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tGPT is going to change education, not destroy it

챗GPT 시대의 교육, 파괴가 아닌 혁신을 향하다

챗GPT가 교육에 미치는 영향을 '부정행위'로만 바라보는 것은 너무 협소한 시각이다. 생성형 AI가 실제로 학습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교사들을 만나보았다.

학교와 대학의 대응은 신속하고 단호했다.

2022년 11월 말, 오픈AI가 챗GPT를 발표한 지 불과 며칠 만에 챗GPT는 과제물을 작성 시 손쉽게 악용할 수 있는 무료 에세이 작성 도구이자 시험 부정행위용 도구라며 크게 비난받았다.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교육구(school district)인 로스앤젤레스 통합교육구(Los Angeles Unified School District)는 학교 네트워크를 통한 오픈AI 웹사이트 접속을 즉시 차단했다. 다른 교육구들도 곧 그 뒤를 따랐다. 1월까지 미국의 워싱턴, 뉴욕, 앨라배마, 버지니아부터 호주의 퀸즐랜드와 뉴사우스웨일스에 이르기까지 영어권 국가의 교육구들은 챗GPT를 금지하기 시작했다.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Imperial College London)과 케임브리지 대학교(University of Cambridge) 등 영국의 몇몇 명문 대학들은 챗GPT를 부정행위에 이용하지 말라고 학생들에게 경고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뉴욕시 교육국(New York City Department of Education)의 대변인 제나 라일(Jenna Lyle)은 1월 초 ‘워싱턴포스트(Washington Post)’와의 인터뷰에서 “챗GPT가 질문에 대한 답을 쉽고 빠르게 제공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학업과 평생의 성공에 필수적인 비판적 사고와 문제 해결 능력을 구축해주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교육계의 초기 반응이 ‘공황’이었던 것은 이해할만한 일이다. 웹앱(web app)을 통해 사용할 수 있는 챗GPT는 질문에 답을 할 수 있고, 초끈 이론부터 셰익스피어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주제의 질문에 대해 매끄럽게 잘 구성된 수천 단어 길이의 텍스트를 생성할 수 있다. 챗GPT는 결과물 출력을 위해 입력하는 메시지인 ‘프롬프트(prompt)’가 동일하더라도 매번 다른 에세이를 결과물로 생성하며, 이러한 에세이의 저자가 누군지 찾아내는 것은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다. 이러한 설명으로 미루어볼 때 챗GPT는 학생들이 배운 내용을 시험하는 방식, 다시 말해서 교육의 초석을 약화시킬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출시 3개월이 지나면서, 어두웠던 전망은 조금 밝아졌다. 나는 챗GPT 같은 챗봇이 우리가 아이들을 가르치는 방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재평가하고 있는 많은 교사 및 교육자와 이야기를 나눴다. 많은 교사들은 이제 챗GPT가 부정행위자가 바라는 꿈의 기계가 아니며, 오히려 교육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챗GPT처럼 성능이 뛰어난 챗봇은 수업에서 교사와 학생 간, 또는 학생 간의 상호작용을 증진하고, 학생들에게 미디어 리터러시(media literacy)를 가르치며, 학생 개개인에 맞춘 수업 계획을 수립하고, 교사가 행정업무에 사용하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강력한 수업 보조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

미국 고등학생의 절반이 사용하는 디지털 플래시카드(flash card, 단어 암기용 카드)와 연습문제를 만드는 퀴즐렛(Quizlet)이나 듀오링고(Duolingo) 등 교육 기술 기업들은 이미 챗GPT를 자사의 앱에 통합했다. 오픈AI는 교육자들과 협력하여 챗GPT가 학교에 미칠 수 있는 잠재적인 영향에 대한 자료를 제작했다. 오픈AI는 챗봇이 작성한 텍스트를 찾아낼 수 있는 무료 도구(정확도는 제한적이다)를 개발할 때도 교육자들의 자문을 구했다고 말한다.

오픈AI의 대변인 니코 펠릭스(Niko Felix)는 “우리는 교육 정책 전문가들이 각자의 교육구와 학교에 신기술을 사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식을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챗GPT의 역량을 알리기 위해 미 전역의 교육자들과 협력하고 있다. 이러한 협력은 교육자들이 AI의 잠재적 이점과 오용에 관해 인지하여 이를 어떻게 수업에 적용할 수 있을지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으므로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오픈AI가 말하는 방식으로 교육자들이 수업을 혁신하려면 시간과 자원이 필요할 것이다. 챗봇이 제공하는 기회를 활용하기에 교육자들은 업무가 지나치게 많고, 자원이 부족하며, 엄격한 성적 측정 기준에 의존하고 있다.

챗GPT가 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관해 이야기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챗GPT가 출시된 지 ‘한 학기’도 완전히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이제는 에세이를 작성하는 챗봇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러한 챗봇은 학생들을 대신해서 마감 기한을 맞추는 데에도 더 뛰어날 것이다. 챗봇이 내놓는 결과물은 더 정확하고, 부정행위를 잡아내기는 더 어렵다. 이러한 상황에서 챗봇 사용을 금지하는 것은 부질없는 일이며, 어쩌면 역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교육에서의 기술 사용을 지지하는 비영리단체 국제교육기술협회(International Society for Technology in Education, ISTE)의 CEO 리처드 쿨라타(Richard Culatta)는 “젊은 세대, 즉 학습자들이 그리 머지않은 미래 세계에 대비하게 하려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한다.

과거에도 학교를 혁신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기술의 능력은 과도하게 과장됐다. 이로 인해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챗GPT의 잠재력을 둘러싼 흥분에 휘말리기 쉽다. 그러나 더 큰 일은 AI가 향후 어떤 식으로든 교실에 계속해서 존재하리라는 전망이다. 따라서 우리는 반드시 AI를 제대로 활용해야 한다.

미국의 K-12(유치원에서 고등학교까지) 교사들과 10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2월에 실시된 어떤 설문조사에서는 교사의 2분의 1 이상이 챗GPT를 사용한 적이 있다고 답했으나, 챗GPT를 사용해본 적이 있다고 응답한 학생은 전체 학생의 3분의 1에 불과했다.

ABC에서 GPT까지

챗GPT 발표 초기의 과대광고는 대부분 챗GPT가 ‘시험을 잘 본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했다. 사실 오픈AI도 3월에 챗GPT를 구동하는 대형 언어모델(large language model)의 최신 버전인 GPT-4를 발표할 때 이 점에 집중하여 제품을 홍보했다. ‘GPT-4가 변호사 시험을 통과할 수 있다!’ ‘GPT-4가 미국 대입 시험인 SAT에서 1410점을 받았다!’ ‘GPT-4가 생물학, 미술사, 환경과학, 거시경제학, 심리학, 미국 역사 등에 대한 AP 시험에서 매우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등등.

이러한 상황을 고려하면, 일부 교육구가 완전히 겁 먹었던 것도 그다지 놀랄 일은 아니다.

지나고 나서 보니 학교에서 챗GPT 사용을 금지했던 즉각적인 결정은 다소 어리석은 대응이었다. 볼티모어 대학교(University of Baltimore)의 교수학습센터 책임자 제시카 스탠스베리(Jessica Stansbury)는 “사람들이 공황 상태에 빠졌다. ‘챗GPT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생각하는 대신 잘못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영국 셰필드 할람 대학교(Sheffield Hallam University)의 생명과학교육과 교수 데이비드 스미스(David Smith)는 “‘찻잔 속 태풍’이었다”고 말한다. 스미스는 학생들은 부정행위에 사용하기는커녕 자신이 말해주기 전까지 챗GPT에 대해 들어보지도 못했다고 설명한다. 그는 “학생들에게 챗GPT에 관해 물어보자, 학생들이 ‘그게 뭐예요?’라고 물었다”고 말한다.

그렇다고 해도 교사들이 이 기술을 교육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게임체인저(game changer)’로 여긴 것은 틀리지 않았다. 오픈AI의 챗GPT와 후속작 GPT-4, 구글의 바드(Bard)와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의 빙챗(Bing Chat) 등 대형 언어모델은 전 세계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다. 대형 언어모델은 이미 소비자 및 비즈니스 소프트웨어에 통합되고 있다. 적어도 많은 교사들은 이제 학생들에게 이러한 신기술이 어떻게 작동하며 이를 통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가르쳐야 할 의무가 있음을 인식하고 있다. 스미스는 “교사들은 대형 언어모델이 비난받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오히려 사용법을 배우고 싶어 한다”고 지적한다.

변화는 어려울 수 있다. 스탠스베리는 “여전히 언어모델에 대한 우려가 있다. 그러나 우리가 그런 우려에 사로잡히면 학생들에게 해를 끼칠 수 있다”고 말한다.

스탠스베리는 자신이 속한 대학에서 교수진 및 기타 교직원들이 경험을 공유하고 우려를 표출할 수 있는 워크숍 조직을 도왔다. 그녀는 일부 교수들이 워크숍에서 부정행위에 대해 걱정했고, 또 다른 교수들은 일자리를 잃을까 봐 걱정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를 털어놓는 일은 도움이 되었다. 그녀는 “교수진의 우려 중 일부는 언론으로 인해 형성됐다고 생각한다. 학생 때문에 생긴 것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실제로 지난 2월, 미국 월튼 패밀리 재단(Walton Family Foundation)의 의뢰로 K-12(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교사 1,002명과 12~17세 사이의 학생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는 교사의 절반 이상이 챗GPT를 사용한 적이 있으며, 그들 중 10%는 챗GPT를 매일 사용한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학생 중에서는 3분의 1만이 챗GPT를 사용해본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챗GPT를 사용해본 적이 있는 사람 중 거의 대부분(교사 88%, 학생 79%)이 챗GPT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해당 설문조사에 참여한 교사와 학생 대부분은 또한 “챗GPT는 현대의 학교를 위해 과거의 방식을 계속 고수할 수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라는 말에 동의했다.

버지니아주 노퍽에 있는 올드 도미니언 대학교(Old Dominion University)의 교육기술 부교수 헬렌 크럼프턴(Helen Crompton)은 챗GPT 같은 챗봇들이 학교를 더 나은 교육 공간으로 만들기를 바란다.

16년 동안 K-12 교사로 재직했던 크럼프턴은 “많은 교육자들이 학교가 틀에 박혀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챗GPT는 성적 평가에 지나치게 집중해 학습에는 충분한 여력을 쏟지 못하는 현재의 교육 시스템에 이미 너무 늦은 것처럼 느껴지는 논의를 강요하고 있다. 그녀는 “우리는 오랫동안 교육을 혁신하고 싶었다. 몇 년 동안 그런 이야기를 해왔다”고 말한다.

부정행위와 관련해서 크럼프턴은 “챗GPT가 과제에 악용되기 쉽다면 교사는 챗봇을 금지하기보다는 과제를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쿨라타는 학습 평가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하며, “챗GPT가 평가 방식을 해치고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평가 방식은 이미 죽어서 오랫동안 ‘좀비’ 상태였을 것이다. 챗GPT가 한 일은 우리가 그 사실을 깨닫게 만든 것이다”라고 말한다.

부정행위는 새로운 문제가 아니다. 학교들은 계산기, 구글, 위키피디아, 과제 구매 웹사이트 등이 등장했을 때도 살아남았다.

비판적 사고

미시시피 대학교(University of Mississippi)의 글쓰기 강사이자 교육 개발자 에밀리 도나호(Emily Donahoe)는 챗GPT가 출시된 이래로 몇 달 동안 교실에서의 논의 내용이 바뀌기 시작했음을 알아챘다. 도나호는 처음에 의무감으로 학부생들에게 챗GPT에 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지만, 이제는 교사들이 학생들의 성적에 과도하게 집중하는 데서 벗어나도록 챗GPT가 도움을 줄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그녀는 “학생들에게 로봇처럼 글을 쓰고 과제를 수행하라고 요구하는 대신에 수업에서 AI를 활용하고 AI가 생성한 결과물에 대해 비판적으로 생각해보도록 한다면 학생을 가르치는 일이 더 인간적으로 느껴지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녀의 생각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여러 세대에 걸쳐 교사들은 1950년대에 교육 심리학자 벤저민 블룸(Benjamin Bloom)이 도입한 블룸의 교육목표분류학(Bloom’s taxonomy)을 지지해왔다. 블룸의 교육목표분류학에서 ‘사실(fact)’에 대한 기본 지식은 이후 분석 및 평가 같은 다른 학습 유형의 기반이 된다. 도나호와 크럼프턴 같은 교사들은 챗봇이 다른 기술들을 가르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과거에 도나호는 학생들에게 특정 주제를 옹호하는 논거를 담은 글을 작성하는 과제를 주고 점수를 매겼다. 이번 학기에 도나호는 학생들에게 챗GPT로 논거를 생성하고, 이 논거가 특정 청중에게 얼마나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는지 주석을 달게 했다. 그러고 나서 학생들은 자신들의 비판에 근거하여 다시 작성한 글을 제출했다.

이러한 방식으로 과제를 몇 단계로 나누면 학생들이 주제에서 벗어나지 않고 특정 기술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도나호는 챗GPT를 사용해 초안을 작성하면, 일부 학생들이 백지를 보며 걱정하지 않고도 비판적 사고가 필요한 과제의 중요 단계에 집중할 수 있음을 발견했다. 그녀는 “챗봇을 활용하면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특정 부분이 학습 목표상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 아닐 때, 이를 벗어나 중요한 다음 단계로 나아가게 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한다.

생명과학 교수인 스미스도 챗GPT를 이용한 과제를 실험하고 있다. 챗GPT를 둘러싼 우려를 보고 그는 팬데믹 기간 동안 많은 교사들이 느꼈던 불안감을 떠올린다. 학생들이 집에 갇힌 상황에서 교사들은 구글 검색으로 해결책을 쉽게 찾을 수 없는 과제를 찾아야 했다. 스미스는 무언가를 요청하고 결과를 만들어내는 ‘구글 검색’ 자체가 학생들에게 가르칠만한 기술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스미스는 챗봇도 같은 방식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학부생들이 작문 과제에서 챗GPT 사용을 원하면, 그는 에세이와 (또는 에세이 자체보다는) 챗GPT에 입력한 프롬프트까지 평가할 것이다. 그는 “프롬프트에서 사용할 표현을 알고 챗봇이 생성할 결과물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이런 식으로 챗봇을 원하는 대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고 말한다.

새로운 교육

스탠스베리는 교육자들의 이러한 태도 변화가 더 광범위해진 교사의 역할을 반영한다고 말한다. 한때 교실에서 제공되었던 정보는 이제 어디에나 있다. 처음에는 온라인에 있었고, 이제는 챗봇에 있다. 이제 교육자들이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은 학생들에게 그런 정보를 찾는 방법 뿐만 아니라 신뢰할 수 있거나 신뢰할 수 없는 정보가 무엇인지, 그 차이를 어떻게 구별해야 하는지 보여주는 것이다. 그녀는 “교사들은 이제 ‘정보의 문지기’가 아니라 ‘촉진자(facilitator)’여야 한다”고 말한다.

사실 교사들은 대형 언어모델이 종종 생성하는 잘못된 정보와 편향에서 기회를 찾아내고 있다. 크럼프턴은 이것들이 생산적인 논의를 촉발할 수 있다며 “언어모델이 완벽하지 않다는 사실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챗GPT를 이용해서 어떤 주제에 대한 글을 생성하게 한 후에 글의 문제점을 지적하도록 하고 있다. 스탠스베리의 동료 한 명이 워크숍에서 공유한 사례에서, 학생들은 챗GPT를 사용해 인쇄기의 역사를 주제로 한 에세이를 생성했다. 그러나 미국 중심적인 챗GPT의 결과물에는 유럽이나 중국 인쇄술의 기원에 대한 정보는 포함되지 않았고, 교사는 이 점을 편향에 대한 논의의 출발점으로 활용했다. 스탠스베리는 이를 “미디어 리터러시에 초점을 맞추는 훌륭한 방법”이라고 말한다.

크럼프턴은 챗봇을 이용해 교육을 개선할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크럼프턴은 시험 문제 생성부터 독해 수준이 다양한 학생들을 위한 정보 요약, 동료 교사와 학부모에게 보내는 이메일 초안 작성 같은 시간 소모적인 행정업무에 이르기까지 그녀는 챗봇의 잠재적인 활용 목록을 작성하고 있다.

크럼프턴이 가장 마음에 들어 하는 챗봇 활용법은 교실에서의 상호작용을 증진하는 것이다. 그녀는 학생들이 창의력을 발휘하게 하거나 역할극을 하게 하고, 비판적으로 사고하게 하는 교수법이 기계적인 암기보다 더 깊이 있는 학습으로 이어진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챗GPT는 토론 상대 역할을 하면서 학생의 입장에 대한 반론을 생성할 수 있다. 챗봇을 이용해 학생들을 반대 의견에 노출시키면 학생들이 자신의 사고에서 약점을 찾아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크럼프턴은 또한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학생들의 경우에 챗봇이 텍스트를 작성하거나, 작성한 텍스트를 다른 표현으로 바꿔쓰는 데 큰 도움을 주면서 공평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언급한다. 챗봇은 또한 학습과 관련해서 특정한 요구가 있는 학생들에게도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말보다 이미지를 이용한 학습 능력이 더 뛰어난 학생을 위해 뉴턴의 운동의 법칙을 설명해달라고 요구하면, 챗GPT는 테이블 위에서 굴러가는 공에 대한 내용이 담긴 설명을 생성할 것이다.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챗GPT를 이용해서 어떤 주제에 대한 텍스트를 생성하게 한 후에 텍스트의 문제점들을 지적하도록 요청하고 있다.

맞춤형 학습

쿨라타는 학생마다 학습 선호도가 다르기 때문에 학생들은 맞춤형 교재를 통해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교사들은 학생들의 다양한 요구에 맞춰 교재를 몇 가지 다른 버전으로 준비할 수 있을 것이다. 쿨라타는 챗봇이 50명 또는 100명의 학생들을 위한 맞춤형 자료를 생성하고, 맞춤형 강사에게 배우는 일을 일반화시킬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그는 “5년 후면 맞춤형 자료가 보편화되면서, 타인을 위해 작성된 정보를 사용한다는 개념이 매우 이상하게 느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일부 에듀테크 기업들은 이미 이를 실행하고 있다. 3월에 퀴즐렛은 챗GPT를 사용한 큐챗(Q-Chat)이라는 기능을 추가하여 앱을 업데이트했다. 큐챗은 각 이용자의 요구에 맞춰서 자료를 조정한다. 퀴즐렛 앱은 학생들이 학습 중인 자료를 얼마나 잘 알고 있고 어떤 방식으로 배우고 싶어하는지에 따라 질문의 난이도를 조절한다. 퀴즐렛의 CEO 렉스 베이어(Lex Bayer)는 “큐챗은 학생들에게 일대일 튜터와 유사한 경험을 제공한다”고 말한다.

일부 교육자들은 미래의 교과서는 교과서와 그 내용을 사전 학습한 챗봇을 함께 제공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은 교과서를 읽는 것뿐만 아니라 (또는 교과서를 읽는 대신에) 교과서의 내용에 대해 봇과 대화를 나누게 될 것이다. 챗봇은 학생들이 잘 이해하지 못하는 주제를 학습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맞춤형 퀴즈를 생성할 수도 있다.

chalkboard where the "T" of G-P-T has been erased and replaced with an "A"
SELMAN DESIGN

물론 이러한 접근방식 모두가 즉시 성공을 거둘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도나호는 학생들과 함께 챗GPT 사용 지침을 만들었지만, “수업을 마칠 때가 되면 이 지침이 전혀 효과가 없었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여전히 실험 중이다”라고 말한다.

도나호는 챗GPT가 학습에 방해가 되지 않고 학습을 촉진하도록 하려면 학생들에게 상당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도 발견했다. 일부 학생들은 챗GPT가 내놓는 결과물을 뛰어 넘어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과정을 더 어렵게 느낀다. 그녀는 “챗GPT는 버팀목이 아니라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물론 일부 학생들은 여전히 부정행위를 하기 위해 챗GPT를 사용할 것이다. 사실 챗봇을 이용해 부정행위를 저지르는 일은 어느 때보다 더 쉬워졌다. 마감이 다가오고 있을 때 클릭 한 번에 과제를 끝마치고 싶은 유혹에 빠지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크럼프턴은 “챗봇이 등장하면서 모든 사람이 쉽게 부정행위를 저지를 수 있게 되었다. 대가를 지불할 필요도 없고 학교 컴퓨터를 해킹할 필요도 없다”고 설명한다.

어떤 과제는 다른 과제보다 더 큰 타격을 받을 것이다. 챗GPT는 정보 요약에 매우 뛰어나다. 따라서 과제의 목표가 정보 요약인 경우에는 부정행위에 당연히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도나호는 말한다. 도나호는 “그런 과제에서는 좋은 점수를 받는 과제와 챗봇이 작성한 과제를 사실상 구별할 수 없을 것이다. 이는 우리가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할 문제이다”라고 지적한다.

이번에 대화를 나눈 교육자 중 그 누구에게도 이에 대한 해결책은 없었다. 이뿐만 아니라 다른 우려들도 쉽게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도나호는 최근에 대학에서 열었던 워크숍을 회상한다. 워크숍에서 교수들은 챗GPT에 대해 배운 후 앞으로의 계획에 관한 질문을 받았다. 한 교수는 “나는 은퇴할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러나 교사들은 챗GPT에 관한 초기 보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크게 우려하고 있지는 않다. 부정행위는 새로운 문제가 아니다. 학교는 계산기, 구글, 위키피디아, 과제 구매 웹사이트 등이 등장했을 때도 살아남았다.

이제 교사들은 다소 급진적이고 새로운 실험에 투입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교사들에게는 지원이 필요하고, 어쩌면 지원금, 훈련, 규제 등의 형태로 정부 지원이 필요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이 교육의 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새로운 시작이다.

쿨라타는 “너무 성급한 판단을 내려서는 안 된다. 지금 그런 판단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편안한 마음으로 챗봇을 살피고 조사해야 한다”고 말한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 매거진

챗GPT 시대의 교육 혁명 (Volume 9)

본 기사는 <MIT 테크놀로지 리뷰> 매거진 2023년 7·8월 호에서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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