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료연-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 금속 3D프린팅 결함 예측 AI 개발
한국재료연구원(KIMS, 원장 최철진) 나노재료연구본부 박정민 박사 연구팀은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Max Planck Institute)의 왕재민 박사, 디어크 라베(Dierk Raabe)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금속 3D프린팅 부품의 내부 결함 발생을 사전에 예측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반 모델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모델은 결함의 모양, 크기, 위치, 분포 같은 형태학적 특성을 분석해 공정 조건이 결함 형성에 미치는 영향과 결함이 기계적 성능에 미치는 영향을 단계적으로 예측한다. 특히 예측 결과뿐 아니라 그 원인과 영향까지 설명할 수 있는 설명 가능한 인공지능(XAI) 구조를 갖춰, 공정 설계 단계에서부터 품질을 사전에 제어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금속재료 분야 세계 최고 권위 학술지인 <Acta Materialia(IF 9.3)> 온라인에 1월 1일 게재됐다.
결함의 ‘모양과 배치’ 분석해 성능 예측
금속 3D프린팅은 레이저로 금속 분말을 녹여 한 층씩 쌓아 올리는 방식으로 복잡한 형상의 고부가가치 부품을 제조할 수 있는 차세대 제조 기술이다. 특히 레이저 분말 베드 용융(LPBF, Laser Powder Bed Fusion) 공법은 고에너지 레이저 빔을 사용해 얇은 금속 분말 층을 녹여 한 층씩 적층하는 기술로, 복잡한 형상의 경량 부품 제조에 적합해 항공·우주 산업 같은 극한 환경 분야에서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공정 중 발생하는 미세한 내부 결함이 부품 파손과 성능 저하의 원인이 되어 산업 적용에 한계가 있었다. 기존에는 기공률(금속 내부에 존재하는 빈 공간이 차지하는 비율로, 값이 높을수록 내부 결함이 많아져 강도와 내구성이 저하될 가능성이 큰 지표)과 같은 단순 지표를 중심으로 품질을 평가해 왔으나, 실제로는 결함의 모양, 크기, 위치, 분포에 따라 기계적 성능에 미치는 영향이 크게 달라지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이 개발한 AI 모델의 핵심은 내부 결함을 단순 개수나 비율이 아니라 ‘형태학적 특성’을 기반으로 분석·예측한다는 점이다. 형태학적 특성이란 결함이 얼마나 있는지가 아니라 얼마나 큰지, 모양이 둥근지 찌그러졌는지, 서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특정 위치에 몰려 있는지와 같은 결함의 ‘모양과 배치 특성’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미세조직 이미지를 활용해 기공의 크기, 비원형성(얼마나 찌그러졌는지를 나타내는 정도), 공간적 분포 등을 자동으로 분석하고, 이를 기계적 물성과 직접 연결해 결함이 실제 성능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적으로 설명할 수 있도록 했다.
연구팀은 철강소재, 알루미늄 합금, 타이타늄 합금 등 다양한 금속 3D프린팅 적용 소재를 대상으로 공정 조건, 분말 특성, 결함 이미지, 기계적 물성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AI 모델에 학습시켰다. 이를 통해 공정 변수와 분말 특성이 결함 형성에 미치는 영향과 결함 형상이 기계적 성능에 미치는 영향을 단계적으로 예측하는 통합 프레임워크를 구축했다.

‘왜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 설명하는 AI
이번 연구의 또 다른 차별점은 설명 가능한 인공지능(XAI, Explainable AI) 구조를 갖췄다는 점이다. 설명 가능한 AI란 예측 결과뿐 아니라, 왜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 그 원인과 영향을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설명할 수 있는 AI 기술이다.
기존의 블랙박스 AI 모델(결과는 예측할 수 있지만, 어떤 요인이 영향을 미쳤는지와 그 이유는 설명하지 못하는 인공지능 모델)은 모델 내부 작동 원리가 보이지 않아 공정 개선이나 설계 최적화에 직접 활용하기 어려웠다.
반면 이번에 개발한 모델은 특정 공정 조건에서 결함이 증가하고 성능이 저하되는 이유를 함께 설명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 예를 들어 레이저 출력이 너무 높거나 낮을 때 어떤 형태의 결함이 어디에 생기고, 그것이 최종 부품의 강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주 발명자인 KIMS 박정민 박사는 “이번 연구는 금속 3D프린팅 부품의 결함을 단순히 줄이는 것을 넘어, 특정 결함이 실제 성능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과학적으로 설명하는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향후 항공·우주·국방 등 고성능 부품 제조 분야에서 금속 3D프린팅의 산업적 활용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본 기술은 금속 3D프린팅 부품의 품질 신뢰성을 획기적으로 높여 고부가가치 부품의 양산 적용을 가속화할 수 있다. 특히 항공·우주·국방·모빌리티 분야 등 고신뢰 금속 부품이 요구되는 산업 전반에서 금속 3D프린팅 공정 최적화 및 품질 관리 기술로 활용될 수 있다. 이를 통해 부품 제조의 불량률을 낮추고 재료 낭비와 재작업 비용을 줄여, 산업 전반의 생산 효율성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향후 본 기술을 산업 현장에 적용 가능한 디지털트윈 기반 품질 관리 기술로 확장하는 후속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