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STI, 인간-AI 협업으로 미래 유망 기술 예측 방법론 개발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원장 이식, KISTI)이 생성형 인공지능을 ‘협력적 지능 에이전트(Collaborative Intelligence Agent, AI를 단순한 분석 도구가 아닌 전문가 집단으로 설계해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시키는 시스템)’로 활용해 미래 고성장 과학기술을 예측·분석한 ‘데이터 인사이트’ 제60호를 발간했다고 20일 밝혔다.
KISTI는 1,400명의 가상 전문가를 구성해 약 2,200만 건의 과학기술 논문과 논문 간 인용 관계를 기반으로 분류한 4,235개 기술 클러스터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예측했다. 딥러닝 기반 성장 예측에 AI 전문가의 정성 평가와 서지계량학적(논문의 인용 관계, 발표 빈도 등 계량적 데이터를 분석해 연구 동향을 파악하는 방법) 검증을 결합한 4단계 협업 방법론을 통해, 7대 핵심 주제군과 241개의 미래 고성장 과학기술을 선정하고, 이 중 기후 위기 대응 핵심 기술 12개를 제시했다.

AI를 전문가 집단으로 설계한 예측 시스템
KISTI는 2006년부터 20년간 데이터 기반 미래 유망 기술 선정 경험을 축적해왔다. 이번 연구는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생성형 AI를 기존의 단순한 분석 도구가 아닌 전문가 집단으로 설계해 예측 과정에 본격적으로 참여시킨 점에서 기존 연구와 차별화된다.
연구진이 개발한 인간-AI 협업 방법론은 4단계로 구성된다. 첫 번째는 딥러닝 기반 성장 예측으로, 논문 데이터의 패턴을 학습해 기술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수치적으로 예측한다. 두 번째는 AI 전문가 평가 단계로, 1,400명의 가상 전문가가 각 기술의 잠재력을 정성적으로 평가한다. 세 번째는 서지계량학적 분석으로, 논문 인용 네트워크와 발표 추세를 통해 객관적 근거를 확보한다. 마지막으로 통합 검증 단계에서 이 세 가지 결과를 종합해 최종 유망 기술을 선정한다.
특히 검색증강생성(RAG, Retrieval-Augmented Generation, AI가 최신 정보를 실시간으로 검색해 답변에 반영하는 기술) 기반 가상 전문가 시스템을 통해 최신 연구를 실시간으로 참조하도록 설계했다. 이를 통해 정량적 데이터뿐만 아니라 사회적·환경적 영향 등 정성적 요소까지 반영할 수 있었다.
이러한 방식은 단기 주목도에 치우치기 쉬운 기술이나 데이터로는 드러나지 않는 잠재 기술까지 함께 검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예를 들어 논문 발표 수는 적지만 미래 파급력이 클 수 있는 초기 단계 기술도 AI 전문가의 정성 평가를 통해 포착할 수 있다.

241개 미래 기술 중 기후 전환 기술 12개 선정
연구 결과 7대 핵심 주제군과 총 241개의 미래 고성장 과학기술이 선정됐다. 보고서는 이 중 ‘기후위기 대응’ 관점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12개 핵심 기술을 별도로 제시했다.
이 12개 기술은 단편적 대응을 넘어 지구 시스템 전반의 구조적 전환을 요구하는 ‘기후 전환(Climate Transformation,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에너지, 산업, 사회 시스템 전반을 근본적으로 전환하는 것)’ 대응 기술로 분류된다. 이들 기술은 지난해 열린 ‘2025 미래유망기술컨퍼런스’에서 먼저 공개된 바 있다.
김소영 KISTI 에이전트응용연구센터장 등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미래 기술 탐색에 인간-AI 협업이라는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한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이번 방법론은 향후 정부의 과학기술 정책 수립이나 기업의 R&D 전략 수립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AI가 단순히 데이터를 분석하는 수준을 넘어 전문가 역할을 수행하며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새로운 형태의 협업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과학기술 정책 분야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미래 예측 연구에도 적용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