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other tool in the fight against climate change: storytelling

기후변화에 맞설 강력한 도구 ‘스토리텔링’

전 세계에는 이미 기후변화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이 직접 경험한 기후변화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전하는 것 역시 기후변화에 대항할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스토리텔링’을 기후변화 문제의 해법으로 고려해 보자는 내 제안이 다소 낯설게 들릴 수도 있다. 그러나 지난 5년 동안 20개국에 만난 1,001명이 들려준 기후변화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문서로 정리하면서 나는 기후위기로 인해 심각한 피해를 겪은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강력한 행동이라고 믿게 됐다. 각종 해법이 기후변화로 인해 큰 위기에 빠진 사람들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게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그들의 이야기부터 들어봐야 한다.

기후변화는 ‘환경정의(environmental justice)’ 문제이기도 하다. 기후변화로 가장 큰 피해를 받고 있는 사람들은 기후변화에 책임이 가장 적은 사람들인 경우가 많아서다. 이전부터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으며 살고 있는 주로 남반구 저개발국 거주민의 생각을 무시하는 해결책은 현재 우리에게 닥친 혼란스러운 상황을 초래했던 시스템적 불평등을 영구화할 위험이 있다.

기후변화에 대해서는 특히 북미와 유럽에서 큰 소리를 내고 있어 세계 다른 지역들은 제대로 된 의견을 내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서구인들은 자신들이 ‘전문가’이니 자신들에게만 발언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모두 기후변화에 관해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특히 기후변화로 인해 가장 큰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더 주목해야 한다.

기후과학 자체가 매우 중요하기는 하지만 기후변화를 가장 강하게 체감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과학에 접목하면 기술적 해결책에 대해서도 더 창의적인 생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같은 주요 국제회의에서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방식으로도 이렇게 기후변화를 직접 경험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기후변화에 관한 결정이 내려지는 중요한 공간에는 반드시 기후위기에 관해 직접적인 경험을 전달할 수 있는 사람들이 참여해야 한다. ‘스토리텔링’은 기후 침묵을 막기 위한 개입이며, 언어와 서사를 통한 연결이라는 인류의 기술을 사용해 아무도 행동하지 않는 상황에 대응하는 방식이다. 또한 무기력한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는 방법이기도 하다.

이것이 기후변화로 인한 심각한 위기를 이미 경험하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기록하면서 내가 시도하고자 했던 일들이다.

2013년에 보스턴 마라톤 폭탄 테러 사건이 일어났을 때 나는 그곳에 살고 있었다. 사건으로 인해 보스턴에는 통행금지 조치가 내려졌고, 조치가 해제됐을 때 나는 간절히 밖으로 나가서 걷고, 숨을 쉬고, 다른 사람들의 소리를 듣고 싶었다. 나는 사람들을 만나서 모든 사람들이 폭탄 테러범 같은 살인범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 싶었다. 아이디어가 떠오른 나는 브로콜리 상자 하나를 잘라서 상자 조각에 ‘이야기를 들려주세요’라고 적었다.

그리고 상자 조각에 적은 그 메시지를 내 목에 걸었다. 그렇게 거리에 나가자 사람들은 대체로 나를 그저 신기하게 쳐다보기만 했다. 그래도 다가와 주는 사람들이 있었다. 일단 타인의 이야기를 듣기 시작하자 나는 그만두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 여름에 나는 자전거를 타고 미시시피강을 따라 지나가면서 사람들이 공유하고 싶은 이야기라면 무엇이든 들어주는 미션을 시작했다. 이번에도 상자 조각에 적은 그 메시지를 가지고 갔다. 그러다가 허리케인에 관한 어떤 이야기 하나를 듣게 되었고, 그후로 몇 달 동안 그 이야기가 내 머릿속에 계속 맴돌았다. 결국 그 이야기로 인해 나는 전 세계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우리는 제방을 보호하기 위해 싸우고 있다. 허리케인이 올 때마다 습지를 지키기 위해 싸운다. 다른 곳에서 산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었다.”

뉴올리언스에서 남쪽으로 130km쯤 떨어진 곳에서 나는 자전거 바퀴 공기압을 확인하려고 어떤 가게 앞에 멈췄고, 그곳에서 57세의 프래니 코네티(Franny Connetti)를 만났다. 프래니는 오후 햇살이 뜨거우니 내게 가게로 들어오라고 권했다. 그러고는 점심으로 새우튀김을 나눠주었다. 튀김을 먹으면서 프래니는 내게 2012년에 허리케인 아이작(Isaac)이 자신의 살던 집과 동네를 모두 쓸어버렸던 일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러한 비극적인 일을 겪었는데도 프래니와 그녀의 남편은 허리케인이 지나가고 고작 몇 달 이후에 자신들의 삶의 터전으로 돌아와 이동식 주택을 짓고 다시 살기 시작했다.

프래니는 “우리는 제방을 보호하기 위해 싸우고 있다. 허리케인이 올 때마다 습지를 지키기 위해 싸운다. 다른 곳에서 산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32km쯤 앞에서 나는 밀물 때 바다가 도로 위까지 넘치는 곳을 보게 되었다. 그곳에는 ‘도로 침수 주의(Water on Road)’라는 오렌지색 경고표지판이 세워져 있었다. 지역 주민들은 농담으로 이 루이지애나주 23번 고속도로 종점을 가리켜 ‘세상의 끝’이라고 부른다. 내가 물속에서 자전거를 타고 있다고 상상하니 조금 으스스했다.

Devi with sign
2014년 피지의 모나사부 댐(Monasavu Dam)에서 저자의 모습 / DEVI LOCKWOOD

이곳은 기후변화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겪고 있는 ‘최전선’이었다. 나는 이곳의 이야기와 함께 물을 통해 기후변화의 영향을 경험하고 있는 다른 최전선의 이야기를 옮기는 것이 무엇을 의미할지 궁금했다. 내 목표는 그런 이야기들을 듣고 그들의 이야기를 더 널리 전달하는 것이었다.

‘물’은 세계 대부분의 지역에서 기후변화를 체감하게 만들 매개체이다. 물은 인간이 만든 관념적인 것이 아니라, 우리가 뼈저리게 보고 느낄 수 있는 것이다. 물이 충분하지 않으면 작물들이 죽고, 불길이 거세지고, 사람들이 갈증에 시달리게 된다. 물이 너무 많으면 물은 파괴적인 힘이 되어 집과 산업과 생명을 쓸어가게 된다. 그래서 항상 기후변화보다는 물에 대해 이야기하는 편이 훨씬 더 이해하기 쉽다. 그리고 기후변화와 물은 아주 깊이 연결되어 있다.

나는 또한 다른 문제 하나를 해결하기로 했다. 우리가 기후변화를 논할 때 사용하는 표현은 추상적이고 제대로 와 닿지 않는 말일 때가 많다. 우리는 해수면이 몇 cm나 상승하는지,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몇 ppm인지와 같은 이야기를 듣곤 하지만, 그것들이 도대체 사람들의 일상에서 어떤 의미인지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나는 스토리텔링이 그러한 이해를 도와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내 여정의 첫 번째 목적지는 적도에서 약 940km 떨어져 있는, 남태평양 저지대 산호초 국가인 투발루였다. 약 1만 명의 인구가 거주하는 투발루는 내가 살아 있는 동안에 인간이 살 수 없는 땅이 될 예정이다.

2014년에 기상학자 타우알라 카테아(Tauala Katea)는 컴퓨터를 켜고 내게 한 섬에서 최근에 발생한 홍수 사진을 보여줬다. 우리가 앉아 있는 곳 근처 땅 아래까지 바닷물이 거품을 내며 솟아오른 사진이었다. 그는 “이게 기후변화의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2000년에 외곽 섬에 살고 있던 투발루 사람들은 타로(taro)나 풀라카(pulaka) 같은 뿌리 작물들이 죽어간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작물들이 썩어가고 있었고, 크기도 점점 작아지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투발루 사람들의 주요 탄수화물 공급원인 타로와 풀라카는 지하에 파놓은 구덩이에서 재배된다.

타우알라와 그의 팀은 토양 샘플을 채취하기 위해 외곽 섬들로 향했다. 농사를 망친 주범은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바닷물 침투였다. 해수면은 처음 측정을 시작한 1990년대 초반 이후로 일 년에 4mm씩 상승하고 있었다. 수치가 작아 보일지도 모르지만, 이 정도 변화로도 투발루 사람들의 식수 이용에는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투발루에서 가장 높은 땅의 높이는 해수면에서 고작 4m 정도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 결과 투발루에서는 상당히 많은 것들이 변하게 되었다. 농도가 더 높은 바닷물 위에 렌즈 모양으로 형성되어 있던 지하수에도 염분이 침투하여 오염되었다. 초가지붕과 우물은 이제 옛일이 되었다. 이제 집마다 골이 진 철판으로 된 지붕의 빗물받이 옆에 물탱크가 하나씩 설치돼 있다. 씻고, 요리하고, 마시는 물은 이제 모두 빗물에서 얻는다. 빗물을 모아서 빨래하거나 설거지할 때 쓰거나 샤워할 때 쓰고, 또는 끓여서 식수로 쓰는 것이다. 이전에 우물이었던 곳들은 쓰레기를 쌓아놓는 곳으로 용도가 바뀌었다.

가끔 가정에서는 물을 어떻게 분배할지에 대해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한다. 세 자녀의 어머니인 안젤리나(Angelina)는 몇 년 전 가뭄이 왔을 때 있었던 일을 내게 들려줬다. 당시 그녀의 둘째 딸은 태어난 지 고작 몇 달밖에 되지 않은 갓난아기였다. 가뭄으로 인해 그녀와 그녀의 남편, 그리고 첫째 딸은 씻고 빨래를 하러 바다로 나가야 했다. 식수로 쓰거나 요리에 사용할 물을 절약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바다에서 씻기에 갓난아기의 피부는 너무나 연약했다. 바다에서 둘째 딸을 씻기면, 소금물 때문에 아기의 몸에 끔찍한 상처가 생기곤 했다. 그래서 안젤리나는 물을 식수로 쓸 것인지 아기를 씻기는 데 쓸 것인지 결정해야만 했다.

투발루에서 내가 물과 기후변화에 관해 들은 이야기들은 세대 간의 첨예한 분열도 반영하고 있었다. 안젤리나처럼 내 또래의 투발루 사람들은 섬에서 계속 살아갈 수 없다고 판단하고 뉴질랜드로 떠나기 위해 비자를 신청하고 있다. 그러나 나이가 더 많은 투발루 사람들은 기후변화를 신의 뜻이라고 생각하며 다른 곳에서 사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고 내게 말했다. 그들은 앞마당에 조상들의 뼈가 묻힌 그 섬에서 떠나고 싶어 하지 않았다. 쉽게 옮겨질 수 없는 것들도 있는 법이다.

유엔개발계획(United Nations Development Programme, UNDP) 같은 기구나 조직들은 방조제를 건설하거나 커뮤니티 물탱크를 설치하는 방식으로 투발루에서 벌어지고 있는 기후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들은 그저 피할 수 없는 때가 오는 시기를 아주 조금씩 뒤로 늦추고 있을 뿐이다. 아마 내가 살아 있는 동안, 투발루 사람들 대부분은 고향을 떠나 다른 곳을 집이라고 불러야 하게 될 것이다.

투발루의 사례는 기후변화가 식량과 식수 및 물 불안을 악화시키는 방식과, 그러한 불안이 다른 곳으로의 이주로 이어지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리고 나는 이러한 현상을 다른 많은 곳에서도 목격했다. 사용할 수 있는 물의 양이 줄어 들면 사람들은 살던 곳을 떠날 수밖에 없다.

태국에서 나는 선(Sun)이라는 이름을 가진 현대무용가 한 명을 만났다. 그는 북부 시골 지역에서 방콕으로 이주한 사람이었는데, 예술 활동을 위해 이주한 것이기도 했지만, 예측할 수 없는 강수 패턴으로 인해 피난한 것이기도 했다. 태국에서 농업은 대략 5월에서 9월까지 이어지는 계절성 장마의 영향을 받는다. 이 시기에 쏟아지는 비가 강물을 채우고, 농작물에 물을 공급하는 것이다. 적어도 과거에는 그랬었다. 그러나 2016년 5월에 내가 태국에서 선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그 시기에는 비가 오지 않았다. 장마철이 늦춰지고 있었다. 태국에서 가장 큰 댐의 수위도 저수용량의 10% 아래까지 줄어들어 있었다. 20년 만에 가장 심각한 가뭄이었다.

선은 “지금쯤이면 원래 장마철이 시작되어야 한다. 하지만 비가 오지 않는다. 내 생각에 기후의 균형이 변하고 있는 것 같다. 어떤 지역에는 비가 너무 많이 오고 어떤 지역에는 전혀 오지 않는다”고 내게 말했다. 그는 의자에 기대고 앉아서 기후의 균형을 표현하기 위해 손으로 저울 모양을 만들었다. 그러면서 “그것이 문제다. 농사를 짓던 사람들이 돈을 벌기 위해, 일자리를 찾기 위해 방콕으로 오고 있다. 기후변화 때문에 농사를 지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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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누나부트의 이글루릭 해안가 근처에서 ‘누나부트의 날(Nunavut Day)’을 기념하고 있는 가족의 모습 / DEVI LOCKWOOD

다시 말하면, 비로 인해 도시로의 이주가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 선과 전 세계에 있는 그와 같은 세대의 다른 많은 이들이 겪고 있는 경험의 중심이 되고 있는 ‘기후변화로 인한 이주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기술 주도형 기후 해결책은 불완전하고, 최악의 경우 위험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한 지역의 문제만 해결할 수 있는 해결책이 있다면 다른 지역에서는 이주 문제를 더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북극에서도 기후로 인한 식량과 식수 불안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북극에서 남쪽으로 약 2,250km 떨어진 곳에 있는 누나부트의 이글루릭 지역은 1,700명이 사는 곳이다. 이곳에서 71세의 마리 아이루트(Marie Airut)는 해안가 근처에 살고 있다. 나는 마리와 함께 홍차를 마시며 그녀의 집 거실에서 이야기를 나눴다.

그녀는 자신의 남편이 최근에 세상을 떠났는데, 남편이 아직 살아있을 때는 두 사람이 늘 함께 사냥을 나갔다고 이야기했다. 사냥은 그들이 식량을 구하는 방법이었다. 그녀는 자신이 알고 있는 것에 대해서만 말해줄 수 있다면서 내게 바다표범 사냥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1970년대와 80년대에는 6월 말에 바다표범들이 만들어 놓은 구멍이 열리곤 했다. 그때가 바다표범 새끼를 사냥하기에 가장 좋은 때였다. 마리는 “하지만 이제는 6월 말에 사냥을 나가면 구멍은 너무 크고 얼음은 너무 얇다. 얼음이 너무 빨리 녹고 있다. 얼음은 위에서부터 녹는 것이 아니라 아래서부터 녹는다”고 설명했다.

물이 따뜻해지면 동물들은 행동 방식을 바꾼다. 이글루릭은 바다코끼리 사냥으로 유명한 곳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에는 사냥꾼들이 바다코끼리를 발견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마리는 “이제 이 근처에서 바다코끼리를 찾을 수가 없다. 얼음이 너무 빨리 녹고 있어서 바다코끼리들이 멀리 떠나버렸다. 예전에는 여름에 바다코끼리를 찾는 데 반나절 정도 걸렸지만, 이제는 겨울을 위해 비축해 놓을 바다코끼리 고기를 구하려면 이틀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마리와 그녀의 가족들은 매년 바다코끼리 고기를 발효시키곤 했다. 그러나 올해는 고기를 구하지 못해 고기 저장을 하지 않기로 했다. 마리는 이렇게 말했다. “올해는 아들들에게 바다코끼리 사냥에 나가지 않을 거라고 말했다. 바다코끼리들이 멀리 떠나버렸다.”

Devi Lockwood는 비영리 온라인 매체 ‘레스트 오브 월드(Rest of World)’의 ‘아이디어(Ideas)’ 섹션 편집자이며, <기후변화에 관한 1,001가지 목소리들(1,001 Voices on Climate Change)>의 저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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