

누리호는 향후 네 번 발사를 통해 신뢰도를 높이게 된다. 아시다시피 지금까지 2호기를 발사했고 앞으로 3~6호기를 발사할 계획이다. 3호기는 내년 상반기에 발사할 예정이다. 4호기는 2024년에 발사된다. 5호기와 6호기는 각각 2026년과 2027년으로 잡혀 있다. 누리호는 지구 저궤도에 위성을 올리는 용도로 개발됐다. 따라서 3호기부터 6호기도 그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한편 주관기업과 함께 공동 발사하면서 참여 업체로의 기술 이전도 단계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Q. 우리나라의 우주발사체 기술의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예를 들어 선도 국가들과의 시차가 몇 년 정도인가?

2020년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에서 평가한 자료가 있다. 최고 기술 보유국인 미국에 비해 한국의 발사체 기술은 60%, 연차로 보면 18년 정도 차이난다고 평가됐다. 유럽에 비해서는 13년, 중국과 일본에 비해서는 10년 정도 뒤처진 것으로 평가됐다. 누리호 성공으로 1,2년이라도 격차가 좁혀지지 않았나 생각한다. 누리호로는 기반 기술을 확보했고, 누리호 다음 사업을 통해 선진 기술을 확보함으로써 기술 격차를 줄여나갈 생각이다.

Q. 누리호는 한국형 우주발사체의 2단계 사업(KSLV-Ⅱ)으로 진행됐다. 차세대 한국형 우주발사체(KSLV-Ⅲ) 사업은 어떤 목표를 추구하나?

누리호는 기본적으로 지구 저궤도 위성 발사용으로 개발됐다. 차세대 발사체는 국내에서 개발 중인 정지궤도 위성 등 모든 위성과 달 착륙선, 이후 우주 탐사 계획을 뒷받침하도록 개발할 계획이다. 5~6톤 급의 대형 다목적 저궤도위성도 발사 가능해진다. 또 향후 더 높은 수준의 우주개발이 필요한 상황을 감안해 추가적인 성능 확장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예를 들어 누리호는 3단인데, 차세대 발사체를 2단 형상으로 개발하고 여기에 고체연료 부스터를 장착하면 성능 확장이 가능해진다.

Q. 케로신(등유) 액체연료를 사용했다. 액체연료와 고체연료의 장단점은?

고체연료는 딱딱하기 때문에 미리 만들어서 쉽게 보관할 수 있다. 필요할 때 가져와서 쏘기만 하면 된다. 발사, 운영이 아주 단순하다. 그래서 군사용으로 활용하기에 적합하다. 단점은 고체이다 보니 한번 불이 붙으면 끌 수 없고 조절·제어가 안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위성 발사체에 사용하기에는 정확도가 떨어진다. 고체연료 기반의 발사체도 있지만 대부분 상단에 액체연료 엔진을 넣어 오차를 보정해준다. 그에 비해 액체엔진은 추력 조절도 가능하고 재점화도 되는 이점이 있다. 또 고체에 비해 효율이 좋다. 같은 양의 추진제를 쓰더라도 더 큰 힘을 낼 수 있다. 대형 발사체는 대부분 액체연료를 쓴다. 다만 고체보다 운영이 어렵다. 추진제 투입에 필요한 밸브가 아주 많고 운영도 복잡하다. 액체연료는 군사용으로 쓰기에는 제약이 많다.

Q. 한미 미사일지침이 2020년 7월 개정돼 우리나라도 우주발사체에 고체연료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향후 우주발사체 개발에 어떻게 반영되나?

한미 미사일지침이 해제되면서 우주발사체 개발에 액체연료나 고체연료를 모두 활용할 수 있게 됐다. 고체연료 위주로 활용하는 발사체도 개발이 가능해졌다. 그런 발사체는 다른 기관에서 만들고 있다. 대형 위성발사체는 앞으로도 액체연료 기반으로 가지만, 나중에 성능을 높이기 위해서 고체부스터를 장착할 수도 있게 됐다.


대한민국헌법 제3조는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고 규정한다. 우리나라의 주권이 미치는 영역은 영토 외에 영해와 영공으로 구성된다. 영공은 영토와 영해선으로부터 상공을 향해 수직으로 그은 선 안의 범위이다.

그러나 우주에는 국경이 없다. 대한민국이 누릴 수 있는 우주의 영역은 우리가 하기에 달렸다. 우주 주권을 확보한 항우연과 관련 업체들의 향후 활약을 기대하는 이유다.

  • 이 글을 쓴 백우진 기자는 저술가, 번역자, 글쓰기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동아일보 등 활자매체에서 기자·편집장 등으로 일했다. 김대중 정부 시기에 기획재정부 경제홍보기획단에서 근무했다. 번역서로 《맥스 테그마크의 라이프 3.0》, 《두렵지만 매력적인》 등이 있다. 저서로는 《일하는 문장들》과 《단어의 사연들》, 《나는 달린다, 맨발로》, 《안티이코노믹스》, 《한국경제 실패학》 등이 있다. (이메일: smitte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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