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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수소연료전지 성능 10배 높이는 백금 촉매 개발

고려대 연구팀이 수소연료전지의 성능과 내구성을 동시에 향상시키는 차세대 백금 촉매를 개발했다. 기존 촉매 대비 성능이 10배 이상 높다.

수소연료전지의 실용화를 가로막던 성능과 내구성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촉매가 개발됐다.

고려대학교(총장 김동원) 화학과 이광렬 교수 연구팀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유성종 박사 연구팀, 성균관대학교 이상욱 교수 연구팀과 함께, 수소연료전지의 성능 저하와 내구성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차세대 백금 기반 촉매를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연구팀은 백금(Pt)–코발트(Co)–망간(Mn)으로 구성된 삼원계 인터메탈릭 나노촉매를 개발했으며, 이 촉매는 상용 백금 촉매 대비 10배 이상의 성능을 보였고, 15만 회 이상의 가속 내구성 시험 이후에도 초기 성능의 96% 이상을 유지했다. 이번 연구는 재료·에너지 분야 국제 학술지 <Advanced Materials(IF=26.8)> 온라인에 1월 6일 게재됐다.

산소 결함으로 원자 배열 제어

수소연료전지는 수소와 산소의 전기화학 반응을 통해 전기를 생산하는 친환경 에너지 기술로, 그 성능과 내구성은 연료전지의 음극에서 일어나는 산소환원반응(산소가 전자를 받아들이며 물로 변하는 반응)에 의해 좌우된다. 그러나 산소환원반응은 반응 속도가 느리고 장시간 구동 시 촉매 열화가 발생하는 문제가 있다.

특히 기존에 사용되던 백금 기반 인터메탈릭(금속 원자가 규칙적인 패턴으로 배열되어 만들어진 금속 화합물) 촉매는 구조적 안정성은 우수하지만, 원자 조성과 배열의 조절 범위가 제한돼 전자 구조를 정밀하게 제어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로 인해 수소전기차와 같은 고부하 운전 조건에서는 성능과 내구성을 동시에 만족시키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백금 기반 인터메탈릭 촉매의 고유한 구조적 안정성은 유지하면서도, 원자 조성과 전자 구조를 보다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새로운 촉매 설계 전략을 제안했다. 이를 바탕으로 백금(Pt)–코발트(Co)–망간(Mn)으로 구성된 삼원계 인터메탈릭 나노촉매를 새롭게 설계했다.

핵심은 촉매와 산화물 사이의 계면에서 형성되는 산소 결함을 활용한 것이다. 산소 결함이란 산소 원자가 있어야 할 자리에 산소가 없는 상태를 말한다. 연구팀은 이 산소 결함을 활용해 촉매 내부의 원자 배열을 제어함으로써, 기존에는 구현이 어려웠던 삼원계 Pt 기반 인터메탈릭 촉매를 성공적으로 구현했다.

해당 연구에서 개발된 촉매의 형성과 작동 원리를 도식화한 그림.
(왼쪽) 산화물(MnO) 계면에서 생성되는 산소 결함이 촉매 내부 원자 배열을 유도해 기존에는 구현이 어려웠던 Pt-Co-Mn 삼원계 인터메탈릭 구조가 형성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오른쪽 위) 실제 합성된 나노촉매는 원자 수준에서 균일한 구조를 유지하며 Mn, Co, Pt이 고르게 분포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오른쪽 아래) 이러한 구조적 특성은 높은 산소환원반응 활성과 우수한 내구성으로 이어져 실제 연료전지 조건에서도 기존 촉매를 뛰어넘는 성능을 달성했다.

상용 촉매 대비 10배 성능, 미국 에너지부 기준 초과

새롭게 개발된 촉매는 내부 전자 구조가 최적화돼 산소환원반응 활성과 장시간 구동 시 내구성이 동시에 향상됐다. 전기화학 성능 평가에서는 상용 Pt/C 촉매 대비 10배 이상의 질량 활성(촉매의 단위 무게당 성능을 나타내는 지표로, 값이 높을수록 적은 양의 촉매로 높은 효율을 낸다)을 기록했다.

내구성 측면에서도 탁월한 성과를 보였다. 15만 회 이상의 가속 내구성 시험 이후에도 초기 성능의 96% 이상을 유지했다. 이는 장시간 사용해도 성능 저하가 거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울러 막전극접합체(수소연료전지에서 전기화학 반응이 일어나는 핵심 부품) 적용 시험에서도 미국 에너지부가 제시한 2025년 성능 기준을 넘어서는 결과를 보였다. 고부하 조건에서도 기존 촉매보다 높은 출력을 유지해 수소차 및 발전용 연료전지 응용 가능성을 입증했다.

연구를 총괄한 고려대 이광렬 교수는 “이번 연구는 원자 수준에서 구조적 질서와 조성 설계를 동시에 제어할 수 있는 새로운 촉매 설계 전략을 제시한 것”이라며 “실제 연료전지 구동 조건에서도 우수한 성능을 입증해 차세대 수소연료전지의 실용화 가능성을 크게 높였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