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NIST, 42종 금속 자유자재 삽입하는 라이브러리 촉매 개발
다양한 금속을 원하는 대로 조합해 촉매를 설계하는 시대가 열렸다.
UNIST(총장 이용훈) 신소재공학과 조승호 교수팀은 층상 소재인 티타늄 산화물에 원하는 금속을 삽입할 수 있는 합성법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합성법은 알칼리 금속부터 희토류 금속까지 이르는 총 5개 그룹 42가지 금속 원소를 삽입할 수 있을 정도로 범용성이 뛰어나며, 총 30종 이상의 금속 원소를 동시에 삽입할 수 있다.
연구팀은 개발한 합성법으로 로듐 촉매를 만들어 플라스틱, 세제 등의 기초 원료를 합성하는 프로필렌 하이드로포밀화 반응에 적용했을 때, 층상 티타네이트 내부에 금속을 넣은 경우 상용화된 로듐 촉매보다 반응 효율(TOF, 촉매 성능 지표)이 3배 이상 뛰어났다고 밝혔다.
층상 티타네이트에 42종 금속 삽입
층상 티타네이트(Layered Titanate)는 TiO2 끝면에 유닛들이 모서리를 공유하며 결합하여 얇은 2차원의 판 형태를 이루고 있다. Ti4+ 자리에 금속이 존재하고 일부 Ti3+가 공존하면, 나노시트는 음전하를 띠게 되고 전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양이온 및 물 분자가 함께 층간에 존재한다. 층 사이 공간이 유연하여 다양한 금속 양이온을 선택적으로 집어넣거나 교체할 수 있다.
연구팀은 상향식(Bottom-up, 나노 기술에서 작은 단위인 원자나 분자를 조립하여 더 크고 복잡한 구조체를 만드는 방식) 합성법을 개발했다. 이 방법은 원료의 단 제차나 복잡한 양이온 교환 과정 없이도 수소 혹은 하이드록실(OH-)이 층간에 삽입된 층상 티타네이트를 합성한다. 이 구조체는 추가 후처리 없이도 용액 기반의 이온 교환을 통해 다양한 금속 양이온을 자유롭게 층간에 삽입할 수 있다.
연구팀은 s-블록부터 f-블록에 이르는 5개 그룹(알칼리 금속, 알칼리 토금속, 전이금속, 전이후금속, 희토류 금속)의 42가지 금속 원소를 선정했으며, 단순 공정만으로 단일 금속 원소를 삽입하는 데 성공했다. 나아가 최대 30종의 다층 양이온이 혼재 삽입된 구조체를 성공적으로 합성했다.

층상 티타네이트 구조에 42종의 단일 및 다중 양이온 조합을 안정적으로 삽입할 수 있음.
대표적으로 알칼리 금속 양이온을 삽입하여 프로필렌 하이드로 포밀화 촉매로 활용함으로써 층상 티타네이트의 범용성을 확인함.
프로필렌 하이드로포밀화 반응 효율 3배 향상
연구팀은 알칼리 금속이 삽입된 층상 티타네이트의 촉매적 활용 가능성에 주목했다. 알칼리 금속은 함성 금속의 전자 구조를 변형하고 고분산 상태를 유지하며 반응물의 흡착 및 탈착 제어를 조절하는 핵심적인 증진제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알칼리 금속(Li+, Na+, K+, Rb+, Cs+)이 삽입된 층상 티타네이트에 로듐 나노입자를 지지체로 사용한 로듐 촉매를 만들어 프로필렌 하이드로포밀화 반응(Propylene Hydroformylation, 프로필렌에 일산화탄소와 수소를 반응시켜 탄소 원자가 하나 더 늘어난 알데하이드 화합물을 생성하는 공정 반응으로, 플라스틱 등의 원료로 사용)에 적용했다. 그 결과, 층간에 존재하는 알칼리 금속의 종류에 따라 로듐 주위의 전자 밀도가 정밀하게 제어됨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특정 알칼리 금속을 통해 촉매 원소의 전자적 상태를 최적화함으로써 촉매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음을 발견했으며, 이러한 전자적 변화와 흡착 메카니즘의 상관관계는 DFT(Density Functional Theory, 밀도범함수이론, 양자역학을 바탕으로 물질의 전자 구조와 에너지를 계산하고 예측하는 시뮬레이션 방법론) 계산을 통해 과학적으로 규명했다.
본 연구는 42종의 금속 원소 및 다중 양이온 조합을 자유자재로 삽입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이는 특정 금속 조합을 즉각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방대한 소재의 라이브러리를 제공하며, 향후 다양한 나노구조체 및 촉매 개발을 위한 원천 기술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프로필렌 하이드로포밀화에서 확인된 우수한 효율과 안정성은 실제 산업 공정에 적용 시 생산성 향상과 비용 절감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층상 티타네이트 플랫폼은 촉매를 넘어 이차전지나 커패시터 같은 차세대 에너지 저장 소재의 성능 개선에도 즉각적인 응용이 가능해 향후 파급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기대된다.
조승호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단순히 새로운 소재를 합성한 것이 아니라, 42종의 금속 원소를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는 방대한 ‘라이브러리’를 구축한 기반 기술이라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UNIST 신소재공학과 김효석 연구원, 에너지화학공학과 오대원 연구원, 서울대학교 재료공학부 김미연 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하여 재료 분야의 저명 국제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지난달 26일 온라인 게재됐다. 공동 연구진으로는 UNIST 신소재공학과 안광일 교수, 반도체소재 제우당 교수, 식물화학교 전광주 교수팀이 참여했다.