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wastewater could offer an early warning system for measles

하수로 조기 홍역 경보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법

지금까지 우리는 하수 감시를 통해 소아마비, 코로나바이러스, 천연두 등을 추적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홍역의 추적도 가능할까?

홍역이 복수를 위해 돌아왔다. 취학 연령 아동의 85%가 두 차례 홍역 예방접종인 MMR 백신을 맞은 영국에서는 10월 이후 300명에 달하는 사람이 홍역에 걸렸다. 미국에서는 지난달부터 필라델피아, 애틀랜타, 델라웨어, 워싱턴 등지에서 홍역 감염자 발생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지난달 23일 세계보건기구(WHO)는 홍역 경고를 발령했다. 한스 클루게(Hans Kluge) WHO 유럽 지역 책임자는 “모든 국가가 홍역 퇴치를 향한 진전을 위협하는 홍역 발생을 신속하게 감지하고 적시에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홍역 발병을 조기에 감지하기란 여간 까다롭지가 않다. 다른 많은 호흡기 바이러스와 마찬가지로 홍역은 기침, 콧물, 발열, 몸살로 시작된다. 눈에 띄는 발진은 2~4일 정도 더 지나야 나타난다. 그런데 그때쯤이면 이미 감염된 상태다. 사실 홍역은 전염성이 매우 높다. 전염성이 가장 강한 질병 중 하나다.

해결책이 있을 수도 있다. 미국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코로나바이러스 탐지를 위해 방대한 하수 샘플링 네트워크를 개발했다. 그렇다면 이 네트워크를 활용해 홍역 조기 경보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까?

보스턴에 소재한 노스이스턴 대학교의 전염병학자인 사무엘 스카피노(Samuel Scarpino)는 “사실 홍역이 코로나나 인플루엔자나 우리가 찾고 있는 다른 어떤 병원체(감염을 일으키는 기생생물)보다 검출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단언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 감시는 표준 실험실 테스트를 통해 하수에서 병원체의 유전적 증거인 DNA나 RNA를 찾는 걸 말한다. 사람들이 코로나에 감염되면 대변으로 SARS-CoV-2를 배출하기 때문에 그것이 하수에서 검출된다. 하지만 대변으로 배출되지 않는 바이러스도 하수구에서 검출하는 게 가능하다.

홍역은 호흡기 바이러스이지만 사람들은 소변으로 바이러스를 배출한다. 사람들이 양치질을 하거나 싱크대에 침을 뱉을 때도 배출된다. 코를 풀고 휴지를 변기에 버릴 때도 마찬가지다. 에모리 대학교의 환경 미생물학자이자 전염병학자이면서 스탠퍼드에서 도시 하수 시스템을 통해 전염병을 모니터링하는 프로그램인 웨이스트워터스캔(WastewaterSCAN)의 책임자 중 한 명인 마를린 울프(Marlene Wolfe)는 “우리는 이러한 바이러스뿐 아니라 박테리아와 곰팡이를 여러 가지 방법으로 하수도로 배출해 흘려 보낸다”고 설명했다.

하수에서 홍역 검출을 다룬 문헌은 부족하나 고무적인 연구 결과가 하나 있다. 네덜란드 연구팀은 지난 2013년 정통 개신교 공동체에서 홍역이 발생했을 때 수집한 하수 샘플을 검사해 바이러스의 증거를 확인했다. 연구팀은 홍역 RNA를 발견했고, 양성 샘플은 홍역 발병이 보고된 지역과 일치했다. 심지어 한 샘플의 바이러스가 발생 균주와 유전적으로 일치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하지만 모든 홍역 사례가 하수구에서 발생한 것은 아니었다. 홍역이 발생한 곳에서 채취한 일부 샘플에서는 홍역 RNA가 검출되지 않았다.

또 다른 연구에서 노바스코샤주 출신 연구원들은 하수에서 네 가지 병원체를 동시에 검사할 수 있는 도구를 개발했다. 네 가지 병원체란 RSV, 인플루엔자, 코로나바이러스, 홍역을 말한다. 노바스코샤에서 이 도구를 테스트하자 홍역 양성 반응이 나오지 않았지만 연구원들은 놀라지 않았다. 그곳에서는 홍역 사례가 보고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수 샘플에 홍역 대리체를 주입했을 때 고농도와 저농도 모두에서 홍역을 검출할 수 있었다.

진짜 문제는 하수에서 홍역을 검출하는 것이 공중 보건상 가치가 있는지 여부다. 홍역은 무증상인 경우가 드물고 발진이 주요 특징이기 때문에 감염 사례를 발견하기가 쉽다. 울프는 “우리가 활용하는 다른 몇 가지 시스템은 홍역 사례가 발생했을 때 이를 식별하는 데 꽤 잘 작동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울프는 다만 이러한 징후가 나타나기 전에 사람들이 실제로 많은 양의 바이러스를 배출한다면 모니터링의 가치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그렇다면 정말 조기 경보를 제공해줄 수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그것이 가능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하수 홍역 감시 프로그램은 어떤 모습일까? 스카피노는 “백신 접종률이 낮은 곳을 타깃으로 삼을 수 있다면 그곳이 프로그램 가동의 우선순위가 있는 곳이 되어야 한다”면서 “공항과 기타 입국항부터 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월 초 홍역에 감염된 사람이 워싱턴 DC 외곽의 댈러스 공항과 로널드 레이건 공항을 모두 통과했다. 공항 하수에서 홍역 RNA가 발견되었다고 해서 반드시 주변 지역에 홍역이 발생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하지만 스카피노는 “어쨌든 발견 사실은 분명 위험성이 존재하며 훨씬 더 적극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경고했다.

미국에서 홍역은 아직 하수 감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병원체 중 감시 대상에 포함된 것들은 많이 있다. 전 세계 보건 당국은 1980년대 후반부터 하수에서 소아마비 바이러스를 검사해 왔다. 울프는 “소아마비에 걸린 사람들은 대변으로 다량의 바이러스를 배출하고, 많은 사람들이 무증상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면에서 완벽한 (홍역 바이러스의) 사용 사례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하수 감시는 코로나가 발생한 2020년이 되어서야 본격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코로나를 모니터링하기 위해 2020년에 시작한 국가 하수 감시 시스템에서는 이제 천연두도 검사 대상이다. 웨이스트워터스캔은 현재 코로나, 천연두, RSV, 인플루엔자, 노로바이러스, 로타바이러스 등 10가지 병원체를 검사한다. 이 팀은 해당 데이터를 웹사이트의 대시보드에 게시하고 CDC와 공유한다. 울프와 그녀의 동료들은 최근 플로리다의 마이애미 데이드 카운티와 협력해 뎅기열 검사의 타당성을 평가하기도 했다. 플로리다에서는 뎅기열이 드물지만, 연구팀은 수에서 신호를 포착했다.

실제로 하수 감시는 그들이 시도한 대부분의 병원체에 대해 효과가 있었다. 울프는 “이 도구를 활용해 홍역 감시를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잠재력은 얼마든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