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might not steal your job, but it could change it

AI는 변호사를 대체할 수 있을까

인공지능은 저임금부터 고임금 노동자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일자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일례로 고학력 전문직 종사자들이 많은 법조계에서는 이미 AI를 사용하고 있다. AI가 정말 변호사를 대체할 수 있을까?

인공지능의 발전에는 일자리에 대한 불안이 뒤따른다. 챗GPT와 오픈AI가 새롭게 발표한 GPT-4와 같은 최신 AI 모델도 마찬가지다. 일단 시스템이 출시되었고, 이제는 자동화에 대한 예측이 나오고 있다.

최근 골드만삭스는 AI의 발전으로 인해 전 세계 노동력의 약 18%에 해당하는 3억 개의 일자리가 자동화될 것이라는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발행했다. 또한 오픈AI는 최근 펜실베이니아 대학교(University of Pennsylvania)와 협력해 자체적으로 수행한 연구에서 챗GPT가 미국 일자리의 80% 이상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어마어마한 숫자지만 정작 이러한 보고서의 문구는 실망스러울 정도로 모호하다.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표현은 수많은 가능성을 내포하며, 구체적이지 못하다.

언어를 다루는 직종은 당연하게도 챗GPT나 GPT-4와 같은 대형 언어모델에 특히 많은 영향을 받을 것이다. 변호사를 예로 들어보자. 지난 2주 동안 법조계가 새로운 AI 모델에 의해 어떤 영향을 받을지 살펴본 결과, 이 변화에는 우려만큼이나 낙관적인 전망도 많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고루하고 변화가 느린 법조계는 파괴적 기술에 의한 혁신 대상으로 꽤 오랫동안 거론되어 왔다. 노동력이 부족하고 복잡한 문서를 수없이 많이 처리해야 하는 법조계에서는 글을 빠르게 이해하고 요약할 수 있는 기술이 매우 유용하다. 그렇다면 이러한 AI 모델이 법률 분야에 미칠 영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첫째, 최근의 AI 발전은 법률 업무에 특히 적합하다. 얼마 전 GPT-4는 변호사 자격 취득에 필요한 시험인 미국 변호사 시험을 통과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것이 AI가 변호사가 될 준비가 되었다는 의미는 아니다.

변호사 시험을 통과한 모델은 수천 개의 모의고사를 통해 훈련되었을 수 있다. 이 경우 AI는 시험에 특화되었을지 몰라도 반드시 훌륭한 변호사가 되리라는 보장이 없다. (오픈AI가 관련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에 GPT-4의 훈련 데이터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 수 없다.)

그럼에도 이 시스템은 변호사에게 가장 중요한 기술인 구문 분석에 매우 강하다.

GPT-4가 치른 시험을 주관한 시카고-켄트 대학교(Chicago-Kent College)의 대니얼 카츠(Daniel Katz) 법학 교수는 “법 분야에서 언어는 화폐와 같다. 모든 길은 문서로 이어진다. 문서를 읽고 소비하고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사람들이 실제로 거래하는 통화다”라고 말한다.

둘째로, 카츠에 의하면 법률 업무에는 적용할 법률과 판례를 검색하고 관련 증거를 수집하는 등 자동화할 수 있는 반복적인 작업이 많다.

변호사 시험 연구의 참여자 중 한 명인 파블로 아레돈도(Pablo Arredondo)는 2023년 가을에 법률 제품인 케이스텍스트(Casetext)에 GPT-4를 사용하기 위해 오픈AI와 비밀리에 협력하고 있다. 케이스텍스트 웹사이트에서는 이 제품이 ‘문서 검토, 법률 연구 메모, 증언 녹취 준비 및 계약서 분석’을 위해 AI를 사용한다고 설명되어 있다.

아레돈도는 GPT-4를 사용하면서 변호사를 도울 수 있는 GPT-4의 잠재력에 점점 더 열광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는 이 기술이 ‘놀랍고’, ‘미묘한’ 기술이라고 표현한다.

하지만 법률 분야에 AI가 도입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법조계에서는 이미 AI를 사용해 계약서를 검토하고 법적 결과를 예측해 왔으며, 최근에는 AI가 법안 통과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에 관한 연구가 이루어졌다. 얼마 전 소비자 권익 보호 회사인 두낫페이(DoNotPay)는 일명 ‘로봇 변호사’ AI가 작성한 변론문을 이어폰을 통해 전달하여 법정에서 변론하는 방안을 고려하였다. (두낫페이는 이 시도를 실행에 옮기지 않았으며, 현재 변호사 면허 없이 법률 업무를 수행했다는 이유로 소송당한 상태다.)

이러한 사례에도 불구하고 이 기술들은 아직 로펌에서 널리 채택되고 있지 않다. 새로운 대형 언어모델로 인해 이 상황이 바뀔 수 있을까?

셋째, 변호사는 작업물을 검토하고 편집하는 데 익숙하다.

대형 언어모델은 완벽하지 않고, 사용자가 결과물을 면밀히 확인해야 한다는 점에서 부담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변호사는 다른 사람 혹은 존재가 작성한 문서를 검토하는 데 매우 익숙하다. 많은 변호사가 문서 검토에 단련되어 있기 때문에 법률 분야에서는 다른 분야에서 AI 기술을 도입하는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쉽고 실용적으로 더 많은 인간 참여형(human in the loop) AI를 사용할 수 있다.

관건은 변호사들이 로스쿨에서 3년을 보낸 후배 변호사보다 시스템을 신뢰하도록 설득할 수 있냐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AI에는 한계와 위험 요소가 있다. GPT-4는 매우 설득력 있게 들리지만, 알고 보면 틀린 말을 하거나 원(原)자료를 잘못 인용할 때가 종종 있다. 아로돈도는 과거에 GPT-4가 자신이 직접 맡았던 사건의 사실관계를 스스로 의심하게 만들었던 경험이 있다고 말한다. 그는 “GPT-4에 ‘네가 틀렸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GPT-4는 ‘파블로, 당신이 했던 일을 떠벌리는 것은 당신 자유지만 어쨌든 내가 옳고 여기 그 증거가 있다’라고 말하면서 아무 내용도 없는 URL을 첨부했다. GPT-4가 약간 소시오패스 같았다”라고 말한다.

카츠는 AI 시스템을 사용할 때 사람이 늘 관여하는 것이 중요하며, 변호사에게는 정확성을 지킬 직업적 책무가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이러한 시스템의 결과물을 검토하지 않고 그대로 가져와 남에게 제공해서는 안 된다”라고 말한다.

다른 이들은 더 회의적이다. 전자개인정보 센터(Electronic Privacy Information Center)에서 인공지능과 인권에 관한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벤 윈터스(Ben Winters)는 “AI는 중요한 법적 분석이 최신 정보에 기반하여 적절하게 이루어졌는지 따지는 데 믿고 쓸 만한 도구가 아니다”라고 말한다. 윈터스는 법률 분야의 생성형 AI 문화를 ‘지나치게 자신만만하고 무책임한 ‘문화로 규정한다. 또한 AI에 인종 및 성차별 문제가 있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져 있다.

장기적이고 거시적인 차원에서 고려해야 할 문제도 있다. 만약 변호사가 법률 연구를 수행한 경험이 적다면 그들의 법적 전문성과 감독이란 과연 무엇을 의미할까?

하지만 이러한 문제는 아직 현실과 거리가 멀다.

얼마 전 MIT 테크놀로지 리뷰에서는 새로운 AI 시대를 맞아 AI가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분석하였다. 데이비드 로트먼(David Rotman) 편집장의 기사에서는 특히 일자리와 생산성을 중점적으로 다루었다.

요컨대 낙관적인 전망은 AI가 많은 노동자의 역량과 전문성을 향상하는 데 사용될 것이며 경제 전반에 활력을 주는 강력한 도구가 될 것으로 본다. 그러나 비관적 전망에 의하면 AI는 기업들이 그동안 자동화할 수 없었던 일자리들을 없애는 데 사용될 수 있다. 여기에는 창의력과 논리적 추론 능력이 필요한 고임금 일자리도 포함된다. 또한 AI로 인해 소수의 첨단 기술 기업과 기술 엘리트들은 더욱 부유해지겠지만 이것이 전반적인 경제 성장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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