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UC버클리, 이산화탄소를 부탄올로 바꾸는 미생물 공정 개발
UNIST 연구진이 두 종류의 미생물을 공장의 생산 라인처럼 연결해 이산화탄소를 친환경 연료인 부탄올로 전환하는 연속 공정 시스템을 개발했다. UNIST 신소재공학과 김진현 교수는 미국 UC버클리 연구진과 함께 기체 전환에 능한 아세토젠균(이산화탄소와 수소를 먹고 유기산을 만드는 미생물)과 복잡한 분자 합성에 특화된 대장균을 단계적으로 활용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28일 밝혔다.
아세토젠균이 이산화탄소를 아세트산(식초의 주성분인 단순한 유기산)으로 1차 전환하면, 유전자 조작된 대장균이 이를 받아 부탄올(탄소 4개로 이루어진 알코올 연료)로 최종 전환한다. 이 시스템은 외부 유기 탄소 공급 없이 이산화탄소와 수소만으로 90시간 이상 안정적으로 부탄올을 생산했다.
미생물 분업화로 효율 3.8배 향상
단일 미생물만으로는 기체 상태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이를 복잡한 형태의 연료 분자로 바꾸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분업화’로 해결했다. 첫 단계에서 스포로뮤사 오바타라는 아세토젠균이 이산화탄소(CO₂)와 수소를 먹고 아세트산(CH₃COOH)을 생산하면, 두 번째 단계에서 대장균이 이를 받아 부탄올(C₄H₉OH)을 만든다. 두 미생물이 각자 최적 조건에서 작동하도록 분리하면서도 중간 물질의 흐름은 연속적으로 유지하는 구조다.
연구팀은 대장균의 유전자를 조작해 부탄올 생산 효율을 약 3.8배 높였다. 일반 대장균은 아세트산을 잘 먹지 않거나, 먹더라도 그 에너지를 자신의 생존에만 사용한다. 연구팀은 대장균이 아세트산을 ‘주식’으로 잘 먹을 수 있도록 하고, 소화해서 만든 에너지를 부탄올 생산에 더 많이 쓰도록 대사 경로(세포 내에서 물질을 만들고 분해하는 일련의 화학 반응 과정)를 조정했다.

탄소 중립 연료 생산 가능성 입증
개발된 연속 공정 시스템은 원료 공급과 제품 생산이 끊임없이 이루어지는 연속 배양 반응기(미생물 농도와 환경을 일정하게 유지하며 신선한 배양액을 계속 공급하는 생물 반응기) 2대를 안정적으로 연동했다. 부탄올은 에탄올보다 에너지 밀도가 높고 부식성이 적어 기존 내연기관 연료로 직접 사용할 수 있는 차세대 바이오 연료로 꼽힌다.
김진현 교수는 “연속 배양 반응기 2대를 안정적으로 연동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미생물의 대사 효율을 더 높이고 공정을 최적화한다면 화석 연료를 대체하고 탄소 중립 시대를 앞당기는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UC 버클리 화공생명공학과 더글라스 클락 교수, 화학과 페이동 양 교수가 교신저자로, 김진현 교수가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국제학술지 ‘생물자원기술(Bioresource Technology)’에 지난달 24일 온라인 공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