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biotech plants are dead

“집에서 키우려고 어둠 속에서 빛난다는 GMO 식물을 사봤다”

가정에서 키우는 GMO 식물인 ‘반딧불이 피튜니아’가 미국에서 잘 팔린다고 한다. 그래서 기자도 직접 이 식물을 주문해 봤는데 실망스러운 일이 벌어졌다.

6주 전 필자는 ‘반딧불이 피튜니아(Firefly Petunia)’를 선주문했다. 생물 발광균의 유전자를 사용하여 어둠 속에서 빛나도록 만들어진 관엽 식물이다.

수년간 미국이나 다른 나라에서 일어난 GMO(유전자변형생물)에 대한 반감을 다루는 글을 써오다가 이제는 필자도 생명공학에서 즐거움을 느껴볼 때가 왔다고 생각했다. 반딧불이 피튜니아는 소비자가 직접 구매할 수 있는 최초의 GMO 중 하나인데, 확실히 매우 매력적인 상품처럼 보인다.

그러나 4월 말에 반딧불이 피튜니아 두 개가 담긴 상자를 배송받아서 열어보니, 식물의 잎도 썩어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았다. 그리고 다음 날이 되자 둘 다 모두 시들어서 죽어 버렸다. 집에서 생명공학의 맛을 즐겨보려던 필자의 첫 번째 시도는 배송비를 포함해 84달러(약 11만 원)라는 비용만 들인 채 완전히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구입한 식물은 세련된 검은색 상자에 담겨서 배송됐다. 상자 위에는 안에 살아있는 생물이 담겨 있다고 알려주는 글자들이 형광색으로 적혀 있었다. 약 13cm 높이의 피튜니아들은 모양이 망가지지 않도록 투명한 플라스틱 패키지 안에 하나씩 담겨 있었다. 상자 뒷면에는 이 식물들에 딱정벌레, 고구마바구미, 정원달팽이, 매미나방 같은 해충이 없다고 확언하는 정부의 경고문이 있었다.

문제는 필자가 상자를 열었을 때 발생했다. 알고 보니 필자는 반딧불이 피튜니아를 판매하는 스타트업인 라이트바이오(Light Bio)에서 UPS 배송조회 번호와 함께 “빛나는 식물이 고객님께 향하고 있습니다”라는 메시지가 적힌 이메일을 보낸 바로 그날에 플로리다로 일주일간 휴가를 떠났다. 이메일은 보지 못했다. 하지만 이메일을 봤다고 해도 휴가 일정 때문에 배송을 받을 수 없었을 것이다.

결국 필자의 피튜니아들은 일주일 동안 어둠 속에서 방치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배송용 상자는 피튜니아들이 최후를 맞이할 석관이 되었다.

필자의 잘못이었을까? 그랬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필자는 라이트바이오가 언제 상품을 발송할지 전혀 알지 못했다. 다른 사람들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의 편집장인 맷 호넌(Mat Honan)은 가족들이 비행기를 타고 일본으로 떠난 날 피튜니아가 도착했다고 했다. 다행히 여행 기간에 도마뱀을 돌봐주기로 한 하우스시터가 상자를 발견한 덕분에 맷의 피튜니아는 여전히 정원에서 삶을 유지하고 있다.

텍스트, 실내용 화초, 화분, 식물이(가) 표시된 사진  자동 생성된 설명
불행한 운명을 맞은 필자의 피튜니아와 그 석관의 모습이다. (Antonio Regalado 제공)
ANTONIO REGALADO

그렇다면 반딧불이 피튜니아가 내는 빛은 어떨까? 그리고 얼마나 강할까?

맷은 식물을 칠흑같이 어두운 욕실에 가져가도 지금까지는 식물이 내는 빛을 전혀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식물이 발광하는 모습을 보려면 구매자들은 조금 더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 식물에서 가장 밝게 빛나는 부분이 꽃이기 때문이다. 꽃을 피워서 신비로운 발광 효과를 보려면 몇 주간 피튜니아를 열심히 돌봐야 할 것이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데이비스 캠퍼스 박사후 연구원인 켈시 우드(Kelsey Wood)는 “상자를 열었을 때 꽃 두 송이가 피었는데, 안타깝게도 꽃이 떨어져 버려서 식물이 발광하는 모습은 아직 보지 못했다. 빨리 다시 꽃이 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우드는 자신이 강의하는 수업에서 반딧불이 피튜니아를 사용하고자 한다. 이에 대해 우드는 “합성생물학자들은 오랫동안 발광 식물을 만드는 것이 꿈이었다”며 “하지만 맨눈으로 볼 수 있을 만큼 밝은 빛을 내는 식물은 만들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상자를 열자마자 성공을 거두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테마파크에 관한 웹사이트(EYNTK.info)를 운영하는 타린 화이트(Tharin White)도 그중 하나이다. 화이트는 “식물 주변에 수많은 보호 장치가 있었고, 도움을 주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설명하는 책자도 있었다”며 “식물이 내는 빛은 완전한 어둠 속에서는 강한 편이다. 하지만 적당히 어두운 방에 있으면 빛이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미친 듯이 발광하는 식물을 기대했던 건 아니기 때문에 이 정도면 내 기대에 부응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화이트가 이전에 디즈니랜드의 ‘캐스트 멤버’였고 식물들이 빛을 내는 행성에서 액션을 펼치는 영화 <아바타>의 이름을 딴 디즈니랜드의 놀이기구, ‘아바타 라이드’를 운영한 적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화이트의 추천이 의미 없는 말처럼 느껴지지는 않을 것이다. 화이트는 자신의 X(구 트위터) 계정에 “우리가 판도라 행성에 더 가까워진 것 같다. 아바타 속 세계가 현실이 되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시간생물학자인 브라이언 호지(Brian Hodge)도 피튜니아를 배송받자마자 약 20cm 정도의 더 큰 화분에 옮겨 심고 절화보존제와 물을 충분히 준 후에 햇빛 아래 놓아둔 덕분에 식물이 무사히 자라기 시작했다. (시간생물학은 생물의 생체 시계, 생체 리듬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샌프란시스코 캠퍼스(University of California, San Francisco) 소속 과학자인 호지는 “일주일 정도 지나자 식물이 빠르게 자라기 시작했고 열흘째 되는 날에는 꽃봉오리가 보이기 시작했다. 꽃봉오리의 빛은 내가 예상했던 것과 비슷했다. 네온 불빛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부드럽고 은은하게 빛을 낸다”고 설명했다.

호지는 일상 업무에서 주로 박테리아 같은 생물발광체를 다루는데, 이러한 생물발광체의 빛을 관찰하기 위해서는 늘 광전효과를 증폭시키는 기구인 광전자증배관(photomultiplier tube)이 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호지는 “생물발광 세포를 다뤄본 내 경험에 따르면 생물체가 내는 빛은 맨눈으로 관찰하기 꽤 어려웠다. 그래서 반딧불이 피튜니아의 발광 정도에 만족했다. 모든 불을 다 끄면 눈앞에 식물이 빛을 내며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호지는 X에 자신의 피튜니아가 빛을 내는 모습을 담은 훌륭한 스냅사진을 공유했다. 그러나 이 사진은 아이폰 카메라의 노출을 2초로 설정한 후에야 찍을 수 있었다.

라이트바이오의 CEO인 키스 우드(Keith Wood)는 필자의 식물이 어떻게 죽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메일에 응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3월에 필자와 진행했던 인터뷰에서 생명공학 식물의 판매가 입소문을 타고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초기 공급량이 부족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우드에 따르면 새로운 식물을 생산할 때는 상업용 온실을 임대하여 식물에서 잘라낸 부분들을 물에 담가놓으면 된다. 그러면 몇 주 후에 새 뿌리가 돋아난다. 우드는 반딧불이 피튜니아가 “유전자 편집 기술의 이점을 대중이 쉽게 인식하고 경험할 수 있는 드문 사례”라고 강조했다.

호지는 가로등 대신 발광 식물을 사용하여 빛 공해에 맞서는 방법에 관한 기사를 읽은 후에 이러한 식물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밝혔다. 호지는 낮과 밤이 생명체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생물학자로서 도시의 불빛과 컴퓨터 화면이 자연적인 주기를 망치고 있다고 우려했다.

호지는 “발광 식물을 처음으로 소유한 사람이 될 기회를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며 “불을 끄면 식물에서 나는 빛이 정말 아름답다. 미래의 모습을 담은 공상과학 영화 속 광경을 실제로 목격하는 듯한 기분이 든다”고 감탄했다.

호지의 말을 듣다 보니 필자도 다시 한번 시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