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바이오협회, 미 FDA 2025년 신약 승인 46개…중국이 처음으로 미국 추월
2025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신약 승인 건수가 46개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감소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리뷰 드럭 디스커버리 분석을 인용해 지난해 미국 FDA 의약품평가연구센터(CDER)가 신물질신약(NME) 34개와 바이오신약(BLA) 12개 등 총 46개 신약을 허가했다고 3일 밝혔다. 이는 2024년 50개, 2023년 55개에 비해 각각 4개, 9개 감소한 수치다. 특히 중국이 68개 신약을 승인하며 신약 허가 건수에서 처음으로 미국을 추월한 것으로 집계됐다.
항암제 35%, 키나아제 억제제 ‘역대 최대’
적응증별로 살펴보면 항암제가 16개(35%)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심장질환이 5건(11%)으로 뒤를 이었고, 알레르기 및 염증성 질환이 4건(9%)을 기록했다.
46개 신약을 모달리티(치료제 형태)로 구분하면 저분자신약이 31개, 바이오신약이 12개,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Oligonucleotide, 짧은 DNA 또는 RNA 조각)가 3개다. 저분자신약은 화학적으로 합성한 작은 분자 크기의 약물로, 일반적으로 알약 형태로 복용한다. 바이오신약은 생물체에서 유래한 단백질 등을 이용한 약물로 주로 주사제 형태다.
저분자신약 31개 중에는 일반 저분자 20개, 키나아제 억제제 10개, 펩타이드성 저분자 1개가 포함됐다. 키나아제 억제제가 특히 눈에 띈다. 키나아제는 세포 내에서 신호를 전달하는 효소인데, 암세포에서는 이것이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되어 암세포 성장을 촉진한다. 키나아제 억제제는 이 효소를 차단해 암세포 성장을 억제하는 약물이다. 새로 승인된 저분자신약의 약 3분의 1을 키나아제 억제제가 차지한 것은 역대 최대 규모다.
바이오신약은 단일클론항체 7개, 항체약물접합체(ADC) 2개, 이중특이항체·효소·아드넥틴 각 1개 등 총 12개가 승인됐다. 단일클론항체는 특정 항원만을 인식하는 항체로 표적 치료에 사용된다. ADC는 항체에 항암제를 결합시켜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공격하는 치료제다. 이중특이항체는 두 가지 다른 표적을 동시에 인식할 수 있는 항체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아드넥틴(Adnectin) 기반 바이오신약이 최초로 허가됐다는 점이다. 아드넥틴은 항체와 유사한 치료 효능을 가지면서도 크기가 훨씬 작은 단백질 기반 치료제다. 크기가 작아 체내 침투력이 좋고 생산 비용도 낮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기반 치료제는 siRNA 2개, 안티센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Antisense oligonucleotides, ASO) 1개 등 총 3개가 허가됐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는 유전자 수준에서 질병을 치료한다. siRNA는 특정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하는 짧은 RNA 조각이고, 안티센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는 질병 유발 유전자의 작동을 막는 합성 DNA 또는 RNA 조각이다.
승인 기업을 보면 GSK, 노바티스, 머크, 베링거잉겔하임, 사노피, 바이엘 헬스케어가 각각 2개씩 신약 허가를 받아 최다를 기록했다. 면역관문억제제(PD-1)도 2개 포함됐는데, 미국 머크의 피하주사 제형 키트루다(Keytruda Qlex)와 중국 아케소 바이오파마의 펜풀리맙(Penpulimab)이다. 면역관문억제제는 암세포가 면역세포의 공격을 회피하는 것을 막아 우리 몸의 면역 시스템이 암을 공격하도록 돕는 약물이다. ADC도 2개가 승인됐는데, 일본 다이이찌산쿄의 TROP2 표적 ADC인 Datroway와 미국 애브비의 c-Met 표적 ADC인 Emrelis다.

FDA 예산 삭감 여파와 중국의 급부상
2025년 FDA 승인 감소는 기관이 겪은 격동의 한 해와 무관하지 않다. FDA는 2025년 예산 삭감과 인력 감축을 경험했다. 바이오경제연구센터는 “2025년 FDA 허가 감소는 이 영향일 수 있으며, 2026년에 안정화될지 더 큰 감소로 이어질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FDA 허가 감소는 신약 개발은 물론 투자 심리에도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중국의 부상이 두드러진다.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은 2025년 11월 말까지 68개 신약을 승인하며 처음으로 미국을 추월했다. 2019년 10개에 불과했던 중국의 신약 승인은 6년 만에 6배 이상 증가했다. 미국이 2022년 코로나19 영향으로 37개까지 급감했던 것과 달리, 중국은 2021년 47개를 기록한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글로벌 신약 개발 지형이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중국의 빠른 승인 프로세스와 대규모 임상시험 인프라가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새로운 선택지로 부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