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로도 암 진단이 그토록 어려운 이유는?
암을 발견하고 진단하는 것은 결국 패턴을 찾아내는 일이다. 방사선과 전문의는 엑스레이와 자기공명영상(MRI)을 이용해 종양을 찾아내고 병리학자는 신장과 간 등에서 채취한 조직을 현미경으로 분석해 암의 진행 정도, 특정 치료법의 효과, 악성 종양의 전이 가능성을 판단하기 위한 패턴을 탐색한다.
이론적으로 인공지능(AI)은 이러한 과정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메이요클리닉(Mayo Clinic) 디지털 병리학 플랫폼의 의료 책임자이자 병리학자인 앤드루 노건(Andrew Norgan)은 “우리의 역할은 패턴을 인식하는 것”이라며 “슬라이드를 보면서 중요성이 입증된 정보를 하나씩 수집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시각적 분석은 약 15년 전 첫 이미지 인식 모델이 등장한 이후 AI가 상당한 발전을 이룬 분야다. 어떤 모델도 완벽할 수는 없지만, 언젠가 강력한 알고리즘이 인간 병리학자가 놓친 부분을 포착하거나 최소한 진단 속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수도 있다. 최근 이러한 모델을 개발하려는 시도가 활발히 이루어지면서 지난 1년간 최소 7건의 연구가 진행됐으나 현재까지는 모두 시험 단계에 머물러 있다. 그렇다면 이 기술이 실제 의료 현장에서 활용될 수준에 도달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이번 달 초 AI 헬스 기업 아이그노스틱스(Aignostics)와 메이요클리닉이 공동 개발한 모델에 대한 최신 연구가 아카이브(arXiv)에 공개됐다. 해당 논문은 아직 동료 검토는 거치지 않았지만 이러한 도구를 실제 임상 환경에 적용하는 데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