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고스 투도라케(Dragoș Tudorache)는 기분이 꽤 좋아 보였다. 우리는 벨기에 브뤼셀 외곽에 있는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한 성의 컨퍼런스 룸에 앉아 카바 와인을 마시고 있었다. 유럽의회(European Parliament)의 루마니아 국민자유당 의원인 투도라케는 그날 AI와 국방, 지정학에 대한 컨퍼런스를 주최했고, 거의 400명의 VIP 게스트가 참석했다. 컨퍼런스가 끝날 무렵, 그는 필자에게 칵테일 아워(저녁 식사 전 가볍게 음료를 즐기는 시간) 동안 인터뷰를 진행하겠다고 약속했다. 

과거 루마니아에서 내무장관을 지낸 투도라케는 유럽의 AI 정책에 있어 매우 중요한 인물이다. 그는 유럽의회에서 AI 규제법(AI Act)이 통과되도록 추진한 두 명의 협상가 중 한 명이다. 세계 최초로 AI에 대한 포괄적인 규제를 담은 이 법은 연내 발효될 예정이다. 필자는 2년 전 투도라케가 처음 협상가로 임명되었을 때도 그를 만난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