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각성 약물은 우리 뇌에 어떤 영향을 줄까?…AI로 답을 찾다
환각성 약물은 우울증이나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같은 정신질환 치료제로도 사용될 수 있는 것으로 오랫동안 알려져 왔다. 그러나 이런 물질이 우리 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실제론 알려진 바가 거의 없으며, 알아내기도 어렵다. 환각성 물질의 작용기전을 이해해야 이 문제에 대한 답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일부 과학자들이 AI를 활용한 ‘답 찾기’에 나섰다. 몬트리올에 소재한 맥길대학교 소속 연구팀은 보이스 어시스턴트나 검색 엔진 작동에 사용되는 ‘자연어 처리(natural language processing)’ 기술을 사용해서 환각성 약물 사용자들의 경험을 적은 ‘보고서들’을 연구했다. 이들의 연구는 환각제가 희열, 불안, 고독감 같은 특정한 정신 상태를 어떻게 발현시키는지에 관한 실마리를 제공할지도 모른다.
해당 연구를 이끈 다닐로 브즈독(Danilo Bzdok)은 이번 연구를 “환각제를 주제로 한 최대 규모의 연구”로 칭하며 정신질환 치료를 위한 신약 설계에 도움이 되기를 바랐다.
일반적으로 이런 식의 연구를 진행할 때 최적의 표준으로 여겨지는 방식은 참가자 일부에게는 실험하려는 약을 주고 다른 일부에게는 ‘위약’이라고 불리는 가짜 약을 준 뒤 두 그룹의 효과를 비교하는 무작위 임상시험 방식이다.
그러나 무작위 임상시험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비용이 많이 드며 시험 대상도 소수인 경우가 많다. 브즈독은 “무작위 임상시험을 진행하려면 수년이 걸리고, 몇천만 달러의 연구비가 필요하며, 윤리 승인을 받는 데도 엄청난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