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어린이들에게 음력 설날에 무엇이 가장 기대되는지 묻는다면 아마도 빨간 봉투(홍바오)라고 대답할 것이다. 빨간 봉투는 한국의 세뱃돈과 비슷한 중국의 전통으로, 설날 연휴에 어른들이 빨간 봉투에 현금을 넣어 젊은이들에게 나눠준다. 중국인들은 학교를 졸업하고 회사에 정규직으로 취직할 때까지 매년 빨간 봉투를 받을 수 있다. 

이 글에서는 최근 설날을 기념해, 중국에서 수백 년 동안 이어져 온 빨간 봉투 전통이 디지털 시대에 어떻게 변화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필자는 지금 중국에 살고 있지 않지만, 여전히 위챗(WeChat)의 모바일 결제를 이용해 조카 두 명에게 각각 빨간 봉투를 보내고 있다. 

사실 빨간 봉투는 직접 건네는 방식에서 디지털 전송 방식으로 변화한 것이 전부가 아니다. 빨간 봉투는 이제 중국의 테크 회사들이 매년 수익을 올리고 신규 사용자와 트래픽을 유치하는 수단이 되었다. 다만 사용자들이 돈을 받으려면 테크 회사들이 만들어낸 복잡한 규칙들을 따라야 한다. 

빨간 봉투의 디지털화는 2010년도 초반 알리페이(Alipay)와 위챗 같은 앱들이 사용자의 편의를 위한 휴대폰 송금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시작됐다. 이 회사들은 빨간 봉투 전통에 색다른 변화를 적용했는데, 예를 들어 무작위 분배 시스템이 있다. 누군가 그룹 채팅에 거대한 빨간 봉투를 올리면 이 봉투를 여는 사람들이 총액에서 일부를 무작위로 가져가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