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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KAIST 명현 교수 “사람과 공존하는 로봇, AI가 만든다”

로봇 공학은 AI의 적극적인 도입으로 빠른 속도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점점 더 사람에 가까워지고 있는 로봇의 급속한 발전이 우리 미래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에 대해 명현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에게 들어봤다.

아기들이 걸음마를 시작하는 상황은, 모든 부모들에게 감동의 순간이다. 과연 로봇에게도 그럴까?

실제로 사람이 쉽게 할 수 있는 동작 중 하나인 걷는다는 행위가 로봇에게는 하나의 도전 과제다. 사람은 걷는다는 행위를 위해, 수없이 넘어지고 부딪히고, 다쳐가면서 조금씩, 조금씩 학습해 나가는 과정을 거치지만, 로봇은 수많은 연산을 통해 학습 과정을 거치지 않고 바로 걸으려 했기 때문은 아닐까?

로봇이 자율적으로 걷는 행위를 하기 위해서는 카메라나 LiDAR, 혹은 레이더를 이용해 바닥을 입체적으로 인식하고, 최적의 경로를 찾아 이동하도록 각각의 구동부에 제어 명령을 내려야 한다.

하지만 AI의 학습 방식을 로봇에 적용하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크게 변하고 있다. 로봇의 인지 능력, 판단 능력, 그리고 제어 능력이 AI에 힘입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을 뿐 아니라, 강화학습(reinforcement learning)이나 LLM과 같은 AI 기술이 적용되면서 기존의 로봇에 비해 압도적인 성능과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사건이 지난 2023년 런던에서 개최된 ICRA 2023(IEEE International Conference on Robotics and Automation)에서 부대행사로 진행된 QRC(Quadruped Robot Challenge)에서 2위와 압도적인 점수차로 우승을 차지한 KAIST 명현 교수 연구팀의 ‘드림워커(DreamWalker)’라는 4족 보행 로봇이다.

세계 최대 규모의 로봇공학 행사인 ICRA에서 장애물 코스를 4족 보행 로봇으로 통과하면서 통과 시간과 자율성 등을 평가하는 QRC 행사에서 KAIST 미래도시 로봇 연구실 팀을 이끌고 있는 명현 교수는 2위를 차지한 MIT 팀이 기록한 60점을 4배 이상 웃도는 246점을 기록하면서 화제가 됐다. 명현 교수팀이 이런 높은 점수를 기록할 수 있었던 이유 또한 바로 적극적이고 효율적인 AI 기술의 적용에 힘입은 것이었다.

지난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 생추어리 AI의 인터뷰에 이어서, 로보틱스 인터뷰 두번째 시리즈로 명현 교수로부터 AI로 인한 로봇 공학의 기술 혁신에서부터 AI 로봇이 우리에게 미칠 영향에 이르는 다양한 얘기를 들어봤다.

명현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

지난해 QRC에서 2위와 엄청난 격차를 두고 1위를 차지하셨습니다. 과연 드림워크의 어떤 장점 때문에 이런 성과를 거둘 수 있었습니까?

지난해 QRC에서 우수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독자 개발한 ‘드림워크’ 제어기가 가장 큰 공헌을 했습니다. 그 외에도 주변 환경의 3차원 지도를 생성하고, 로봇 자신의 지도상 위치를 추정하는 SLAM(Simultaneous Localization And Mapping) 기술, 지도 상에서의 이동 가능성과 위험도를 파악하고 안전한 곳으로 경로를 계획하는 기술, 그리고 계획된 경로를 따라가는 중 갑작스럽게 장애물을 만날 경우에도 유연하게 회피해 보행할 수 있는 기술 등을 자체적으로 개발한 AI 기반 제어 기술이 큰 효과를 발휘했습니다.

그리고, 로봇이 보행 중 넘어지는 경우에도 다시 일어서서 보행할 수 있게 하는 복원 능력(fall recovery)도 우승에 큰 역할을 했습니다. ‘드림라이저(DreamRiser)’라고 명명한 이 기술은 기존의 지정된 복원 프로세스를 따라 움직이기 보다, 환경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특히 이 대회는 자율 보행에 많은 가점을 줍니다. 이를 노려 되도록 자율 보행 시스템을 사용하고, 수동 원격 조작은 불가피한 상황에서 사용하는 전략을 사용했습니다. 대부분의 출전 팀이 자율 보행보다는 원격 조작 방식을 사용했기 때문에 2위인 MIT 팀이 60점에 불과한 데 비해 246점이라는 고득점을 올리며 우승할 수 있었습니다.

최근 가장 많은 관심을 갖고 연구 중인 분야는 어떤 것입니까?

우선은 현재의 자율 보행 시스템을 더 완벽하게 만들 계획입니다. 예를 들어 로봇의 발이 장애물에 걸리면, 각 관절의 경로계획을 다시 설정해 해결해야 하는데, 이런 부분이 실제 대회에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였습니다. 물론 제어도 어렵고, 환경인식과 위치인식도 어렵지만, 제어와 경로계획을 지능적으로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여기에는 GPT4와 같은 LLM(Large Language Model) 등의 AI 기술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LLM을 일종의 상식으로 활용해, 새로운 상황에 마주치더라도 상식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을 만들고자 합니다.

또한 내년 대회에서는 사족보행 로봇에 로봇 팔을 추가해 각종 작업 수행을 평가하는 방식을 채택한다고 합니다. 이에 대비해 로봇 팔 제어 기술에 대한 연구도 추진 중입니다.

AI와 휴머노이드가 로봇 분야에서 많은 관심을 받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AI와 휴머노이드 로봇이 로봇 분야에서 큰 관심을 받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우선 AI 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로봇이 인간처럼 학습하고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제공합니다. 이는 로봇이 복잡한 환경에서 상식을 이용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적응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특히 휴머노이드 로봇은 인간의 형태와 기능을 모방하기 때문에, 인간과의 상호작용을 자연스럽고 효과적으로 만듭니다. 인간 친화적으로 구성된 기존 환경에 빠르게 도입할 수 있으며, 사람과 로봇이 공감하고, 도우며, 교류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줍니다.

이는 AI와 휴머노이드 로봇의 결합은 로봇 기술이 단순한 자동화를 넘어, 창의적이고 인지적인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영역으로 확장됨을 의미합니다. 로봇이 인간의 파트너로서, 더욱 복잡하고 높은 수준의 작업에 참여할 수 있고, 인간의 작업 부담을 줄이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길을 열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우리 사회와 산업이 직면한 다양한 도전과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인구 고령화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로봇 도우미의 개발이나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개인 맞춤형 로봇 교사의 활용, 위험한 환경에서의 인간을 대체하는 로봇의 투입 등이 바로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처럼 AI와 휴머노이드 로봇은 인간의 삶을 더욱 풍부하고 효율적으로 만들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만들며, 결과적으로 AI와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고 있습니다.

다양한 AI 기술이 로봇 분야에서 점점 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최근 AI는 로봇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AI 기술은 로봇을 더욱 지능적이고 독립적인 행위자로 만들고 있습니다. AI의 발전은 로봇에게 복잡한 인지 작업을 가능하게 합니다. 여기에 환경 인식과 처리, 의사 결정, 자연어 처리, 모방 학습과 협동 작업 등의 기능이 강화되면서 단순히 프로그래밍 된 작업만 수행하는 것이 아닌, 독립적으로 사고하고, 학습하며, 인간과 협력하는 지능적인 기계로 발전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AI 기술은 특히 로봇에게 유연성과 적응성을 부여할 수 있기 때문에, 인간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자율적으로 작업을 수행할 수 있게 합니다. 이는 로봇이 인간의 파트너로서, 단순한 기계적 작업뿐 아니라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업무에도 기여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또한, 로봇이 보다 복잡하고 섬세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만듭니다. 예를 들어, 로봇이 미술 작품을 창작하거나, 음악을 작곡하고 연주하는 등의 창의적 활동까지도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래의 로봇은 인간과의 창의적 협업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최근 AI 기술은 로봇 공학의 여러 분야에서 혁신을 주도하고 있으며, 이런 혁신은 로봇이 인간의 삶을 보다 풍부하고 편리하게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로봇 공학에서 강화학습은 어떤 이점을 제공할 수 있으며, 이는 강화학습의 어떤 특징 때문입니까?

로봇 분야에서 강화학습은 매우 중요한 연구 주제로 부상하고 있으며, 이는 강화학습이 제공하는 여러 이점과 특징 때문입니다.

강화학습은 기계학습의 한 분야로서, 에이전트가 환경과 상호작용하며 시행착오를 통해 학습하는 과정을 말합니다. 이 과정에서 에이전트는 보상 시스템을 통해 특정 행동의 결과가 좋을 경우 보상을 받고, 그러지 않을 경우에는 페널티를 받기 때문에, 시간이 지남에 따라 최적의 행동 전략을 학습하게 됩니다.

로봇 분야에서 강화학습이 주목받는 이유는 로봇이 사전에 프로그래밍 된 지시 없이도 스스로 학습하고,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로봇이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나 복잡한 환경에서도 효과적으로 작업을 수행할 수 있게 해줍니다.

또한 강화학습을 적용한 로봇은 지속적으로 자신의 성능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환경이 변하거나 새로운 종류의 작업을 마주하더라도, 로봇은 계속해서 학습하고 적응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최적화합니다.

강화학습은 최근 로봇 분야에서 가장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AI 학습 기법으로, 드림워커 또한 많은 부분에서 강화학습으로 개발된 기능이 적용됐다.

생성 AI를 로봇에 적용하는 시도가 늘고 있는 가운데, 기존 생성 AI가 갖고 있는 한계, 그리고 문제점이 로봇에는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습니까?

생성 AI를 로봇 분야에 적용하는 것은 인간과의 상호작용 개선, 창의적인 문제 해결, 독립적인 학습과 의사결정 등에서 보다 발전된 능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 줍니다. 그러나 생성 AI의 기존 한계와 문제점들은 로봇에도 그대로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생성 AI가 갖고 있는 데이터의 편향성, 해석 가능성의 부족, 환각 현상, 오류의 전파, 보안 등의 주요 문제점은 그대로 로봇 분야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특히 데이터의 편향성이나 오류의 전파와 같은 문제는 로봇이 잘못된 행동이나 결정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이는 특히 인간과의 상호작용이 중요한 분야에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해석 가능성의 부족이나 환각 현상과 같은 문제는 로봇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입니다.

보안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악의적인 사용자가 시스템에 오류를 유발하는 데이터를 주입하여 로봇의 행동을 조작한다면, 로봇을 이용한 서비스나 작업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위협할 수 있습니다.

이런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연구자들은 데이터의 다양성과 대표성을 보장하는 방법, AI의 결정 과정을 더 투명하고 해석 가능하게 만드는 기술, 오류 감지와 수정 메커니즘, 그리고 강화된 보안 프로토콜 개발 등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로봇이 대체할 수 없을 것이라 여겨졌던 육체 노동은 물론이고 수작업으로 이뤄지는 많은 일들까지도 로봇이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로봇 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실제로 많은 분야에서 인간의 노동을 대체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특히, AI와 결합된 로봇의 등장은 이런 변화를 더욱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이는 육체 노동뿐 아니라, 수작업이 중심인 예술 등 창의성이 중요한 분야에서도 로봇이 활약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로봇이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는 과정에서는 여러 가지 중요한 문제들에 대해 충분히 고려해야 합니다. 우선 로봇의 도입이 노동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물론이고, 로봇이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윤리적, 법적 문제 또한 고려해야 합니다.

로봇 기술의 발전이 인간의 역할을 완전히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작업을 보조하고, 인간이 더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로봇 기술의 발전은 인간의 삶을 풍부하게 하고, 노동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기술적 진보가 모든 사람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려면, 사회적, 윤리적, 교육적 접근 방식 또한 기술적 진보와 발 맞춰 발전해야 합니다.

따라서 로봇 기술의 발전은 기술적 문제를 넘어, 우리 사회가 어떻게 더욱 정의롭고 포용적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AI로 인해 로봇이 기술적 특이점에 더 빠르게 다가가고 있습니다. 이런 기술적 특이점에 도달한 미래에 로봇과 인간은 어떻게 역할을 분담하고 공존할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개인적으로 기술적 특이점(Technological Singularity)의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그 시점과 형태, 영향에 대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율주행차와 같은 생명과 직결될 수 있는 문제에 AI를 적용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문제가 아닙니다.

개인적으로는 기술적 특이점이 눈 앞에 다가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아직 손에 닿을 만한 위치에 있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술적 특이점에 도달한 미래, 혹은 그 과정에서 로봇과 인간의 공존은 꾸준히 준비해야 할 과제입니다.

로봇과 AI는 인간의 능력을 보완하고, 우리가 당면한 많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먼저 고려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우선 AI와 로봇이 인간 사회에 통합될 경우, 이들의 결정과 행동에 대한 윤리적, 법적 책임이 명확해야 합니다. 또한 AI 로봇이 일부 직업을 대체할 경우, 이로 인해 영향을 받는 사람들을 지원하는 강력한 사회적 안전망이 필요합니다.

이와 함께 기술적 변화에 사람들이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평생 학습 등 교육 시스템을 개혁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술 발전이 인간의 복지 향상을 목표로 하며, 모든 사람에게 이익이 되도록 해야 합니다. 결국, 로봇과 인간의 미래 공존은 기술의 발전보다는 그 기술을 어떻게 사용하고 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우리의 지혜와 가치에 더 크게 중점을 두어야 합니다.

로보틱스 인터뷰 첫번째 시리즈인 생추어리 AI의 인터뷰 기사 ‘세계 최초로 인간을 닮은 범용로봇 개발한 ‘생추어리 AI’‘ 기사도 확인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