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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OLED 화면 밝기 2배 높이는 기술 개발

평면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빛 손실을 크게 줄여 OLED 발광 효율을 2배 이상 높이는 기술이 개발됐다. 같은 전력으로 더 밝은 화면을 구현할 수 있어 배터리 사용 시간을 늘리고 발열을 줄일 수 있다.

OLED 디스플레이의 발광 효율을 2배 이상 높이는 기술이 개발됐다. KAIST(총장 이광형) 전기및전자공학부 유승협 교수 연구팀은 11일, OLED 내부에서 발생하는 빛 손실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새로운 ‘준평면 광추출 구조’와 OLED 설계 방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준평면 광추출 구조는 OLED 표면을 거의 평평하게 유지하면서 안에서 만들어진 빛을 밖으로 더 많이 꺼내 주는 얇은 구조다. 연구팀은 각 픽셀 크기 안에서 빛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밖으로 내보내는 새로운 OLED 설계 방법을 제안했다. 기존 설계가 OLED가 끝없이 넓다고 가정한 것과 달리, 실제 디스플레이에서 사용되는 제한된 픽셀 크기를 고려한 것이 특징이다. 이 새로운 OLED 설계와 준평면 광추출 구조를 함께 적용한 결과, 작은 픽셀에서도 빛을 내는 효율을 2배 이상 향상시키는 데 성공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Nature Communications’ 2025년 12월 29일자에 게재됐다.

빛의 80%가 내부에서 사라진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Organic Light-Emitting Diode)는 전기를 가하면 스스로 빛을 내는 유기물을 이용한 디스플레이다. 색 표현이 뛰어나며, 얇고 잘 휘어지는 평면 구조 덕분에 스마트폰과 TV에 널리 쓰인다. 하지만 내부 빛 손실로 밝기를 높이는 데 한계가 있었다.

OLED는 여러 층의 매우 얇은 유기물 박막이 겹겹이 쌓여 만들어진다. 이 과정에서 빛이 층과 층 사이를 지나며 반사되거나 흡수돼, OLED 내부에서 생성된 빛의 80% 이상이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열로 사라진다. 마치 유리창에 빛을 비추면 일부는 투과하지만 일부는 반사되는 것처럼, OLED 내부에서도 빛이 여러 층을 통과하며 대부분 손실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OLED 위에 렌즈 구조를 붙여 빛을 밖으로 꺼내는 방식인 반구형 렌즈나 마이크로렌즈 어레이(MLA, Micro Lens Array, 작은 렌즈를 규칙적으로 배열한 구조) 같은 광추출 구조가 사용돼 왔다.

그러나 반구형 렌즈 방식은 큰 렌즈가 돌출되어 평면 형태를 유지하기 어렵다. OLED의 장점 중 하나인 얇고 평평한 구조를 포기해야 한다는 뜻이다. 마이크로렌즈 어레이의 경우는 충분한 광추출 효과를 보려면 픽셀(화면을 구성하는 가장 작은 단위, 빨강·초록·파랑 빛을 내는 점 하나하나) 크기보다 훨씬 커야 해서 주변 픽셀과의 간섭 없이 높은 효율 향상을 도출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즉, 한 픽셀에서 나온 빛이 옆 픽셀로 새어나가 색이 섞이거나 화질이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제안된 광추출 구조 개요 및 적용 예

평면 구조 유지하면서 효율 2배

연구팀은 OLED를 더 밝게 만들면서도 평면 구조를 유지하기 위해, 각 픽셀 크기 안에서 빛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밖으로 내보내는 새로운 OLED 설계 방법을 제안했다.

핵심은 실제 디스플레이 환경을 고려한 설계다. 기존 설계는 OLED가 끝없이 넓다고 가정했다. 하지만 실제 디스플레이는 수많은 작은 픽셀로 이루어져 있고, 각 픽셀은 제한된 크기를 갖는다. 연구팀은 이 제한된 픽셀 크기를 고려해 설계했다. 이를 통해 같은 크기의 픽셀에서도 더 많은 빛을 외부로 방출할 수 있었다.

또한 연구팀은 빛이 옆으로 퍼지지 않고 화면 정면으로 잘 나오도록 돕는 새로운 ‘준평면 광추출 구조’를 개발했다. 이 구조는 매우 얇아 기존 마이크로렌즈 어레이와 비슷한 두께를 가지면서도, 반구형 렌즈에 가까운 높은 광추출 효율을 구현할 수 있다. 덕분에 휘어지는 플렉서블 OLED에도 쉽게 적용할 수 있다.

준평면 광추출 구조는 OLED 표면을 거의 평평하게 유지한다. ‘준평면’이란 ‘거의 평면’이라는 뜻으로, 완전히 평평하지는 않지만 기존의 큰 렌즈처럼 두껍게 돌출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 구조는 픽셀 내 광원 대비 크기에 제약을 두어 인접 픽셀 사이에서 빛이 서로 간섭하는 현상도 줄이면서 효율도 극대화할 수 있도록 구현됐다.

이 새로운 OLED 설계와 준평면 광추출 구조를 함께 적용한 결과, 작은 픽셀에서도 빛을 내는 효율을 2배 이상 향상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번 기술은 OLED의 평평한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같은 전력으로 더 밝은 화면을 구현할 수 있어, 스마트폰·태블릿 PC 등 모바일 기기의 배터리 사용 시간을 늘리고 발열을 줄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디스플레이 수명 향상 효과도 함께 기대된다. 더 적은 전력으로 같은 밝기를 낼 수 있으므로, OLED 소자에 가해지는 부담이 줄어들어 수명이 늘어날 수 있다.

유승협 교수는 “그간 수많은 광추출 구조가 제시되었지만, 많은 경우 면적이 넓은 조명용이 대부분이었고, 수많은 작은 픽셀로 이루어진 디스플레이에는 적용하기 어렵거나 적용해도 그 효과가 크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며, “이번에 제시된 준평면 광추출 구조는 픽셀 내 광원 대비 크기에 제약을 두어 인접 픽셀 사이에서 빛이 서로 간섭하는 현상도 줄이면서 효율도 극대화할 수 있도록 구현되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OLED뿐 아니라 페로브스카이트·양자점 등 차세대 소재 기반의 디스플레이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이 기술이 OLED에만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흥미로운 점은 이번 연구가 학부생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는 것이다. 제1저자인 김민재 학생(신소재공학과 학사과정, 현재 스탠포드대 재료공학과 박사과정)은 “수업 중 떠올린 작은 아이디어가 KAIST 학부생 연구 프로그램(URP)을 통해 실제 연구 성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는 학부 단계에서부터 창의적 연구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이번 연구는 신소재공학과 김민재 학사과정(현재 스탠포드대 재료공학과 박사과정)과 전기및전자공학부 김준호 박사(현재 독일 쾰른대 박사후연구원)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KAIST URP 프로그램,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 지원사업, 미래디스플레이 전략연구사업, 산업통상자원부 산업혁신인재성장지원사업, 전자부품산업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