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희생제 없이 작동하는 황화물 광전극 개발
UNIST 연구진이 고가의 희생제(광전극 부식을 막기 위해 대신 분해되는 첨가제) 없이도 장시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금속 황화물 기반 태양광 수소 생산 광전극을 개발했다.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장지욱·장성연 교수팀은 황화납(PbS) 양자점(반도체 결정을 수 나노미터 크기로 줄인 입자) 표면을 니켈 호일과 필드 금속(저융점 합금)으로 이중 보호하는 방식으로 부식을 차단한 광전극을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개발된 광전극은 희생제가 없는 일반 수용액 환경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인 18.6 mA/cm²의 광전류 밀도를 기록했으며, 24시간 연속 운전 후에도 초기 성능의 약 90%를 유지했다. 자외선 차단 설계가 적용된 역 적층 구조의 경우 100시간 넘게 성능 저하 없이 작동했다.
이중 금속층으로 부식 원천 차단
태양광 수소 생산은 물속에 담긴 광전극에 햇빛을 쪼여 물을 수소와 산소로 분해하는 기술이다. 광전극의 반도체 물질층이 빛을 받아 만든 전하 입자가 물을 분해하는 전기화학 반응을 일으켜 수소가 나온다. 이때 광전극의 성능이 중요한데, 고성능 소재인 금속 황화물은 물에 잠긴 채 햇빛을 받으면 산화·분해되는 광부식 문제가 있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금속 황화물 대신 분해되는 고가의 희생제를 지속적으로 투입해야 해 태양광 수소 생산의 경제성을 낮추는 주요 요인이었다.
연구팀은 두 종류의 금속으로 황화물 표면을 감싸는 방식으로 희생제 없이도 뛰어난 내구성을 갖춘 광전극을 개발했다. 양자점 표면을 감싼 니켈 호일은 물리적 보호막을 형성하며, 액체 금속인 필드 금속은 니켈 호일과 양자점 사이에 생기는 미세한 틈새를 밀봉해 수분(전해질) 침투를 원천 차단했다. 니켈 호일은 물 분해 반응을 돕는 촉매 역할도 해 효율을 높였다.
전기화학 임피던스 분광법(EIS, 전극 내부 전하 이동과 계면 반응의 저항을 분석하는 기법)과 광전류 변조 분광법(IMPS, 전하가 얼마나 빠르게 이동하고 재결합되는지 분석하는 기법)을 이용한 분석 결과, 금속 캡슐화 구조는 광전극 계면의 전하 전달 저항을 낮추고 전하 재결합을 억제해 생성된 전하가 손실되기 전에 니켈 촉매층으로 빠르게 전달되는 구조임이 확인됐다.

자외선 노화 막는 역 적층 구조 적용
연구팀은 장시간 햇빛에 노출되면 광전극 내부로 침투한 자외선이 전자전달층(ZnO)과 반응해 광전극을 노화시킨다는 사실을 새롭게 밝혀내고, 이를 예방할 수 있는 역 적층 구조를 광전극에 적용했다. 자외선을 잘 흡수하는 황화물 반도체층이 빛을 먼저 맞도록 광전극 내부 적층 순서를 바꿈으로써, 자외선에 취약한 내부 전자전달층은 직접 자외선에 노출되지 않도록 했다.
개발된 광전극은 희생제가 없는 1.0 M NaOH 전해질 환경에서도 18.6 mA/cm²의 광전류 밀도(단위 면적당 생성되는 전류의 크기)를 기록했다. 이는 미국 에너지부(DOE)가 제시한 상용화 기준(20 mA/cm²)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가스 분석 결과 수소와 산소가 2:1 비율로 생성돼 물 분해 반응이 안정적으로 진행됨을 확인했다.
공동 연구팀은 “금속 황화물은 태양광 수소 생산 성능 측면에서 가장 이상적인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부식을 막기 위해 값비싼 희생제를 지속적으로 투입해야만 하는 한계가 있었다”며 “이번 기술은 희생제 없이도 상용화 기준에 버금가는 효율을 냄과 동시에 내구성까지 확보해 차세대 수소 생산 기술의 상용화를 앞당기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양화영, 무히불라 알 무바록, 김사랑, 이수호 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지난달 11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