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drugs that hack our circadian clocks might one day improve our health

‘생체 리듬 맞춤 약’이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

이러한 약이 개발되면 시차와 교대 근무로 인한 신체의 부담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몸에는 여러 가지 생체시계가 있다. 나이 듦에 따라 흐르는 노화 시계가 있는가 하면 신체 리듬을 유지시키는 시계도 있다. 뇌 속에 있는 생체 리듬 시계는 우리가 일정한 시간에 졸음과 배고픔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생체시계의 역할은 단순히 졸음이나 배고픔 유발에 그치지 않는다. 이 시계는 여러 세포와 장기에 있는 수백 개의 분자시계에 영향을 주어 더 미세한 수준에서 신체 기능을 조절한다. 여기에는 신진대사를 조절하는 시계나 유전자에서 단백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제어하는 시계 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사실에 비추어 볼 때 시차나 교대 근무로 인해 생체 리듬이 흐트러진 사람은 건강에 큰 피해를 입게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늘날 과학자들은 생체 리듬 맞춤형 치료법을 연구하고 있다. 이들은 생체시계 자체만을 표적으로 하는 약물들을 연구한다. 인간이 언젠가 생체시계를 정복한다면 이를 이용해 더욱 건강해질 수 있을까?

여러 생체시계의 시간은 한 방향으로 흐른다기보다 24시간을 주기로 순환한다. 본질적으로 생체시계는 본질적으로 함께 어울려 작용하는 유전자와 단백질들의 집단이다. 예를 들어 어떤 유전자들이 낮 동안 특정 단백질들을 만들어 낸다고 하자. 단백질이 충분히 많아지면 이들은 밤사이 단백질 생성 유전자들의 작동을 억제한다.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 아침이 되어 단백질 양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이 유전자들은 다시 작동하게 된다. 이 같은 방식으로 순환은 계속된다.

이러한 주기들은 뇌 시상하부에 위치한 ‘중추 생체시계(master clock)’라는 것에 의해 조절된다. 중추 생체시계는 다른 모든 시계를 통제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이 시계의 리듬은 사람의 눈으로 들어오는 빛의 양, 식사 및 수면 시간대 등 기타 많은 행동 요소의 관여로 결정된다.

분자시계(Molecular clock)는 수많은 생물학적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쥐를 대상으로 진행한 한 연구에 의하면 동물 유전자의 43%가 생체시계를 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대부분의 유전자가 새벽과 해 질 녘 직전의 ‘러시아워(rush hours)’에 더 많은 단백질을 만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연구를 사람 대상으로 하기는 어렵지만, 많은 인간 유전자가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작동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실제로 우리 몸의 호르몬과 면역 세포는 일주기 패턴(circadian patterns)에 따라 변화하는 양상을 보인다.

심지어는 마이크로바이옴(장내미생물을 비롯해 인체에 서식하는 미생물 군집) 조차 하루를 주기로 변화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관련 연구에서 과학자들이 연구 참여자들의 대변 표본을 분석한 결과, 특정 장내 세균은 낮에 풍부한 반면 다른 장내 세균들은 밤에 더 풍부했다. 한 예로 장내에서 탄수화물과 섬유질을 소화하는 의간균(Bacteroidetes)은 밤보다 낮에 6% 더 많았다. 이것이 사람의 건강에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비만인 사람이나 제2형 당뇨병 환자는 이러한 패턴이 약화되는 경향이 있었다.

비만과 제2형 당뇨병은 야간 교대 근무를 하는 사람들에게 더 흔하다. 이들은 심혈관 질환과 암 위험도 역시 높다. 그러나 불규칙한 생체 리듬으로 인해 질병 위험성이 얼마나 증가하는지 정확히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한 연구에서 야간 근무가 일부 유전자의 단백질 생성 시간을 바꾸는 원인일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이 가운데에는 면역 체계의 주요 요소로서 특히 암세포를 죽이는 데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는 단백질도 포함된다.

이 모든 것을 고려할 때 사람들이 생체 리듬 찾기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어떤 이들은 멜라토닌 요법이나 광선치료법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또 다른 이들은 식사와 수면 시간대를 바꾸어 생체 리듬을 되찾으려 한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신체 내 분자시계를 직접 표적화하는 약을 찾고 있다.

CRY라고 불리는 단백질에 작용하는 화합물인 KL001을 예로 들어보자. 이른바 ‘시계 유전자(clock genes)’는 CRY 단백질 생성 ‘스위치’를 켤 수 있으며, 이 스위치는 CRY 단백질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많아지면 꺼진다.

여기서 KL001은 생체 주기 길이에 관여하는 CRY 단백질의 수치가 높게 유지되도록 만든다. 이는 생체 리듬에 따라 작동하는 간(肝) 유전자들에도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심지어는 이를 통해 간세포의 포도당 생성 과정이 조절될 수 있다는 것이 체외 실험을 통해 입증된 바 있다. 이론적으로 이 같은 약은 교대 근무로 인한 부정적 효과를 완화하고 잠재적으로 당뇨병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안타깝게도 이를 사람에 적용하기에 지금은 매우 이르다. 그렇다고 해서 이 아이디어가 탐구할 가치가 없다는 뜻은 아니다. 그전까지는 기존 치료법을 각각의 생체 리듬을 기반으로 개인에게 맞춰 제공할 수 있을지 모른다.

모든 인간은 24시간의 일주기를 따르되 일반적으로 아침형 인간이나 저녁형 인간으로 나뉜다. 이와 관련해서는 사람마다 언제 잠에서 깨어나 각성하며 또 잠자리에 드는지 대략적으로 결정하는 ‘일주기성 인자(chronotype)’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 연구자들은 만일 하루 동안 사람의 생체 주기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분자 수준에서 더욱 정밀하게 알 수 있다면, 약을 투여하거나 수술하기에 가장 적당한 시기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아이디어가 이미 오래전부터 있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아직까지 더 많은 진전이 이루어지지 못한 점은 조금 실망스럽다. 하지만 이 연구는 매우 중요하다. 누구나 한 번쯤 생체 리듬이 어긋나는 경험을 해 보았을 것이다. 시차 적응증후군에 시달리거나, 어느 날 늦게까지 근무했다가 다음 날 온종일 피곤하고 정신이 몽롱했던 때가 있었을 것이다. 밤늦게 밝은 화면을 보는 것이 나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자기 직전이나 일어나자마자 휴대전화를 확인하지 않는다고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잠자리에 들기 전 휴대전화를 끄고 밤 동안 인공조명을 멀리해야 한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상식이다. 규칙적으로 충분한 수면을 취해야 하는 것 또한 건강한 생체 리듬을 유지하기 위한 분명한 방법이다. 1년 중 새로운 결심을 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인 지금, 한번 실천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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