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racking coronavirus variants will prepare us for the next global public health threat

코로나19 변이 추적이 위기 대응에 미치는 영향

코로나19 감염증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인 SARS-CoV-2의 유전적 변화를 감시함으로써 새로운 변이를 조기에 발견하고 대응할 수 있다. 이를 활용해 또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툴리오 데 올리베이라(Tulio de Oliveira) 교수가 남아프리카 공화국 스텔렌보스 대학(Stellenbosch University)의 바이오메디컬 연구동 주차장을 가로지르고 있었다. 연구소는 무려 1억 달러(약 1,235억 원)를 들여 새롭게 세워진 건물이었다. 때는 1월 초, 대부분의 학생과 직원들은 방학 중인 한여름이었다. 하지만 데 올리베이라는 예외였다. 그는 시릴 라마포사(Cyril Ramaphosa) 남아공 대통령과 화상 회의 약속이 잡혀 있었다.

이는 최근 한 달 동안 벌써 두 번째 회의였다. 첫 회의는 염기서열 분석 연구실에서 새로운 코로나19 변이를 발견한 직후에 이루어졌었다. 오늘 그들은 다른 주제에 대해 의논했는데, 데 올리베이라는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 한동안 통화가 이어진 후, 데 올리베이라는 초조하게 주변을 걸어 다녔다. 그의 말대로 그는 자리에 가만히 앉아있는 성격은 아니었다. 어쨌거나 그의 과학 연구는 정책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그는 이런 일을 하는 것을 매우 좋아했다.

“팬데믹은 과학이 작동하는 방식을 바꿔 놓았다.” 그가 화상 회의를 마치며 말했다. 우선, 최근엔 과학의 진행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 지금으로부터 6주 전, 그의 팀은 남아공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지역인 가우텡(Gauteng)에서 코로나19 감염이 갑자기 빠르게 재확산되는 것을 확인하고 “무언가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이 불안감을 계기로 그들은 염기서열 분석량을 크게 늘렸다. 그리고 단 하루 만에, 우리가 지금 오미크론이라고 부르는 매우 전염성 높은 새 변이가 확인되었다. 그들은 곧바로 보건부 장관과 대통령에게 보고함과 동시에 하루 동안 연구 결과를 검토하였다. 그리고 2021년 11월 25일, 데 올리베이라는 그가 새롭게 발견한 변이를 세상에 공표했다.

오미크론은 이전에 유행하던 바이러스보다 인체 면역체계를 회피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그 덕에 이 변이는 곧 이전보다 훨씬 더 광범위한 팬데믹을 일으켰다. 2020년 1월 초, 오미크론의 주간 확진자 수는 유럽에서 65%, 동남아시아에서 78%, 미국에서는 100% 증가했다. 비록 확진자 수의 증가보다는 느리긴 했지만, 사망률도 동시에 상승했다.

불행 중 다행으로 남아공 연구진이 2021년 11월에 오미크론을 초기에 발견하고 식별한 덕분에, 연구진들은 세계에 조기 경보를 울릴 수 있었다. 변이가 발견된 후 수 주 안에 과학자들은 이를 대상으로 많은 실험을 수행했다 곧 오미크론에 기존 코로나 백신이 효과가 있는지, 전염성이나 치명률은 어느 정도인지와 관련하여 방대한 성과가 쏟아져 나왔다. 정책적인 면에서는 나라마다 백신 부스터 접종률이 약간 증가했고, 거리두기 규제가 조정되었으며, 여행 제한이 강화되었다.

데 올리베이라의 연구실에 있는 신형 염기서열 분석 기계들. 소매 가격이 총 300만 달러(약 36억 원)에 이르는 고가의 기기들이지만, 모두 기증된 것이다.

코로나 사태가 터지기 전에 데 올리베이라는 그의 본거지인 남아공 동부 도시 더반(Durban)에서 지카(Zika) 바이러스, 치쿤구니야(chikungunya) 바이러스, 결핵균과 같은 병원체의 염기서열을 분석했었다. 그러던 중 팬데믹으로 인해 갑작스럽게 그의 연구분야에 대한 지원이 강화됨과 동시에 그가 하는 연구에도 정치적으로 더 큰 관심을 받게 되었다. 이번에 새롭게 설립된 전염병대응혁신센터(Centre for Epidemic Response and Innovation, CERI)에 있는 그의 연구실은 수백만 달러(수십억 원) 규모의 장비들로 채워졌다. 그중 대부분은 다른 부유한 연구소나 국제 보건 단체, 제조사 등으로부터 기증된 것이었다. 결국 그의 연구실은 아프리카에서 가장 강력한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 연구소로 떠오르게 되었다.

코로나19의 전파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유전체 염기서열 분석이 물밀 듯 활발해졌다. 국제 데이터베이스 기사이드(GISAID)에는 750만 건이 넘는 바이러스 염기서열 데이터가 공유되었고, 과학자들은 이들을 분류해 진화 과정을 추적하는 수형도(tree diagrams)를 그렸다. 역사적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만큼 염기 서열이 많이 분석된 병원체는 없었다. 염기서열 분석 기술은 또한 그전에 기술을 보유하지 않았던 지역에서도 보편화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변화는 새로운 위협이 지구 어느 지역에서 발생하더라도 이를 놓치지 않고 발견하기 위해 필수적이었다.

SARS-CoV-2 바이러스에 대한 데이터가 축적되자 과학자들은 거의 실시간으로 바이러스의 진화 과정을 추적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추적 시스템은 우리가 유전체 염기서열 분석을 보건 정책에 반영하는 방식을 변화시켰다. 케임브리지 대학(University of Cambridge)의 미생물학자이자 영국 코로나 유전체 컨소시엄을 이끌고 있는 샤론 피콕(Sharon Peacock)은 이렇게 말한다. “돌이켜보면, 과거의 전염병 사례에서 우리는 유전체 서열 분석을 이미 일어난 사건을 분석하는 연구 기법으로만 사용하였다. 하지만 현재는 염기서열 분석이 질병의 전파와 거의 동시에 일어나기 때문에 우리는 전염병 대처에 실제로 적용 가능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과학자들은 코로나19 사태 동안 바이러스에 발생한 유전자 염기서열의 변이가 전염성 등에 어떠한 영향을 줄지, 그리고 심지어는 바이러스의 향후 변이 방향까지 예측하고자 했다.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에 있어서 여전히 국가 간 격차가 있어 초기 변이의 발견이 늦어질 수 있지만, 아프리카와 같은 지역의 분석 역량은 전보다 크게 성장하였다. 데 올리베이라를 비롯해 연구진들은 여기서 만족하지 않는다.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계속 추적하는 동시에, 그들은 지금의 추세와 연구기금을 활용하여 결핵, HIV, 바이러스성 간염과 같은 다른 질병들에도 대처하고자 한다. 그리고 또한 이 기술을 이용하여 항생제 내성과 관련된 어렵고 끈질긴 싸움도 끝내고 싶어 한다.

물론, 팬데믹이 종식된 후에도 이러한 성과가 나오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바이러스를 유전체 추적하는 과학적 원리는 비교적 간단하다. SARS-CoV-2 유전체의 염기서열을 분석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확진자의 검체에서 바이러스 RNA를 분리한다. 그다음 그들은 RNA를 염기서열 분석 기기가 읽을 수 있는 형태로 처리한다.

20년 전, 한 인간 유전체의 염기서열을 분석하는 데에는 총 1억 달러(약 1,230억 원) 정도가 들었다. 오늘날에는 1,000달러(약 123만 원)이 채 들지 않는다. 그러나 새로운 돌연변이를 찾기 위해 모든 코로나 양성 검체의 염기서열을 분석하는 것은 여전히 비용적인 면에서 비효율적이다. 그래서 드 올리베이라와 연구진은 국립 연구소나 현장 의사들이 보고한 내용을 바탕으로 감염자 수가 예상 밖으로 크게 증가한 지역에서 채취한 검체를 중점적으로 분석하였다.

그가 ‘비연속적 염기서열 분석(nonlinear sequencing)’이라고 부르는 이 표적 접근법을 사용하여, 그들은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발견된 두 변이의 전파 우려에 대한 경종을 울릴 수 있었다. 이 두 변종은 1년 전 남아공 이스턴 케이프(Eastern Cape) 지역에서 발견된 베타 변이, 그리고 2021년 11월에 퍼진 오미크론 변이이다.

SARS-CoV-2 바이러스보다 전염성 강한 새로운 변이가 조기에 발견됨에 따라 정부와 보건 체계는 이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을 펼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변이가 퍼지는 것을 막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피콕은 새로운 변이를 조기에 발견하면 이에 대비할 시간을 벌 수 있다고 말한다. 과학자들이 오미크론이 우리의 면역 방어를 더 잘 회피한다는 것을 증명한 후, 많은 나라들이 부스터 접종을 시행했다. 그녀는 “실시간 염기서열 분석이 팬데믹 기간 동안 정책 대응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염기서열 분석이 환자의 입원이나 사망에 끼치는 영향을 정확히 수치화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미국의 연구진들은 남아프리카 공화국 및 기타 지역의 오미크론 변이 전파 양상 데이터를 이용한 한 분석을 통해, 1월 초 미국의 부스터 접종 인원을 두 배로 늘리면 4월 말까지 4만 1천 명의 사망자와 40만 명 이상의 입원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캐나다 밴쿠버에 위치한 사이먼 프레이저 대학(Simon Fraser University)의 유전체 데이터 전문가인 엠마 그리피스(Emma Griffiths)는 왜 기존의 진단법, 백신, 치료법이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무력화되었는지 유전체 감시를 통해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실제로 우리는 이를 기반으로 우리의 대처 방식을 개선할 수 있었다. 그는 또한 이번 팬데믹이 국경을 넘어 유전체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는 데 중요한 초석이 되었다고 덧붙였다. 이는 향후 팬데믹 발생 시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또한 SARS-CoV-2 염기서열 분석이 전 세계적으로 활발해지면서 팬데믹 이전에 염기서열 분석 기술을 아예 보유하지 못했거나 매우 제한적인 이용만이 가능했던 지역에서도 이제는 염기 서열 분석이 가능해졌다.

페루 리마(Lima)에 있는 페루아나 카예타노 에레디아 대학(Universidad Peruana Cayetano Heredia)의 미생물학자 파블로 츠카야마(Pablo Tsukayama)는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 페루에서 이루어지던 유전체 염기서열 분석은 매우 ‘국소적(niche)’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2020년 4월 이후 그의 연구소는 정부로부터 더 많은 자금을 지원받았고, 2021년 중반에 이르러 람다(Lambda)라는 새로운 변이를 발견할 수 있었다.

비록 람다 변이의 영향으로 페루가 세계 최고 수준의 초과사망률을 기록하게 된 일을 막기에는 너무 늦었지만, 그는 페루가 새로운 염기서열 분석 능력을 갖추게 된 것을 높이 평가했다. 특히 페루에는 생물다양성이 풍부하여 새로운 질병이 출현할 위험 또한 높은 아마존 열대우림이 있다는 점에서, 그는 이곳에서 유출되는 새로운 병원체를 추적하는 데 염기서열 분석 기법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질병에 대한 조기 경보를 가능한 한 빨리 울릴 수 있어야 한다.” 그는 말한다. “그것이 나의 연구 목표다.”

리마에서 남쪽으로 2,000마일(약 3,218킬로미터) 떨어진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Buenos Aires)에서 호세피나 캄포스(Josefina Campos)도 팬데믹으로 인해 염기서열 분석에 집중된 관심을 실감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전에, 그녀가 있던 유전체학 연구실은 바이러스의 실시간 염기서열 분석을 하지 않았다. 염기서열 분석은 공중 보건에 도움을 주기 위한 도구라기보다는 후향적으로 과학적 사실을 연구하는 데 사용되었다. 이제 “모두가 실시간으로 염기서열 분석을 하고 싶어 한다”고 그녀는 말한다.

캄포스는 “전염병 덕에 우리가 주목받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녀의 새로운 연구소는 이제 코로나19 뿐만 아니라 다른 질병들도 실시간으로 감시하려고 한다. 그중 한 프로젝트는 결핵을 면밀히 추적하고 감시하게 될 것이다. 아르헨티나에서는 결핵 감염이 한때 쇠퇴기를 거친 이후 2013년부터 매년 2% 이상 증가하고 있다. 이 연구소는 결핵균의 약물 내성을 조사하여 의료진들이 적절한 약물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캄포스는 또한 아르헨티나 전역에 국가 염기서열 분석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분석 작업을 분산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우리는 검체가 북부 아르헨티나로부터 부에노스아이레스까지 오는 동안 발생하는 지연을 없애야 한다”고 그녀는 말한다.

아프리카 또한 드 올리베이라와 같은 사람들의 노력에 힘입어 염기서열 분석 역량이 급격히 증가한 지역이다. 2020년 10월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Addis Ababa)에 있는 아프리카 질병통제예방센터(Africa Centre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는 염기서열 분석 장비 회사 일루미나(Illumina)와 옥스포드 나노포어(Oxford Nanopore),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 마이크로소프트가 지원하는 1억 달러 규모의 병원체 유전체학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이는 다른 유전체학 투자 계획과 마찬가지로 코로나를 포함한 기타 다른 질병까지 모두 연구할 예정이다.

현재 데 올리베이라가 있는 스텔렌보스 의학 캠퍼스에는 남아공 최고의 인간유전학자들과 그 지역 풍토병에 관한 최고 전문가들이 포진해 있다. 이제 그들은 전에는 다른 대륙으로 보내야 했던 검체들을 데 올리베이라의 새 연구실을 통해 분석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이 연구실은 아프리카 전역의 염기서열 분석을 지원할 것이다.

2021년 11월, CERI는 아프리카 15개국 출신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SARS-CoV-2의 염기서열 분석을 교육하는 염기서열 분석 워크숍을 처음 개최했다. 참가자들 대부분은 분석 시설이 뛰어나지 않은 국가로부터 왔기 때문에 드 올리베이라는 그의 최첨단 실험실 대신 회의실에 설치한 임시 실험실에서 교육을 시행했다. 이러한 방식을 통해 참가자들은 자국에서도 적용 가능한 염기서열 분석 방법에 대한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고 드 올리베이라는 말한다. 그들은 이제 자국으로 돌아가 코로나바이러스 검체의 염기서열 분석을 시작하였다.

SARS-CoV-2 바이러스를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지금껏 수십억 달러(수조 원)의 연구비를 투입하였고 방대한 양의 염기서열 분석 데이터를 얻었다. 이 성과로 이전까지 과학자들 사이에서 난제로 여겨지던 문제에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기 시작했다. 바로 SARS-CoV-2나 인플루엔자와 같은 바이러스가 어떻게 진화할지 예측하는 문제이다.

매년 과학자들은 다음 계절에 유행할 독감 변종을 추측하는데, 이를 바탕으로 그해의 백신이 만들어진다. 이러한 방식의 성공률은 절반밖에 되지 않으며, 최근에는 크게 실패한 사례들도 있었다. 간단히 말해서, 지난해 발생한 독감 변종 중 어떤 것이 올해 우세할지 판명하기는 매우 어렵다.

이제 그들은 SARS-CoV-2 바이러스의 진화를 설명하는 데이터를 이용하여 그러한 예측을 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2021년 6월에 발표된 한 예비 논문에서는 GISAID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하여 90만여 종의 SARS-CoV-2 스파이크 단백질을 분석했다. 스파이크 단백질은 바이러스가 인간 세포로 들어가는 데 사용되며, 이곳에 주요한 돌연변이가 발생하면 보통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로 지정된다. 과학자들은 이를 통해 이전에 발생한 변이로부터 추후 발생할 변이를 예측할 수 있을지를 조사했다.

아말리오 텔렌티(Amalio Telenti)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면역학 전문 회사인 비르 바이오테크놀로지(Vir Biotechnology)의 수석 데이터 과학자이자 이 논문의 공동저자 중 한 명이다. 그는 6개월 뒤 오미크론이 발견되었을 때, 이러한 개념이 일종의 ‘검증 시험’을 통과했다고 말한다. 지난 1월 그와 동료들은 오미크론 변이가 그들이 후보로 두었던 변이 중 하나라는 것을 확인했다. 그러나 그는 이미 검출된 변이를 대상으로 이 변이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았다고 이야기하는 것과, 실제로 다음에 어떠한 변이가 나타날지를 예측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라고 이야기한다.

후자는 왜 그렇게 까다로운가? 과학자들은 SARS-CoV-2 바이러스 스파이크 단백질의 펩타이드를 하나씩 변경해 보면서 바이러스의 특성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연구해왔다. 하지만 동시에 여러 변이가 발생하였을 때 바이러스의 특성을 연구하는 것은 훨씬 더 어려운 문제이다.

스파이크 단백질에서 돌연변이 2개로 만들어지는 모든 조합을 시험하기 위해서는 약 80만 가지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돌연변이가 3개일 경우 가짓수는 10억을 넘어간다. 즉 실험실에서 다룰 수 없을 만큼 방대한 양이다. 최소한 지금 방식으로는 말이다.

다른 과학자들은 바이러스 진화 모델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지 시험하기 위해 SARS-CoV-2 바이러스의 데이터로 인공지능을 학습시킨다. 제시 블룸(Jesse Bloom)은 비록 이러한 방식을 통해 일부 원리를 알아낼 수 있을지라도, 결국 바이러스가 어떻게 진화할지 정확히 예측하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어려운 일이라고 말한다. 블룸은 시애틀에 위치한 프레드허친슨 암연구센터(Fred Hutchinson Cancer Research Center)의 바이러스 진화를 연구하고 있다. 그는 본질적으로 돌연변이가 무작위적이기 때문에 바이러스 진화가 예측 불가하다고 말한다. 만일 우리가 이번 팬데믹을 처음부터 다시 겪게 된다면, 우리는 다른 변이를 만나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블룸은 우리가 바이러스가 어떻게 진화할지 예측할 수 없다 하더라도, 유전체 데이터를 수집함으로써 변이가 어떻게 행동할지 예측하는 데에 도움받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블룸에 따르면, 과학자들은 오미크론 변이의 면역 및 백신 회피 능력을 실험을 통해 비교적 빠르게 알아낼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지금의 속도와 정확도로는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미 염기서열을 파악하고 있는 변이들의 특성을 연구하고, 변이가 바이러스의 행동 양식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데이터를 축적하면 결국에는 새로운 변이의 염기서열을 파악하는 것만으로 이 변이의 더 전염성이 강한지, 혹은 더 위험한 증상을 유발하는지를 알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미국 루이지애나 주립대(Louisiana State University)의 면역학자인 제레미 카밀(Jeremy Kamil)은 지금 이 순간 모든 관심이 SARS-CoV-2 바이러스에만 집중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는 지금까지 이번 팬데믹을 연구하기 위해 해온 모든 노력이 말라리아, 항생제 내성, 곰팡이와 균류로 인한 기생충질환, RSV와 같은 바이러스, 영유아에게 치명적인 호흡기 감염과 같은 질병들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병원체 감시 시스템은 질병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고, 우리의 생명과 재산 모두를 지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항생제 내성의 유전체감시에 대한 세계보건연구단(Global Health Research Unit on Genomic Surveillance of Antimicrobial Resistance) 단장인 데이비드 아넨슨(David Aanensen) 옥스포드대 교수는 유전체 염기서열로부터 박테리아의 행동 양식을 예측하는 것은 바이러스보다 훨씬 더 복잡할 것이라고 말한다. 한 가지 이유는 박테리아가 생물학적으로 바이러스보다 훨씬 더 복잡하며, 복제 방식 또한 난해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테리아 유전체 감시에 배경이 되는 기본 개념은 바이러스와 동일하다. 그는 요주의 변이 혹은 약물 저항성 변이를 규명하는 것, 전파 양상을 파악하는 것, 그리고 약물 저항성과 관련된 병원체와 약물 사이의 끊임없는 다툼을 더 잘 이해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어쩌면 언젠가는 약물 저항성 병원균이 지역 사회에 자리 잡기 이전에 이들을 발견하여 박멸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아넨슨은 “이러한 일을 시작하기 위해 팬데믹이 필요했다고 말할 정도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아직 이 작업은 전혀 성사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이 작업을 진행하는데 천문학적인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이 아니라고 카밀은 말했다. 그는 적절한 규제의 부재, 필요한 데이터를 공유하기를 꺼리는 분위기, 리더십의 부족이 문제의 원인이라고 이야기한다. “우리는 어둠 속에서 방향을 잃고 헤매고 있다.” 그는 말한다.

영국의 샤론 피콕은 존재하는 모든 유해 바이러스 및 세균에 대한 백신 개발을 위해 유전체 염기서열 분석을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녀는 코로나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된 새로운 인프라 덕분에 이러한 일이 더욱 쉬워졌다고 말한다. 그녀는 또한 약물 저항성 감염의 전파 양상을 실시간으로 추적하기 위하여 염기서열 분석 기술을 병원에 도입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이는 염기서열 분석 기기의 경량화 및 간소화로 인해 이전보다 훨씬 더 실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환자를 더 잘 치료하고 감염병을 억제할 수 있을 것이다.

전보다 저렴해지긴 했지만, 아직도 염기서열 분석 기술의 단가는 높은 편이다. 하지만 옥스포드의 아넨슨 교수는 추가적인 비용 절감을 통해 우리가 폐렴 구균과 같은 세균을 검출하기 위해 시행하는 표준 검사 방식이 염기서열 분석으로 대체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현재 엄청난 규모의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그 가치는 훨씬 더 크다.” 그는 말한다. “염기서열 분석 방식을 사용하면 새로운 변이의 발생을 방지하거나 이에 대해 더 잘 대처할 수 있다. 또한 새로운 항생제 개발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데 올리베이라는 새 연구실을 시험 운용하면서 2022년 상반기를 보내려고 한다. 그런 다음 그는 CERI를 위해 1억 달러(약 1,230억 원)를 모금하고자 한다. 그중 절반은 지금까지 자금이 부족하여 연구를 진행할 수 없었던 전 세계의 다양한 염기서열 분석 연구 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보건 및 정책에 즉각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되는 연구에 우선권을 줄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우리 남아공이 세계 어느 나라보다 잘하는 것은 비연속적 염기서열 분석이다. 이처럼 공중 보건에 중요한 염기서열 분석이 가장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그는 염기서열 분석이 확대되는 이러한 세계적 추세가 팬데믹 이후에도 계속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By Linda Nordl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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